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독한' 이야기가 먹히는 세상이 아닌가. 우왕좌왕하는 바보들의 이야기보다 '승자의 정신, Sprit of winner'만 이야기되는 세상이 아닌가. 이런 세상에서 나눔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위선'이거나 '음모'로 비쳐지기 딱 좋다.
그런데 0과 1만으로 이뤄진 단순하고 차가운 IT 세계와 냉혹한 인간 정글을 이야기하는 사회과학이 만나면 의외로 따뜻한 이야기가 엮어진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는 제목 그대로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다. 단, 지금까지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에 경도되었던 '똑똑함'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따뜻함'에 대한 이야기다. 나보다 나은 남을 인정하고 나보다 옳은 우리를 인정하는 이야기다. 산업사회의 기본 가정이었던 나보다 늘 나쁘고 나보다 늘 멍청한 세상에서 놀라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닌가. 천재의 세상에서 다시 민중의 세상을 꿈꾼다.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사회 시스템과 IT 인프라를 동원한 집단지성은 그래서 따뜻할 수 있다.
집단지성에 대해서 회의적이고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기여를 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집단지성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체계 안의 '파괴자'들의 활동을 주목하는 식이다. 그들에게 인간에 대한 믿음 따윈 없다. 세상은 냉혹하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위키백과와 리눅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제 3세계 민간 금융, 시민 저널리즘,
블로그의 안정적인 확산에 대해서 그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코웃음만을 칠 뿐이다.
앞으로 10년간은 새로운 조직화 방식을 확립할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고, 이런 조직화 방식은 포드의 대량생산 방식만큼이나 공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집단지성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공유와 협업과 참여를 확대하고 민주주의와 평등과 자유를 확장하는 체계적인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67p
집단지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집단지성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다. 인류가 만들어 놓은 지성의 성과물이 응축되는 과정의 불편하고 불합리하고 부적절함에 대해 경험해 본 사람이 오히려 더 이런 혼란스러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집단지성을 두둔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집단지성이 응축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확실과 불합리에 대한 부작용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 불확실과 불합리를 '참여'해서 고치면 되는 것이다. '참여'하지 않고 비판하고 배척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집단지성이 싹트기 전에 밟지 마라 [링블로그]
집단지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논평하고 비아냥거리는 위정자들에게 이해될 말은 아니겠지만 이미 조직 1.0의 집단적이고 간접적인 규모의 조직 문화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조직 1.0의 극단적인 중앙집권의 문화가 조직 2.0의 시대로 발전하면서 다시 소규모화되고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조직은 가상화되어 소속을 나누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관심사와 자신의 능력을 배분하여 참여하는 방식으로 조직 2.0은 성과를 만들어 낸다. 때론 천천히, 때론 격렬하게 조직이 결성되고 해체된다. 그 사이에 많은 성과들이 인류 공통의 성과물로 남는다.
새로운 저작권법 시행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지금이야말로 내가 만든 '내 재산'보다 인류가 함께 만들어낼 '우리의 재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야 할 시기다.
이 책은 집단지성 프로젝트에 대한 맹신을 강요하지 않는다. 구태여 집단지성의 협업 방식이 효과를 발휘되지 못할 곳에 억지로 적용할 필요도 없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서 밝히는 집단지성 프로젝트의 5가지 성공 원칙은 다음과 같다. (113p~127p 요약)
첫째, 핵심의 원칙 :
누군가는 핵심(Core)의 위치에 있어야 하며 그 핵심을 놓고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이 핵심을 여러모로 분석하여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핵심이 옮겨지면 안 된다. 리누스 토발즈의 핵심 기여가 리눅스 프로젝트를 탄생시킨 것이다.
둘째, 기여의 원칙 :
집단지성을 작동하려면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누가, 왜, 어떤 방식, 어떤 내용으로 기여하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내부 귀족의 역할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이들 귀족들은 오랫동안 프로젝트에 더 많은 기여를 통해서 더 많은 발언권을 다른이로 부터 인정받은 이들이다.
셋째, 관계맺기의 원칙 :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적절히 이루어지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단, 상호 동의 하에 효율적인 협업방식을 찾아야 한다. 자율규제가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유물은 황폐해진다.
넷째, 협업의 원칙 :
집단지성을 이루려면 공동체는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 공동체가 가치있는 목적을 우해 단합하고, 아이디어를 거토하고 분별할 적절한 방법을 개발하고, 적절한 지도자를 확보할 때에만 집단지성은 이루어진다.
다섯째, 창의성의 원칙 :
집단지성은 다중의 집단적인 창의성을 가능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공동체 활동에 참여한다. 집단지성 공동체는 토론광장, 웹사이트, 축제, 공보, 잡지 등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
책이 전반적으로 좀 어려운 감이 든다. 용어도 그렇고 내용이나 메시지 측면에서도 가볍게 읽고 지나칠 책은 분명 아니다. 더 많은 주장이 담겨져 있고 더 많은 통찰이 내재돼 있다. 조금은 무거운 느낌도 들고 다분히 거창하고 선언적인 내용에 거부감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지적 충만감과 포만감에 만족스럽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게 내가 쓰고 싶던 그 책이다. 늘 '배후'가 누구일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보상이나 위계에 의해 동원되는 군중만 사람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기여하고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가상의 조직화가 좀더 수월해지면서 수시로 사람들은 뭉치고 흩어지길 반복할 것이다. 세상은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유할수록 더 멋진 다음 세상을 기약할 수 있다.
최근 소개되어 화제가 됐던 40개국에서 찍은 달 사진을 모은 '모든 인류를 위한 달' 콜라주 사진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credit :
IYA2009/IYA2009 Ma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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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은 분명히 성공사례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선호하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이게 단일한 조직(기업), 그것도 규모가 500 ~ 700 명 정도의 작은 조직에서도 실현 가능할지 가장 의문이 들어요. 지금 제가 처한 상황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
2009/07/20 01:35집단지성이란 것이 주위 모든 것이 휩쓸려 들어가버리는 허리케인이라기보다 강한 비바람 사이의 산들바람이랄까요. 너무 몰아쳐버리는 세상에 사람들끼리 '지 좋아서' 하는 것도 몇 개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 살아남기 위해서라기보다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여유 같은 거겠죠.
2009/07/21 17:01안녕하세요? 크라우드소싱 포럼 시삽입니다.
2009/09/16 13:10저희 카페를 홍보하려고 이렇게 날아왔습니다 ^^ (홍보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우리 카페는 크라우드소싱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의 포럼입니다.
크라우드소싱에 대해 토론/연구하고 Pilot Project를 추진해 보는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소싱에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
http://www.seri.org/forum/crowdsourcing
http://cafe.naver.com/crowdsourc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