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라이프, 몇 년 못 갑니다

Ring Idea 2007/09/19 09:11 Posted by 그만

세컨드라이프 아시죠?

세컨드라이프를 제가 처음 보았을 때는 2004년 ZDNet에서 CNET 동영상 자막 한글화 처리를 하면서였습니다.

2004.7.8 또 다른 세상 속 세컨드 라이프[ZDNet Korea]
http://www.zdnet.co.kr/webtv/internet/0,39034165,10069763,00.htm

처음의 풋풋함이 느껴지실 겁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매우 신선한 시스템이었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 안에서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다는 말은 또다른 인터넷 이상주의에 대한 각성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일단 세컨드라이프의 시스템은 3D 게임의 그것과 같습니다. 내 계정을 설정하고 자신의 캐릭터인 아바타를 만들고 대화하고 린든 머니라는 가상 머니로 거래하고 등등..

솔직히 2004년 당시에 그만이 이 동영상 자막을 처리하면서 낯선 단어와 이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에 우리나라 벤처 초기처럼 주목을 받았지만 중간에 특별한 이슈가 없어서 잠잠했었죠.

그만은 그 전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조이월드, 다다월드 등의 3D 가상현실 플랫폼을 기억합니다. 아마 세컨드라이프의 초기 처럼 주목을 받았다가 어느덧 잠잠해지기 시작하더니 사라져 버린 추억의 플랫폼들이죠.

최근 세컨드라이프의 위기 징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입자들의 가입 증가율이 뚜렷히 떨어지고 있죠.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언론에 이름이 많이 오른 이 플랫폼(자신들의 주장에 따르면)에 계정을 만든 회원은 고작 1천만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2003년에 시작한 서비스 치고는 너무 그 확산속도가 늦다는 점을 인정 못하는 국내외 기자들의 관심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중화권에서 인기 좀 있다 싶은 우리나라 MMORPG 게임 속 계정 인구가 수억명 단위인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좁쌀만한 플랫폼에 불과합니다.

다만 '무한 자유도', 또는 '오픈 API', '가상 경제' 등의 단어들이 상당히 기업들에게 주목을 받았을만도 합니다. 또한 패키지 게임인 '심즈'와 같은 류가 인기를 얻고 각종 시뮬레이션에 대한 기대 욕구가 높은 미국 쪽의 정서가 많이 반영돼 있었죠. 게다가 '이동이나 미션 제한 없는 무한 자유도'와 아바타, 린든머니로 대표되는 가상 경제권 등은 기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전세계적인 SNS에 대한 관심도와 글로벌 기업의 세컨드라이프 내 입주 등이 주목도를 높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사이버 시위라거나 유명인 가상 인터뷰 등이 화제를 낳았죠.

하지만 거기까지라고 봅니다.

제 입장에서 이 세컨드라이프는 그래픽도 구리고 시스템도 여기저기 아이디어를 도용한 흔적이 많습니다. 독창적이라고 할만한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픽처리나 네트워크 기술 면에서 봐도 국내 3D MMORPG와 비교했을 때 그다지 선진적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가상현실 속 머니(돈)의 흐름을 장려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뜻 우리나라에서 이미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게임머니 현금화에 대한 위험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제권에 대해 장려해야 한다고 하지만 제도권으로 편입되기에는 매우 위험한 발상임이 틀림없습니다. 디지털 머니는 무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면으로 봤을 때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금화 할 수 있는 가상통화를 누가 조절할 것이냐는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린든랩 측에서 이를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입장일 뿐 현실 경제와의 접목은 어불성설이죠.

또한 세컨드라이프의 가장 큰 취약점은 현재 모든 3D 게임 플랫폼이 갖고 있는 그것입니다. '몰입도와 사용량'을 위한 '닫힌 플랫폼'이라는 것입니다. 클라이언트 기반의 이 3D 게임 소프트웨어는 멀티테스킹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세컨드라이프 안에서 브라우징하고 메일 확인하고 그런다구요? 그거 하려고 그 안에 들어가는 건 아니죠.^^

이 독립실행 방식의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실행하고 접속하기 전까지 아무런 위력도 없으며 접속해서 활동한다면 다시 현실 세계와 분리되는 선천적인 장애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도대체가 성공적이기 힘든 플랫폼이라는 말이죠. 그 안의 경제권도 빠른 시간 안에 1억명을 돌파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조이월드나 다다월드의 운명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사업적 한계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우리나라 각종 신문에서 세컨드라이프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심하세요. 대부분 환상속 소설에 불과합니다. 말그대로 그들의 성공은 가상현실에 불과합니다. 린든랩이 우리나라와 일본에 들어와 갖가지 건축물을 우습게 만들어 놓고 기업들에게 입주해 마케팅할 것을 제안하고 있나 봅니다. 몇 곳은 이미 세컨드라이프 초기 입주를 마치 대단한 일인 양 떠벌리고 있는데요. 정신 차리세요. 당신네 회사 근처를 돌아다닐만한 인구는 고작 몇 천 명도 안 될 겁니다. 커뮤니티 기능도 한참 뒤떨어져 있습니다.

게임 회사들은 제 말을 아마 이해할 겁니다. 고작 전세계 동시 접속자 15만명짜리 게임을 성공한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보통 리니지, 오디션 등 중화권에서 성공한 게임들은 중국내에서만 동접 70만 이상인 게임들입니다.

아마 제 예견이 틀리려면 린든랩에서 홍보 마케팅 예산을 언론에 많이 쏟아부어야 할 겁니다. 그래야 언론들이 잊을만 하면 써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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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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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학주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미국 안에서는 나름 선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컨드라이프. ^^;
    세컨드라이프를 통한 경제권도 어느정도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다만 초기때만큼의 흡입력은 사라진듯 하네요.

    2007/09/19 09:47
    • 그만  수정/삭제

      초기의 흡인력이라고 하는 것도 언론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많죠. 뉴욕타임즈, CNET 뉴스닷컴, 로이터 등 유력 언론들이 그 안에서 활동하는 기자를 상주시키는 등 이슈화 작업에 동참했었죠. 그런 대대적인 이슈화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도의 성적이라면 '평균작' 정도로 봐야 할 거 같습니다.

      2007/09/19 17:55
  2. j4blog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계셨군요. 아니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군요. 세컨드라이프로 부동산매매가 이루어진다는둥, 토요타, 혼다등의 자동차 대리점이 가상현실세계에 들어섰다는둥 수많은 성공사례가 있지만...전 그 구리디 구린 그래픽과 닫힌 플랫폼에 아주 질려버렸습니다. 심지어 광장공포증까지 불러 일으키는 그 광활함이란...-_-;;

    올블에서 제목보고 왔는데 어제 제 블로그에 오셨던 그만님이시네요. 역시 세상은 좁습니다. ^^

    2007/09/19 09:55
    • 그만  수정/삭제

      아, 그런가요? 많이 똑같나요? 오래 전부터 생각해오던 것인데 자료 정리만 하다가 자꾸 기회를 놓쳐서 가볍게 접근해봤습니다..^^;;

      2007/09/19 17:56
  3. 프로채터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다시 세컨드라이프를 하게되었습니다.
    음성채팅과 각종강좌로 인한 커뮤니티 형성은 일반
    카페보다 밀찹력이 좀 강한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린든랩에서 계속 자기들은 게임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요... ㅎㅎㅎ

    2007/09/19 10:09
    • 그만  수정/삭제

      앞으로도 많은 기능이 붙을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해야 할겁니다. 조만간 성장세가 멈추면 신규 유입보다 이탈자가 많아질테니까요. 가상현실이 절대 현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교훈을 그 때 되어서야 린든랩은 깨달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이슈화와 브랜딩을 통한 마케팅이 이어진다면 그나마 명맥은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 게임이 아니면 머.. 플랫폼 정도로 봐주죠..

      2007/09/19 17:58
  4. dera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로채터/ 문희준이 ' 나는 락커다 ' 라고 말한다해서 ' 이제부터 문희준은 락커 ' 가 되는게 아닌 것처럼, 린든랩이 세라가 게임이 아니다라고 한다해서 게임이 게임이 아닌게 될 수는 없겠죠. 그걸 정하는건 아마도 소비자들이 아닐지.

    세컨드라이프의 의의는 저런모델의 성공/실패 여부보다는 그 속에서 벌어진 일들이 기록으로 남고, 그걸 연구/분석한다는 점에 있지않나 합니다. 언급하신 다다월드나 조이시티 유리도시등의 게임 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왜 망했나 등등에 대해 우리에게 남은 자료는 별로 없죠. 그러나 세라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문들과 연구자료들이 쏟아져나오거든요. 그게 우리나라의 아쉬운 점이랄까요.

    2007/09/19 10:15
    • 그만  수정/삭제

      의미있는 시각이시네요. 세컨드라이프 속 세상의 여러가지 행태에 대해 자료들이 축적이 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있다고 봅니다. 스마일리 :-)의 생일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되겠죠.

      2007/09/20 09:16
  5. Read&Lead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임,소셜네트워킹과 비교할 때 경쟁력 있는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세컨드라이프가 갈 길이 좀 멀어보이긴 하네요.. 현재 얼리어답터는 다 들어온 것 같고 이제 빠른 성장을 위한 캐즘 극복 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

    2007/09/19 10:27
    • 그만  수정/삭제

      세컨드라이프가 넘어야 할 벽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일단 마케팅-홍보-개발-유료화-거래 시스템 등 선순환 고리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끊어진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2007/09/20 09:18
  6. nkokon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컨드라이프 뉴스로 많이 띄워서 게임을 해보긴 했는데 할맛은 안 나더군요.
    큐브로 무언가 만드는 것도 좀 조잡해 보이고 말이죠.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2007/09/19 11:20
    • 그만  수정/삭제

      무한 자유도라는 구호에 맞지 않는 어색한 그래픽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좀처럼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죠. 세컨드라이프 속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점은 또 다른 함정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007/09/20 09:19
  7. blopper  수정/삭제  댓글쓰기

    dera님 말씀대로 이곳 저곳에서 논문도 좀 나오더군요.
    일단 제가 본 국내 논문에선 제대로된 분석을 한 것이 없더군요. 결론도 흐지부지하고 학부생같은 느낌만 드는...

    일반 유저들이 느끼는 단점중에 "그래픽이 구리다", "느리다" 등등의 반응을 보면, 일단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느끼는 괴리감에서 몰입이 저하되는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보면 기술의 한계는 극복될 수 있기에 한계와 가능성이 동시에 보이는 거 아닐까요?

    2007/09/19 13:04
    • 그만  수정/삭제

      기술의 한계는 언젠가 반드시 극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 극복되는 시점까지 유저들이 안 떠나고 남아 있을 것이냐가 세컨드라이프에게 주어진 도전 과제라고 보입니다.

      2007/09/20 09:21
  8. 욱순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컨드라이프라는 한 서비스의 미래야 불투명해 보이지만 '가상현실'의 활성화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보여 준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가 될 지 짐작할순 없지만 가상현실이 실생활에 상당 부분 파고드는 때가 오지 않을까요?
    지금 세컨드라이프를 보면서 그때 발생할 법한 여러 사회, 문화적 변화를 조금씩이나마 상상하게 됩니다.

    2007/09/20 15:35
  9. miriya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3년에 시작한 서비스치고는 꽤 오래가네요^^
    어떤 사례를 남길지 쭈욱 지켜보렵니다.

    2007/09/24 09:23
  10. alquimiste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합니다
    어느 때처럼 그냥 지나가려다
    한 가지 궁금한게 있어서 그러는데요...

    사이버 상의 사이버머니 공급량 조절 실패(가령 무한 공급..)가 현실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가져온다는 것은 관계가 없지 않나요? 사이버머니와 현실 화폐의 환율에만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만.. 알려주세요 ^^

    2007/09/29 01:11
  11. prepare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모로 동감하긴 하지만, 참고해야 할 유의미한 다른 시각도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많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유저의 상당수가 별도의 플랫폼으로 제공되는 메신저, 메일, 그리고 커뮤니티(카페로 대표되는) 기능의 상당 부분을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 자료를 참고한다면 현재의 인터넷 주 소비 계층인 20-30대는 게임을 메신저, 메일, 커뮤니티와는 별도의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향후 10년 이후를 이끌 미래의 소비 계층은 다른 형태를 보일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저 기능의 상당수를 게임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건 플랫폼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용자 인식의 문제라고 봐야 할거 같습니다.

    세-라의 사례 역시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오랫동안 살아 남을 수 있다면(적어도 10년 이상).. 이라는 가정 하에서는 지금의 불투명한 미래가 바뀔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게임이 아니든, 게임이든 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 -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 가 부족한건 사실입니다. 초등학생들이 메이플스토리를 그렇게 사용하게 된 이유는 메이플스토리가 메신저, 메일, 커뮤니티 기능을 다 제공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메이플스토리를 재미있게 플레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되어야 그 다음이 진행되는건데, 세-라도 그렇고 조이월드나 다다월드(최근에는 아지트로라는 서비스도 생겼던데)의 경우 모두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요소들을 잊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그런게 없다면 이미 장악하고 있는 플랫폼의 기능을 흡수하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2007/10/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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