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건 기사의 제목을 보고 기사 내용을 유추하거나 기사 내용을 함축하고 요약해 기억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제목만으로도 노대통령의 발언 자체에 대한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사 제목은 그 자체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창작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기사 제목도 '저작권'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다.
일단 이 판결이 의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낸 제목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이 한 번 맞춰보기 바란다.
그만이 생각하는 정답을 일러주기 전에 기사 제목에 포함되어 있는 요소들을 살펴보자.
- 판결의 주체 유무. 일부 신문은 판결의 주체를 밝힌 곳이 있고, 판결 주체를 밝히지 않고 일반화시키는 곳도 있다. 판단의 주체가 빠지면 대부분 기사 내용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 행위의 구체성. 사건 기사에서 제목은 한정된 글자수로 행위의 구체적인 정황을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어느 곳은 1대1 대화, 어느 곳은 블로그 비밀대화, 어느 곳은 인터넷 비밀대화 등으로 이 사건의 내용을 설명하려 했다.
- 판결 내용의 압축성. 판결 내용은 누가 어떤 행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를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제목의 핵심 키워드다. '~도 명예훼손 성립 가능'이란 풀이가 대세다. '~도'란 조사에 주의해야 한다. 판단은 일반화되기에는 구체적인 정황에 따른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렇다.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지나친 일반화로 흘렀다. 사건 내용에 '막말'이라는 행동이나 어휘 자체가 포함돼 있지 않다. '비방' 정도이면 모를까 막말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어휘 구사이므로 적절치 않다. '막말'로는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전제조건인 인터넷 비밀대화로 제 3자를 비방한 행위가 설명되지 않는다.
'인터넷 비밀대화' 역시 행동의 구체성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이 제목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서 '비밀대화라도 타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을 따져야 한다'는 내용과도 배치된다. 즉 누구나 막말은 안 되는데 '인터넷 비밀대화도 안 된다'는 포함관계의 왜곡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띄어쓰기도 틀렸다. '안된다'가 아니라 '안 된다'가 맞다. 금지의 표현으로 쓰인 것으로 '아니 되다'의 준말인 '안 된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매일경제의 이 기사 제목을 차선으로 꼽았을까. 일단 행위의 주체가 '대법' 또는 '대법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적으로 제외할 개연성이 있다고 하겠다. 물론 여기서 '대법'이라는 판단과 발언의 주체가 들어갔다면 더 좋겠지만 그만큼 글자수가 늘어나니 불가피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행위의 구체성 부분에서 인터넷 1대1 대화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좀더 구체적이고 일반화를 경계하기 위한 '~도'라는 조사와 쉼표를 사용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 더 '특수한 경우'나 '예외적인 사례'를 표현하기 위해 '성립 가능'이라는 술어를 택해 안전망을 2중으로 쳐놓았다.
'1대1'이란 부분에서 약간 갸우뚱거리게 되는데 일단 넘어가자. 숫자와 한자어의 띄어쓰기는 나중에 좀더 신중하게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한겨레의 대법 “인터넷 일대일 대화로도 명예훼손 성립” 이란 기사 제목도 백중세를 이루긴 하지만 내용상 '특별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일경제 기사 제목을 차선으로 선택했다.
제목, 그것도 사건이나 판결 등 사회적인 파장이 예상되는 기사의 제목은 좀더 신경써서 지어야 한다. 글쓰는 직업, 이래저래 참 어렵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 분이라면 누구나 "좋은 글쓰기"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이며, 그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들을 합니다. 저 역시도 이따금씩 기사로 글을 송고하게 될 때나 이 곳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마다, 매번 되네이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누추한 곳, 제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블로그까지 직접 찾아와 '디지털 화면'으로 글을 읽는 분들이 어려움 없이 편하게 쉬어가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을 요..
저도 이 누리방(개인 블로그)을 꾸려온 것이 기간만으로 셈하여 길다면 길 수 있고, 더 오랜 기간 웹문서 형식으로 꾸준히 활동해오신 분들에 비하여 짧다면 짧은 기간입니다. 오랜 제 고객 방문자들은 다 아시겠지만, 처음 네이트에서 방을 꾸민 것이 지난 지난 2005년 3월(찾아보니 8일이네요)이었고, 그 해 7월에 로 이사하여 지금까지 유지해왔으며, 기까지 기간만을 다 합치면, 이제 겨우 3년 10개월 정도의 나이를 먹은 셈입니다. 웹 공간 안에서 개..
신문기사의 제목은 기자가 쓰는게 아니라 편집자(데스크라고 하던가)가 한다고 들었는데 맞죠? 그래서 그런지 기사 의도와는 전혀 맞지 않거나, 잘못 요약한 제목들이 자주 눈에 띄더군요.
재미있는것은 웹사이트에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대부분 기사는 읽지도 않고 제목만 보고 댓글을 달고 있다는 점입니다.
데스크의 역할이 요즘은 많이 분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기사에 대해 데스크를 소수의 인력이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기자들도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어쨌든 기명기사의 경우에는 기자 스스로가 기사 제목에 대한 적절한 제안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댓글..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동떨어진 댓글이 좀 많더라구요.
!@#...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동아일보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신들의 의도에 따라서 대단히 신경써서 지은 제목이 아닐까 합니다.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비밀대화와 막말로 점철된 인터넷상 담론의 위험성을 깨우치고, 훌륭한 - 예를 들자면 동아일보 같은 - 신문기사들을 믿고 읽어야 한다는 배려심이 묻어나오는 느낌을 물씬 받고야 말았습니다.(핫핫)
블로그의 낚시성 제목은 기존 언론 기사들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봅니다. 위 Draco 님 말씀처럼 편집자가 수정하는 식의 현 제도도 문제의 발단이기는 합니다. 암튼 참 안타까운 우리네 현실이지요.
블로그들의 이런 비평과 발전이 이 언론들에게 각성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관련하여 올린 글 엮어놓고 갑니다. 좋은 날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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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블로그에서 오늘 퀵서비스 저널리즘을 만들지 말자라는 인상적인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돈되는 방향으로 시의성을 쫓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와같이 글의 내용과 이를 함축할수 있는 제목의 중요성도 절실함을 느끼게 되네요.
2008/02/18 14:31저널리즘 영역 역시 현재 심한 과도기 상태입니다. 일부 부작용들이 눈에 띄고 문제로 불거지고 있지만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2008/02/19 07:54신문기사의 제목은 기자가 쓰는게 아니라 편집자(데스크라고 하던가)가 한다고 들었는데 맞죠? 그래서 그런지 기사 의도와는 전혀 맞지 않거나, 잘못 요약한 제목들이 자주 눈에 띄더군요.
2008/02/18 14:55재미있는것은 웹사이트에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대부분 기사는 읽지도 않고 제목만 보고 댓글을 달고 있다는 점입니다.
데스크의 역할이 요즘은 많이 분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기사에 대해 데스크를 소수의 인력이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기자들도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어쨌든 기명기사의 경우에는 기자 스스로가 기사 제목에 대한 적절한 제안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댓글..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동떨어진 댓글이 좀 많더라구요.
2008/02/19 07:56!@#...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동아일보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신들의 의도에 따라서 대단히 신경써서 지은 제목이 아닐까 합니다.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비밀대화와 막말로 점철된 인터넷상 담론의 위험성을 깨우치고, 훌륭한 - 예를 들자면 동아일보 같은 - 신문기사들을 믿고 읽어야 한다는 배려심이 묻어나오는 느낌을 물씬 받고야 말았습니다.(핫핫)
2008/02/18 15:13흠.. 의도가 다분히 포함돼 있다는 가정 하에서도 사실관계가 틀렸다면 문제겠죠. 기사 제목은 신문사의 입장이나 사회관을 투영하는 중요한 수단이니까 의도가 포함되는 것에는 크게 반대하진 않습니다만 기사 내용의 사실관계를 왜곡해서는 큰일 나죠.
2008/02/19 07:57뭐.. 낚시질 제목을 워낙 많이 봐와서.. -.-;
2008/02/18 17:07기사와 제목이 안맞는 경우도 수두룩하니까요.
저런 조작쯤이야.. -.-;
하하.. 조작까지는..^^;; 일단 기사 내용이 매우 복잡하다보니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았을 것 같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대신 해봅니다.
2008/02/19 07:58제목을 이렇게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데요+_+ㅋ
2008/02/18 17:59...궁금한 점은 신문에서 제목을 '못' 짓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왜곡'의 의도로 짓는 것인지 구분이 안간다라는 거랄까요..-_-;
언론사가 제목으로 자사의 시각을 투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는 인정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도 이번 기사의 사례는 사실 관계에 좀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2008/02/19 07:59블로그의 낚시성 제목은 기존 언론 기사들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봅니다. 위 Draco 님 말씀처럼 편집자가 수정하는 식의 현 제도도 문제의 발단이기는 합니다. 암튼 참 안타까운 우리네 현실이지요.
2008/02/19 01:01블로그들의 이런 비평과 발전이 이 언론들에게 각성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관련하여 올린 글 엮어놓고 갑니다. 좋은 날 맞으시길~~
초절정 낚시술(?)의 방법은 네티즌들이 이미 익숙하고 그런 낚시술을 파악하고 역이용하고 있는 모습도 많이 봅니다. 다만 그것이 조롱이 아닌 좀더 발전적인 방향의 토론이 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2008/02/19 08:01아니 기자란 사람이 띄어쓰기조차 못하다니요.
2008/02/19 05:18솔직히 우리말의 띄어쓰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ㅠ,.ㅠ
2008/02/19 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