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는 물 건너 갔나?

Column Ring 2006/09/19 23:19 Posted by 그만
요즘 막연하게 데자뷔 현상을 발견하곤 한다.

와이브로가 길을 잃었다. 한때 한 인터넷 인프라가 길을 잃었던 것처럼.

누구 말대로 한국식 조어인 와이브로(WiBro), 즉 휴대인터넷은 지금 들고다니며 인터넷할 수 있는 고객을 1000명 정도 맞았다. 사업자인 KT와 SKT의 고객 수를 합친 것이다.

KT가 3분의 2 정도, SKT가 3분의 1 정도 확보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과 같다. 상용화 한 지 3개월이 됐다.

1993년부터 시작됐던 서비스가 있었다. ISDN, 시작도 못해봤던 B-ISDN.

텀즈(www.terms.co.kr)는 ISDN (Integrated Services Digital Network) ; 종합정보통신망을 이렇게 설명했다.

ISDN[아이에스 디엔]은 다른 매체는 물론, 평범한 구리전화선 위에서도 디지털 전송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일련의 CCITT/ITU 표준들이다. 모뎀 대신에 ISDN 어댑터를 설치한 가정이나 회사의 사용자들은 최고 128 Kbps 까지의 빠른 속도로 제공되는 웹 페이지를 볼 수 있다. ISDN은 전송 양단에 어댑터가 필요하므로, 서비스제공자 역시 ISDN 어댑터가 필요하다. ISDN은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대부분 도시지역의 전화회사가 서비스를 공급하며,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통신에서 1993년부터 ISDN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ISDN은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사용자 외면과 이후 xDSL 이라는 복병을 만난다.

2001년 KT의 서비스별 가입자를 살펴보면 xDSL이 3,332,628명이었으며 ISDN이 서비스 개시 8년만에 70,419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갔다.

당시 뉴스를 스크랩하던 교수들은 정보통신의 역사를 ISDN이라는 플랫폼이 차지할 것이란 황당한 논리를 펼쳤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표준이라 해도 어정쩡한 기술은 시장에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었다. xDSL은 무서운 속도로 구리선 시장을 장악해 나갔으며 이제 인터넷 회선 설치할 때 ISDN을 설치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와이브로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시작만 했을 뿐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2, 3년 안에 4G 기술이 상용화 될 예정이다. 와이브로와 와이맥스가 4G 진영에 어정쩡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유럽은 이미 4G 시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한다.

와이브로, 제멋대로 뛰쳐 나가 긿을 잃은 것인지 누군가 슬적 고아원에 버려둔 것인지는 부모도 모른다.

두 번째 데자뷔 현상.

HSDPA, 소수점이 의미하듯 불완전 그자체를 보여주는 3.5G 기술. PC 통신이 인터넷으로 뛰쳐 나왔을 때의 그 어색함이 중첩돼 보인다.

와이브로를 홀대하면서 SKT가 HSDPA에 올인하는 까닭은 기존의 수직 통합 관리가 그대로 이어져 온 기술이고 요금 통제가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휴대인터넷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IMT-2000의 통쾌한(?)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 교훈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가는 서비스를 시작하더니 오죽 할 수 있는 서비스 아이템이 없으면 수십년 전 흑백모니터로 상대방의 부시시한 얼굴을 보면서 잠을 깨는 영화의 한 장면 처럼 '화상통화'를 내밀었을까. 광고는 더 어이없다. --;; 관상 보는 선배에게 남친 얼굴이나 보여주려고 그 첨단 기술을 우리는 개발한 것일까?

인터넷으로 뛰쳐 나왔던 천리안의 CHOL, 나우누리의 별나우, 인터넷기반 PC 통신이라고 떠들던 네츠고 이상으로 3G+(플러스) 역시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IP 기반의 미래형 휴대 인터넷은 IPv6와 VoIP의 결합, 그리고 무제한 이용에 따른 정액제 기반 인터넷일 것이라고 꿈꾸던 소비자에게 와이브로와 HSDPA는 정말 어색하다. 비싸기만 하고 효용성도 없다. 단말기가 비싸서라고 변명하지만 서비스 요금이 비현실적이다. 쯧쯧.. 공연히 우리의 MP3 맹주 레인콤만 힘들게 했다.

그 어색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http://www.01411.net/를 추천한다.. 눈물겹게(?) 그리운 그곳이 펼쳐질 것이다.

웅~ 웅~ 우리를 떨게 하는 자, 그대들의 속도 편하진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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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6/09/19 23:19 2006/09/1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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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C통신의 부활

    Tracked from 우모(雨茅) story  삭제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네티즌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었던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이 원조 PC통신이 복고풍을 탔는지 다시 부활했다. 아니 부활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 (일회성..

    2006/09/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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