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언론사들이 갖고 있던 딜레마는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알고 정보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력을 다해 뛰어들 수 없는 상황 자체였다.

쥐고 있는 하나를 놓아야 두 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 개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 지금 갖고 있는 하나는 일단 쥐고 놓을 수 없는 절박함을 말하는 것이다. 언론사의 위기는 장치산업의 상황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산업사회 유물이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성장의 정점에서 무너지면서도 화재가 나도 탈출이 불가능한 창문 없는 거대한 타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과 검색의 시대에 언론사는 자신들이 플랫폼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잘못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파란의 스포츠신문 독점에 대한 사례를 통해 뉴스 콘텐츠의 희소성이 얼마나 시장에서 무가치한 것인지도 확인했다. 다만 희망은 아직까지 '브랜드'와 '권위', 그리고 '신뢰도'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마저 무너질 위기다. 이미 언론재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똑같은 사안을 놓고 보도가 되었을 때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신문에서 일방적인 정보를 보는 것보다 훨씬 신뢰가 간다고 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위의 위기까지는 가지 말아야 하지만...
'신뢰도'의 위기마저 맞닥뜨리고 있는 시점에 마지막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언론사의 '브랜드'와 '권위'다. 문제는 이 브랜드와 권위는 상당부분 범용성을 잃게 만드는 점이다. 즉 대중성을 희생하여 브랜드와 권위를 이용한 소비자 충성도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중립성과 객관성이라는 이상적 가치를 신봉하던 언론사들에게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논조로의 집중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이것은 다시 소비자 충성도를 높여주면서도 산업적인 가치를 가질만한 규모를 축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최근 언론 산업이 구조적으로 미디어법의 개정을 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신문사를 살리기 위해 방송시장으로의 일방적 진출을 허용(쌍방향 허용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일방향 허용이다)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문사 독자적으로는 신문사보다 더 규모 있는 장치 투자가 필요한 방송 시장 진출에 있어서 협력할 대기업(대기업도 방송 진출은 원한다는 의미에서)의 진출 허용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적으로 신문사에게 은공을 입은 현 정권이 미디어법을 급하게 추진하는 이유다.

그런데 미디어법이 변화된다고 해서 신문사가 살아날 것인가. 적어도 신문사의 미디어 그룹화는 진척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작은 실패가 아닌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실패를 유도해 아예 신문사의 잔재조차 사라지게 할 것인가. 말 그대로 아무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라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신문사와 방송사는 이렇게 골치아프게 정치권과 상호 부딪히며 싸우고 있지만, 사실 변화는 또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벌어지게 될 두 가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지난 20년 동안 포털의 시대와 검색의 시대를 거치며 언론사(올드미디어)들이 겪어야 했던 굴욕을 다시 겪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새로운 정보원으로서, 커뮤니케이션의 객체와 대상으로서 부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식으로든 인정을 하든 안 하든, 늘 그래왔듯이 언론사의 의도대로 세상은 움직이지 않으며 특히 인터넷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일단, SNS의 변신에 주목해봐야 한다.

소셜 미디어의 근간이 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변신이다. 여기서 변신이라 표현한 것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본래의 기능인 개인과 개인간의 커뮤니케이션과 만남, 그리고 안부와 일상 전달에 이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무엇'으로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미 수많은 연예인과 정치인의 일상적인 말 한마디한마디가 인터넷 매체의 수집과 전달 기능, 그리고 검색과 블로거들의 확대 재생산 등의 과정을 거치며 사회적 의제로 올라서는 모습을 쉽게 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의미의 아젠다세팅(의제설정)을 주도해왔던 데스크(편집자) 중심의 언론사의 영향력을 빼앗아 갔던 포털의 시대와 검색의 시대보다 더 심각한 경우다. 친구의 이야기, 또는 뉴스의 중심이 되거나 뉴스를 직접 체험하거나 목격한 사람의 이야기를 더 믿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이것은 영향력 뿐만 아니라 권위까지 빼앗아가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은 하지 않지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언론사가 확인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언론사로서는 등골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장하는 웹을 막지도 못했고 따라가지도 못했는데 SNS으로 암약하게 될 영향력자 역시 언론사들에게는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다. 상상해보라. 스포츠 스타가 SNS를 통해 특정 언론사보다 더 큰 구독자와 팬을 거느리고 있다면 그는 그의 존재 자체가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취재원과의 가까운 거리, 구체적인 팩트 확보에서 블로거보다 앞서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던 언론사들에게 취재원이 SNS의 새로운 영향력자로 등장하는 상황 설정은 그다지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결국 언론사는 SNS의 새로운 객체로 등록되거나 스스로 SNS 네트워크 안의 영향력 브랜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게 과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두 번째로, Apps의 다양성과 변이성 증가는 새로운 위기이자 기회다.

보통 모바일(휴대폰, PMP 등)과 멀티 디바이스(다중 장치)로의 이식 정도로만 이야기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유통의 또다른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언론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유통의 말단까지 웹이 진출하게 될 수 있다. 야후 위젯을 채용한 인터넷 TV가 나온다는 소식은 이미 식상하고 모바일로 특정 CP의 동영상 뿐만 아니라 웹에 올려진 영상, 즉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바일 안에서는 뉴스 위젯이 나올 것이고 킨들 같은 전용 기기들은 웹에 올려진 특별한 콘텐츠를 등록해 보여줄 것이다. PMP는 영상 뿐만 아니라 와이브로나 와이파이 등을 통해 내비게이션 및 음악, 영상, 그리고 뉴스를 보여줄 것이다. PC 위젯은 물론 웹 위젯 등도 손쉬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기능할 것이고 단문 블로그 등은 모바일로 소식을 전달해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며 포털 메인 화면들은 각 사들이 제공하는 위젯 형태의 위젯을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개인화에 집중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사용자들이 채택하는 기기와 그 안의 SW, 즉 Apps(애플리케이션)를 통해 가능해질 것이다. 네이버 뉴스 캐스트는 이런 일련의 웹의 진화 과정의 초기에 불과하다.

껍데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이제는 뉴스를 신문이란 종이를 들어 펼쳐야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공기 처럼 어디에나 있을 것이고 내가 찾으려고 맘 먹지 않아도 세상의 소식은 나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구나 정보 소비자들 스스로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의견을 세상에 알리는 방법을 손쉽게 찾을 것이다. 인터넷은 이제 거대한 정보 허브가 되어 단말기를 가리지 않을 것이다.

언론사로서는 종이라는 매체와 전파라는 매체를 독점하여 유통했던 시절을 그리워 하며 새로운 껍데기들이 판치는 와중에 알맹이를 만들어 팔면서도 예전보다 수익이 좋지 않을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유통업자(MCP)들과 껍데기를 만드는 개발자(기획자)들에게 일정부분 수익을 나눠주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뉴스 주변의 광고를 배치시켜 수익을 내었던 기존의 지면 영업 방식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하나는 전면 디지털화와 함께 블로그 등 시민 저널리즘을 부활시켜 뉴스 유통과 생산에 동참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비용구조를 상당부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나머지 뉴스가 보여지는 영역에 대한 상상은 이제 IT 산업이 가져가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비용을 낮춘다고 해도 수익을 늘릴 방법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광고가 보여지는 것을 꺼리면서도 정보를 무한대로 소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의해 광고는 배제되기 시작할 것이고 이는 다시 PPL 형태의 노골적 광고, 홍보성 콘텐츠들이 범람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난감한 상황이 바로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언론사들의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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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7 13:35 2009/07/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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