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바이러스의 추억

Ring Idea 2008/03/02 03:28 Posted by 그만
닥터 바이러스라는 것이 있다. 지금도 유포되고 있다. 이 녀석이 보여주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따위의 사기 경고문은 사용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치료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로 결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결제하도록 해 돈을 벌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이 92억이 넘는단다. 정말 티끌모아 태산이고 롱테일의 힘이 아니겠는가.

어제 드디어 검찰이 이런 '악성코드 검출' 따위가 거짓이고 이를 통해 돈을 벌어들였으니 사기라는 판단에 따라 닥터 바이러스 배포 업체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단다.

개발업체 관계자도 벌금 2, 300만원에 약식 기소당했다.

관련 뉴스 :
`악성코드 치료한다` 속여 126만명에 92억원 뜯어 [매일경제]
가짜 백신으로 2년간 125만명에 92억 뜯어 [아이뉴스24]
'닥터바이러스' 에 125만명 낚였다 [한국일보]

닥터 바이러스는 원래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 다잡아, 다간다 등의 초기 애드웨어 검출 소프트웨어들도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지만 닥터 바이러스는 그중 최악질이었다.

어느 날 아는 사람의 집에 갔더니 온갖 잡스런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고 느려졌으니 나더러 좀 보라고 했다. 실제로 별의별 P2P 프로그램은 물론 온갖 무료 소프트웨어, 게임 사이트 접속 프로그램, 뉴스 알리미 프로그램들로 가득했다. 브라우저 창 하나 실행시키면 동시에 뜨는 창이 3, 4가지가 넘었다.

그중 하나가 닥터 바이러스였다. 불길한 느낌에 결제했는지를 물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무서워서' 했다고 한다.

닥터 바이러스는 그 동안 보안 업계에서 '악질 중의 악질'로 소문이 나 있었지만 딱히 근거를 대기 힘들었다. 모 보안 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이런 악질 소프트웨어가 돈을 벌고 있다는 것에 자괴감마저 피력했다. 하지만 닥터 바이러스가 프로그램인데다 경쟁사 헐뜯기로 비쳐질까봐 공개적으로 경고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심지어 자신들은 검출 못하는 것을 닥터 바이러스가 검출하니 질시하는 것 아니냐는 눈총까지 받았으니 억울할만도 하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 닥터 바이러스의 영업 방식이다. 이미 '수익모델'을 잡고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니 당연히 배포 영업이 쉬웠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배포되어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현금수익의 2, 30%를 배포 파트너에게 준다고 했다. 그중 다수의 언론사 사이트도 있었다. 지금도 언론사 사이트는 이런 악질 소프트웨어, 또는 형편없는 솔루션 업체들의 먹잇감이다. 공짜로 뭐든 받으려고만 하는 언론사에게 공짜로 사용자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준다고 하면 좋아라 하는데다 솔루션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판단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사기 쳐먹기 좋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닥터 바이러스가 사기임이 명백해진 마당에 그동안 이 사기 프로그램을 배포해왔던 파트너 업체들은 공범의 누명을 쓰게 생겼다.

2005년 뉴스를 보자. 정부와 언론의 무개념 상 나눠주고 팔아먹기의 실체다.

닥터바이러스,안전마크·정보보호우수사이트 [머니투데이]
[서비스대상] 에스엘커뮤니케이션 [한국일보]
[신SW 상품대상 추천작]7월 2주 [전자신문]
[스폰서 섹션] (주)에스엘커뮤니케이션 .. 초고속 웹서핑 하세요 [한국경제]

파트너 고르는 눈도 능력이다. 언론사여, 공짜 좋아하다 탈 날라.. 조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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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pcclear의 제작사로부터 2007년 11월 6일 신고된 게시물입니다. 그래서 한 달간 비공개 처분을 받았습니다.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과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안 좋을 것 같아서 수정하여 보존합니다. 아마도 직접 '사기' 운운했기 때문에 비공개 처분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제가 보고 듣고 느낀 느낌 중에서 문제되지 않을 부분만 남겨두고, 시간의 변화를 고려한 부분을 보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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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인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이쪽 시장이 사기꾼들의 천국인 것 같습니다. 도저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제가 예전에 썼던 pcclear에 대한 글 엮었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2008/03/02 13:11
    • 그만  수정/삭제

      항간에 큰 기업들이 작은 기업들의 시장인 악성코드 치료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는 식으로 반격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여간 참 말 많은 동네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2008/03/02 18:50
  2. 코프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리 돈돈돈 이라지만 사람 속이면서 저러는걸 보면...

    어느 선생님 생각나네요. 닥터바이러스 좋다면서 설치해놓으신..

    2008/03/02 18:06
    • 그만  수정/삭제

      검출 결과 전체가 거짓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일부 문제 없는 파일까지 치료 대상으로 삼고 치료하려면 돈을 내라는 식의 공포감 조장 마케팅에 소비자들도 주의해야 할 것같습니다.

      2008/03/02 18:51
  3.  수정/삭제  댓글쓰기

    깜짝 놀랐습니다. 스폰서 섹션 볼 때마다 이러다 문제 생기는 업체 나오는 거 아냐, 생각은 했지만 진짜 그런 업체가 나왔네요. 사내 게시판에라도 올려야 겠습니다.

    2008/03/02 20:30
    • 그만  수정/삭제

      언론사들이라고 모든 광고를 통제하긴 힘들겠지만 지면의 품격에 맞는 광고를 싣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게 스폰서섹션이 구성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어쩌면 '오죽하면 그랬을까'라든가 '설마 알고 그랬겠느냐'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2008/03/02 22:56
  4. Draco  수정/삭제  댓글쓰기

    쳇...
    예전에 제가 백신을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검증된 전문 보안업체것만 쓰라는 내용의 글을 쓴적 있는데, 어떤 학생인듯한 사람이 박터바이러스같은 어느어느 상도 받았고, 다른백신도 못잡는걸 잡았다고 하면서 그런 훌륭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반박하더군요.거의 찬양하는 수준이었는데...
    그렇게 당한 사람이 수없이 많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오는군요.

    2008/03/02 22:11
    • 그만  수정/삭제

      검증되고 인증되는 것이 이렇게 악용되기도 한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믿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프로그램 개발자들 역시 처음부터 터무니없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니 왠지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2008/03/02 22:57
  5. 학주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정말 눈뜨고 코베어갈 세상인지라. 닥터바이러스, 피씨클린 등 악명높은 스파이웨어(저는 저 두개를 스파이웨어라고 부릅니다)때문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

    2008/03/03 14:02
    • 그만  수정/삭제

      프로그램 소스를 당장 분석할 수 있는 리엔지니어링 기법을 모두 들이댈 수도 없는데다 모든 프로그램을 소스 분석 후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식의 '등록제'가 된다면 더 문제일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개별 사례 때문에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될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좌절감을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2008/03/03 23:17
  6. def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이런 악질 범죄가 형사처벌의 조건이 안되는지 궁금할뿐.

    2008/03/03 14:04
    • 그만  수정/삭제

      일단 사기죄를 적용했고 불구속 기소했지만 이것도 형사법상 처벌이구요. 다만 말씀하시는 내용은 좀더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피해 유형이 광범위하지만 피해 사례가 소액인 점이 감안 됐을 것으로 봅니다. 어쨌든 남을 기망하는 행위를 사기라고 했을 때 얼토당토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번 이번 사례는 두고두고 욕을 먹을 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2008/03/03 23:19
  7. Juani  수정/삭제  댓글쓰기

    컴터 알바를 하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왜 쓸까 ?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닥터바이러스.
    그리고 그 비슷한 종류의 백신 코리아 인가요 ? 컴퓨터가 잘 안된다는 집에 AS 가면 저런 프로그램들과 악성코드가 정말 많았지요. 사람들 모르는 점 이용해서 사기 좀 그만 했으면 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하나 겁니다.

    2008/03/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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