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콘텐츠는 영원할 수 있는가. 원본의 훼손과 손실, 그리고 상실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일까.

웹의 확산은 한편에서는 '무한 복제'와 함께 '콘텐츠 휘발성 확대'를 낳았다. 이는 원본이 복제되면서 웹 어딘가에는 남아 있지만 원본으로 되돌아 갈 수 없는 상황과 함께 복제되지 않았을 때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원본에 대한 불안감이 동시에 존재해 왔음을 말해준다.

특히 블로그 콘텐츠 처럼 개인이 관리하는 정보의 경우 그 휘발성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게다가 링크로 존재하는 원본의 위치마저 어느 순간 개인의 판단 등의 이유로 종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펌질은 원본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대응방식"이라는 포털 블로거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완전히 잘못된 말은 아니게 된다.

1. 웹 원본 훼손의 일상화
웹에 있어서 원본은 기본적으로 불 앞에 놓인 종이 더미다. 언제 불이 옮겨붙을지 알 수 없고 원본 문서의 선후, 그리고 위치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

특히 같은 주소가 남아 있다고 해도 현재의 웹은 과거의 웹을 저장해서 보여주지 않는다는 속성 때문에 원래의 버전을 확인할 수 없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옛날 로고와 레이아웃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홈페이지에서 원본 그대로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블로그의 경우는 그 휘발성의 정도가 더 심하다. 원본을 향하는 링크를 따라 찾아 갔을 때 '사라진 페이지', 또는 '찾을 수 없는 사이트' 등은 '데드링크(죽은 연결)'의 허망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경우가 있다. 가끔 '트래픽 초과'는 차라리 애교다.

2. '원본을 모으자' 디지털 자산을 지켜라!
이러한 디지털 자산의 손괘와 훼손을 개인과 사기업에게 모두 맡겨두기엔 그 자산의 사회적 가치가 너무 소중하다. 이를 모으고 원본에 대한 '경의'를 표할 방법은 없는가.

바로 디지털 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들자는 운동이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9년 브루스터 케일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조직 '인터넷 아카이브(http://www.archive.org)의 활동이다. 미국의 일이지만 우리나라 사이트도 여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아쉽게도 메인페이지 정도가 보존 대상이며 깨진 링크가 많다.

어쨌든 우리는 인터넷 아카이브를 통해 잠깐이나마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이밖에 미국 ‘미네르바’, 영국 ‘세다스’, 호주 ‘판도라’ 등 각국 국가도서관 주도로 디지털 문화유산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시행돼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보트러스트 어워드 2007(award.infortrust.org)'이라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 행사는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는 사이트를 네티즌과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디지털 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한 민관 사업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자발적인 디지털 아카이빙을 유도하는 e하루616 행사(www.eharu616.org)도 지난 2005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는 6월 16일 하루 동안 웹 사이트의 갖가지 기억할만한 모습을 저장해 모으는 행사다. 2007년에는 1600개의 인터넷 하루가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야후!의 지난 2006년 말 실시됐던 타임캡슐 행사는 온라인 유산은 물론 오프라인의 갖가지 현재 모습을 디지털로 모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디지털 유산은 2020년 열린다.

3. 블로그 포스트여 영원하라, RSS 아카이브 프로젝트 착수
지난 21일 다음커뮤니케이션 회의실 3층에는 디지털 아카이빙의 최종 단계인 '원본 보관과 연결'과 관련된 'RSSAchives.org'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태터네트워크재단(TNF) 신정규 리더는 "블로그의 펌과 스크랩의 근원적인 문제인 원본 소멸에 대한 불안감을 씻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RSS아카이프는 블로그를 비롯해 XML 형태로 콘텐츠 단위로 자료를 외부로 전송하는 RSS 피드를 모아놓는 거대한 '자료 보관소' 역할을 하게 된다. RSS 피드의 원본 주소가 살아 있으면 원본 주소로 되돌려주지만 만일 당초 RSS 피드를 보내온 사이트가 사라지거나 자료가 상실 되었을 경우 저장돼 있는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보여주게 된다.

개인 사정으로 트래픽이 초과되거나 호스팅을 옮기거나 블로그 서비스를 옮겨다니면서 원본을 찾을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

물론 이곳에는 RSS 피드를 보내는 것이며 자의적으로 RSS를 수집하는 방식은 아니다. 이미 RSS 피드를 보내는 것을 동의한 이상 이후 상황이 바뀌어 원본의 삭제를 요청한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신 리더는 밝혔다.

RSS아카이브는 '저장소' 역할을 하므로 나중에 태터툴즈 프로젝트에서 진행중인 블로그 데이터 백업 복원 호환 파일인 TTXML 형태로 백업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URL Keeper라는 개념을 도입해 원문 주소를 훼손하지 않고 퍼머링크(고정 연결)에 대한 보존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는 것이 TNF의 계획이다.

RSS아카이브를 통해 소중한 현재 블로고스피어의 갖가지 자료들이 잘 보존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이 사업이 과연 무단 펌질에 대한 근원적인 대응 방식으로 의미를 던져줄 것인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TNF는 이같은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의 후원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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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터캠프에 참가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저는 이 부분을 주목했습니다. 매우 의미 있으며 향후 약간의 논란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지요.

그날 만났던 많은 블로거들의 열성적인 모습에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추가 : 태터캠프에 대한 갖가지 후기들

제3회 태터캠프 후기[lunamoth] 이 블로그에서 따왔습니다.

TatterCamp3 - 이 글은 후기용 포스팅 입니다. by gofeel
3회 테터 캠프 소감 by 고감자
태터캠프에 참여했습니다. by 티에프
태터캠프 다녀왔습니다. by 망고
테터 캠프에 다녀오다. by FSK묵향
3회 태터캠프를 다녀와서... by coolengineer
태터캠프3 다녀왔습니다. by 사과스프
태터캠프를 다녀와서... by ritn
3회 태터캠프에 다녀왔습니다 by in2web
'Brand Yourself' 태터캠프와의 첫 만남 그리고 'Textcube' (동영상) by 리장
TatterCamp3 참가 (사진) by GNomAGa
태터캠프와 함께한 토요일 1, 태터캠프와 함께한 토요일 2 by 꿈돌이
제3회 태터캠프 참가 후기 by 풍림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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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7/07/23 01:46 2007/07/2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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