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자들 사이에서 공병호란 저자 이름은 묘한 뉘앙스를 지녔다. 많은 사람들이 저자 공병호는 지나치게 다작이어서 내용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는 그만큼 깊이가 부족하고 통찰이 부족하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다른 이는 이렇게 말한다. 그만큼이라도 해보라고. 저자, 특히나 책을 열심히 엮는 사람에 대한 비판이 매우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써봤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얼마 전 한 블로거는 이렇게 말한다.
가벼운 내용이나마 책을 한 권 써보고 나니 전과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개판이다'라고 할 만한 책은 여전히 있으나 예전처럼 '이런 책은 나도 쓰겠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게 되었다. 이런 책은 나도 쓰겠다[즐거운 번역가 몽-몽상 철학관]
책 하나 엮어 보면 그 압박감이 얼마나 크고 글을 쓰고 난 뒤 얼나마 후회스러운지 밤잠을 못 자본 사람이야 그 심정을 알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경험을 한 사람 정도 되어야 책이나 저자를 비판할 자격을 갖추는 건 아닐 것이다.
한때 공병호는 왜 블로그를 하지 않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블로거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나는 그 화두에 손쉽게 답할 수 있었다. "블로그가 아니어도 더 가치 있는 글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공병호 박사는 <인생의 기술>을 통해 온라인에서 생각나는대로 글쓰기를 하지 않아도 자신에게 더 큰 도움이 되는 글쓰기의 방법으로 책을 내놓은 것이다. 공 박사는 '지식 소매상'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그는 충분히 그런 포지셔닝을 잘 해내고 있다.
얼마전 중소 병원 대상의 홍보 교육 강의를 나갔다가 우연찮게 내 턱 밑의 혈관종을 발견한 피부과 의사의 권유로 치료를 받으러 간 적 있었다. 첫 방문에 이 의사는 내게 이 책을 선물로 주었다. 마침 이전 책의 마지막을 덮는 순간이어서 연이어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릎을 탁 쳤다. 아, 이게 공병호식 글쓰기구나. 아니, 이게 공병호식 북로깅(book-logging)이구나했다. 출퇴근하면서 사흘만에 후딱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내용이다. 틈 나는대로 메모를 즐기는 공병호 박사식 사색의 흔적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전면 컬러에 내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깔끔한 편집, 그리고 느낌 좋은 일러스트레이션이 읽는 맛을 더해준다.
그 나물에 그 밥에 불과한 국내외 자기계발서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 책의 미덕은 '함께 생각해보자'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멍하게 앉아 있을 때도 흔들리는 전철 안에서도 하다못해 쇼핑몰에서 가격비교를 하고 있을 때도 뭔가 떠오르는 생각에 멍해 있을 때가 있다. 온갖 상념들. 그 상념의 꼬리를 잡아 끌어 글로 엮어내는 솜씨가 제대로다. 그래서 공병호 공병호 하나보다. 그나마 남 이야기 하듯 하던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비쳐보이고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과 고민을 그대로 내비쳐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독자와의 거리를 좁혔다고도 볼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가 발견될 때마다 책 모서리를 접어놓는 습관이 있음에도 이 책에서는 접혀진 책 모서리가 별로 없다. 심지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 뉴스에서 본 이야기, 영화 본 이야기, 다른 책에서 본 이야기의 인용이 많다는 것을 느낄 때쯤엔 약간의 배신감마저 든다.
그럼에도 이런 글귀를 소개해주는 이 책을 무가치하다고 말할 수 있을 용기는 내게 없다.
며칠 전에 읽은 새뮤얼 스마일즈의 <자조론> 첫 페이지에 나오는 W.M. 새커리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젊은이들이 조언을 구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사귀어라. 책에서든 인생에서든 그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 교제다. 올바른 것을 흠모하는 법을 배워라. 인생의 기쁨은 거기에 있다. 위인은 무엇을 흠모했는지 살펴봐라. 위인은 위대한 것을 흠모하지만, 편협한 사람은 천박한 것을 흠모하고 비열한 것을 숭배한다." <인생의 기술> 공병호, 154p
비열하고 부정한 것을 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용인해주는 실용의 시대에 누구에게나 보여주고 싶은 문구다.
자기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교육자이기도 하고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공병호 박사의 인생을 엿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면 이 책을 권한다. 다만 이미 많은 자기 계발서를 섭렵했다면 이 책은 건너띄어도 좋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게 하나 있다면 세상살이 속에서 답을 찾기란 참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사람들은 끊임없이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문제는 자기 스스로가 아닌 다른 이가 찾았다는(?) 답을 열심히 듣고 있다는 거.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마시멜로 이야기, 누가 내 치즈을 옮겼을까?,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 아침형 인간,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같은 책은 한때는 베스트셀러로 시간이 좀 지나면 스테디셀러로 ...
다만 ... 돈 내고 책을 사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한 두 권도 아니고 매년 수 권씩 쏟아지는 동어반복의 시리즈라 ... 이거 계속 봐야하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공박사님 팬이었던, 꽤 많은 분들이 이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좀 매너리즘에 빠지신게 아닌가도 싶구요. 개인적으로 이제 더는 공박사님 책을 사보지 않습니다. 작은 실천도 중요하지만, 상품으로서 독자를 만족시키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공박사님의 근래 저서들은 ... 기존 독자의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독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서 일수도 있겠습니다만 ... 구본형 소장과 비교를 하면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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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공병호씨가 펴낸 책들은 다수 읽어 보았지만,,,
2009/04/22 09:19사실,,''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가장 멘토로 삼는 저자는 '피터 드러커'입니다만..
100여 년 삶에 인생의 후반,,40대부터 약 40권의 책을 저술한 분이지요,..
1~2년에 한 권꼴인데,..제가 보기엔 이 정도가 딱 적당하지 싶습니다만,,
공병호 식,..자기계발서는 솔직히 요즘,,제목만 보고,,그냥,,,''버려둡니다...''
공해라는 생각,..
덕분에 피터 드러커 책을 또 샀네요... 이거 읽을 책이 자꾸 쌓여만 간다는... ^^;
2009/04/29 08:58자기계발에 있어 확실히 브랜딩한 분 중에 한분인데 지난번 N포털에 그분의 서재가 오픈된 것을 본적이 있는데 정말 책이 많더군요..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2009/04/22 09:21이런 책도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다른 자기계발서를 많이 안 접해봤을 경우겠지만 말이죠.
2009/04/29 08:59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9/04/22 09:26신자유주의 경제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분이죠. 다르게 말하면 그거 말고는 자기 전공분야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구요.
2009/04/29 08:59그만님 말대로 공박사님 스스로는 '북로깅' 한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2009/04/22 10:27다만 ... 돈 내고 책을 사보는 독자 입장에서는 한 두 권도 아니고 매년 수 권씩 쏟아지는 동어반복의 시리즈라 ... 이거 계속 봐야하나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공박사님 팬이었던, 꽤 많은 분들이 이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좀 매너리즘에 빠지신게 아닌가도 싶구요. 개인적으로 이제 더는 공박사님 책을 사보지 않습니다. 작은 실천도 중요하지만, 상품으로서 독자를 만족시키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공박사님의 근래 저서들은 ... 기존 독자의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독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서 일수도 있겠습니다만 ... 구본형 소장과 비교를 하면 더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공박사님도 이런 독자들의 목소리를 모르고 있진 않으시겠죠?
2009/04/29 09:00개인적으로 인정하는 공병호 아저씨의 능력은, 다독을 통해 정보를 얻고 그것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꽨다는 것. ... 하지만 뭔가 내용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2009/04/22 11:55나름 스타일 있으신 건 분명한 거 같습니다.
2009/04/29 09:00뭐 직접 책을 쓴 것은 아니지만 공동 저자식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서..
2009/04/22 13:13책 쓰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어느정도는 알 수 있는데..
뭐 다작은.. 음.. -.-;;
이런 책은 솔직히 많은 사람들에게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을 갖게해주는 것이 원래 목적이 아닐까 싶네요.ㅋㅋ
2009/04/29 09:01네이버에서 검색 해 보니 38 권 나오네요. 생각보다 적군요 ^^
2009/04/22 17:35흐.. 38권.. 인세를 대략만 잡아도.. 월 천만원씩은 떨어지겠는데요.
2009/04/29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