그만님의 선의와 전체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굳이 예를 들자니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기분 상하지 않으셨으면 하고요. 제가 쓴 글의 결론도 역시 "전선을 확실히 하자"는 것이고요. 그 전선을 어디에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고민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ㅎㅎ 제 글은 그만님 글의 부연 설명 정도로 쓴 것입니다. 자괴감이라뇨, 말도 안 됩니다.
근데 말이죠.. ^^ 제가 좀 엇나가게 써서 그런지 논란이 훨씬 풍부해졌다는.. 쿨럭.. ㅋㅋ.. 기분이 나빠진 건 아니구요. 이정환님도 아시겠지만 의도와 다른 수용자 반응이 있을 때는 스스로를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해에요~' 뭐 이런 '시대의 금칙어'를 쓰기보다 더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 부연을 덧붙였습니다. 어쨌든 논란의 전선이 좀더 분명해지고 있으니 이제 블로거들의 힘을 모아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통제의 주체는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국가 권력, 그리고 이를 움직이는 자본 권력이다. -> 자기 주변의 모든 현상을 음모론적으로 보면 대척점이나 종착점이 천편일률적이 됩니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입니다. 레진이 보따리를 푼 공간이 다음이 아니라 네이버였다면 어떻게 흘러갔을런지... 아니면 구글이었다면?
지금의 납작 엎드린 포털들의 모양새가 어찌보면 '권력 순응'적인 느낌도 드는데요 이래저래 좀 복잡해 보이긴 합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포털들에게 이용자 보호를 위해 권력과 대척점에 서라는 요구도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다만 이용자들과 함께 이런 상황에 대한 개선을 모색해볼 필요는 있을 거 같은데 말이죠. '이용자' 정보를 권력 기관에 제공하는 문제나 권력기관이 정해준 룰에 따라 '이용자'를 대리 통제하는 사례는 미국이든 중국이든 본질적으로 크게 차이가 없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철학'이 아닐까 싶어요. ^^
글 잘 읽었습니다. 레진 사태는 다음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기계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 생긴 문제라 생각합니다. 티스토리 기획/운영자는 개별 컨텐츠 관리와 이용자 제재 등의 업무는 담당하지 않고 있고, 제주에 있는 다음 고객센터는 '지침'대로 처리할 뿐이죠.
그 '지침' 자체도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해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무리가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레진 사태 관련 글들은 '다음이 정부 눈치 보느라 지침을 강화해서 하달했고 실무자는 통제 일변도로 이용자들을 대했다..'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요, 그보단 네이버 문성실씨 사건과 동일하게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1. 네이버, 다음이라는 거대 인터넷 회사가 관련되어 있고,
2. 대상은 문성실씨, 레진님이라는 파워 블로거이고,
3. 두 회사 모두 고객센터 담당자가 지침을 기계적으로 해석, 적용했으며
4.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도 실수를 범했습니다.
이 점에서 레진 사태는 문성실씨 사건과 동일하게 기업 내부 문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다음의 경우, 제주에 있는 다음 고객센터는 생긴지 오래되지 않았고 실무자들의 서비스 운영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서울 본사나 제주 GMC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에 다음의 대형 서비스를 맡아본 사람이라면 레진 사태를 저렇게 처리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최근 1-2년 동안 고객 업무가 고객센터로 완전 이관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다음이 빨리 수습해야 할 것 같은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듯 합니다.
서비스 제공에 대한 의무라는 것이 국가 권력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나간 음모론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느정도 통제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은 국가라는 조직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풀수 없는 숙제겠지요. 뭐 꼭 국가가 아니어도 그렇겠지만요.. 하다 못해 온라인 동호회에서도 존재하는..
'이용자의 자기 통제권 각성이 전제 되어야 포털이든 포털이 대리하는 국가 통제든 싸울 수 있는 것 아닐까'
매우 동감하는 바입니다. 자기 통제권이 강화되지 않는 이상 다른 통제권력에 맞서기에는 논리적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죠..
저는 일단 이 문제에 대해 자기 자신이 허용하는 범위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고 봅니다. 남의 기준에 의존하지 않는 자기 기준의 명확성과 합리성, 그리고 확신이 바로 자기 통제권의 바탕이니까요. 지금 블로고스피어가 이글루스나 다음의 기준에 준용해가면서 자기 검열을 할 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더 자신감 있게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끼여 있는 포털도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자들 보호에 나서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