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전략을 구상해본 적이 있는가?
그만은 개인적으로 외국계 IT미디어 편집장으로 일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인터넷 미디어 전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잡지사에서 잡지사 콘텐츠를 단순하게 담는 형태의 인터넷 사이트를 억지 기획을 했던 적이 있긴 있었지만 본격적이고 총론적인 기획은 IT 편집장에서부터였다.
그 다음에 국내 경제지 인터넷 사이트에 멀티미디어전략기자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달고 고민을 했었고 외국계 모 포털사에서 다시 전략적 제휴 등을 고민했었다. 지금은 태터앤미디어라는 회사에서 그 다양한 모델들과 또 다른 영역에서 미디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동안 그만이 생각하고 실행한 미디어 전략이 틀리지 않았음에도 이상하게 현실성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게 뭘까. 무엇이 미디어 전략의 전반적인 흐름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구멍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기존 미디어들이 갖고 있던 요소를 일부러 배제하고 갖춰야 하는 것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의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미디어 전략에서 없애기 힘들지만 없애야 하는 5가지
1. 기자를 고용하지 말 것.
2. 내 브랜드를 내세우지 말 것.
3. 데스킹을 하지 말 것.
4. 콘텐츠 생산을 독려하지 말 것.
5. 영향력에 대한 환상을 버릴 것.
그래서 지금의 내 포지션은 다음의 5가지 중요한 요소와 발상을 기반으로 미디어 전략을 구상하고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지금의 태터앤미디어도 그렇고 앞으로 나오게 될 다양한 시도들 역시 다 마찬가지다.
1. 비용 요소를 줄여라. 최소화가 아니라 아예 공짜로 생산되게 하여라. 왜냐 하면 콘텐츠 소비를 위해 돈을 내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비용은 절대적으로 줄이면 콘텐츠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단하지 말라. 종속 콘텐츠는 그럴지 몰라도 창발로 인한 콘텐츠 생산은 들이는 비용에 따른 품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2. 핵심은 신뢰다. 이것은 산업사회가 만들어 둔 규모와 권위에 의한 신뢰가 아니라 개인과 개인간의 신뢰이며 이 신뢰는 곧 무료콘텐츠 위에 쌓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의 연결점이 될 것이다. 개인이 콘텐츠를 무료로 공유한 뒤 그 신뢰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콘텐츠 직접 유료화의 100배쯤 된다. 책을 쓰면 300만원을 벌지만 그 책을 무료로 뿌리고 강연을 하면 한달에 300만원씩 번다.
3. 영향력은 미리 계산에 넣지 말아라. 100% 확신한다. 영향력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특종과 단독 등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로 인해 매체 인지도가 높아간다고 한들 수익과는 별개다. 즉, 내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영향력 확대를 꾀하지 말라.
4. 콘텐츠를 모아서 다시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콘텐츠는 그 존재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그 콘텐츠는 더 많이 읽혀야 한다. 다만 서로 묶여야 하는데 브랜드로 묶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종류, 형식, 아이템, 저자군 등으로 폭소노미 형태로 묶여야 한다. 그것이 패키징이고 그것이 신디케이션의 예술적 경지다. 똑같은 것을 10원도 받고 100원도 받을 수 있는 비법이다.
5. 결국은 관계다. 핵심은 커뮤니티이며, 목표는 소셜이다. 미디어는 욕망의 비즈니스라서 콘텐츠 생산을 위한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관계와 커뮤니티 형성에 비용구조를 쌓고 그 관계 속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상력을 부과하는 것이다. 매스미디어는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쏟아 붓느라 들을 기회가 없었고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독자와 생산자가 드디어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관계가 바로 부가가치다.
태터앤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이런 미디어 전략을 바탕으로 시작된 미디어다. 당연히 어렵다. 사람들이 헷갈려 한다. 뭐하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파트너들의 글은 자발적일 경우 공짜로 생산되고 누구나 공짜로 콘텐츠를 볼 수 있지만 야후와 파란은 비용을 들여서 블로거들의 글을 사간다. 물론 비자발적일 경우에는 철저하게 원고료를 받는다. 난 한 번도 공짜로 글을 청탁받은 적이 없다.
다음과 야후는 블로거들의 특화된 뉴스를 따로 구매한다. 블로거들은 스스로 커뮤니티를 구성해 자신들의 이웃을 스스로 선택하고 투표함으로써 커뮤니티 품질을 유지하는 구조다. 컨텐츠 생산 구조가 중앙에서 독려하는 구조가 아니라 방임하면서 수집하는 구조다. 당연히 옥석이 쉽게 가려지고 스트레스도 적다. 비용은 관리와 관계, 그리고 시스템에 의한 프로세스 비용만 들어간다.
모통신사에 어플리케이션 100개를 납품할 수 있는 이유도 이런 전략 하에서 우리 브랜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의 욕구와 유통자의 이익을 연결시켜주는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품이 될 것이다.
벤처 미디어를 만들면서 벤처와 관련된 글을 기부 받아 쌓고 그것을 다시 새로운 유통처에 납품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벤처들의 가치 상승에서 기회를 찾게 될 것이다. 콘텐츠를 최초로 소유하지 않는 매체가 탄생할 것이다.
우리 파트너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보낼 수 있는 정책적 수단과 기술적 플랫폼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될 것이며 그들은 그들 이웃과 관계하면서 서로를 독려하여 더 나은 콘텐츠 진화를 꾀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미디어 비즈니스의 출발이 정치와 영향력, 그리고 언론인들의 사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미디어의 본연의 역할인, 말하고 싶어하는 이들과 듣고 싶어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역할만으로 새로운 미디어가 탄생할 수 있음을 증명해 낼 것이다.
그게 내가 태터앤미디어에 올인하게 된 이유다.
* 태터앤미디어가 등록 발행하는 매체가 7개, 가입돼 있는 파트너 블로그가 205개, 주간 트래픽이 UV 450만, 월간 PV가 2,100만, 월간 3천개의 글이 등록된다.
* 태터앤미디어 직원수는 고작 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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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 번도 공짜로 글을 청탁받은 적이 없다. <- 이 말을 갖고 꼬투리 잡는 사람들이 좀 있을 듯 싶네요. 블로그의 상업화라느니. 돈받고 글써줬으니 제대로 된 비판글은 못쓴다느니.. -.-;
2010/06/11 18:55ㅎㅎ... 원고매수와 자수까지 맞춰가며 10년 넘게 매체에 기고해온 저로서는 공짜로 글을 쓴다는 것이 더 신기했어요. 그래서 블로그의 매력에 빠져든거구요. ㅋ 상업화가 문제가 아니라 글쓰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상해줄 생각은 없이 날로 먹으려는 기업이 더 나쁜거에요.
2010/06/12 01:19그만 님 글 읽고 나니,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컨텐츠 생산과 기획에 고민중인 저로서는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여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10/06/11 21:46혼란스러울 것까지야.. ^^; 그냥 그렇다는거죠. 일단 재미있는 실험이잖아요. 어떤 실험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2010/06/12 01:20ㅎㅎ 실험요? 전 단지 블로그를 통해 영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실험이야기는 한 적 없는데..ㅠㅠ
2010/06/12 06:54'시도한다'의 의미로 실험입니다. 연구소에서 한느 거 말고. ^^;
2010/06/12 11:34마지막 말이 비수처럼 뇌리에 꽂힙니다. '말하고 싶어하는 이들과 듣고 싶어하는 이들의 연결'. 너무 피상적이지 않고,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아주 강력하며 간략한 이해입니다. 재밌습니다.
2010/06/16 11:51데스킹 하지 않아서 생길 문제들도, 방임하며 수집하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어 보이긴 합니다. 허나, 옥석이 가려내지는 건 잘 모르겠네요. 옥석을 단순히 '말하고자 하는 이와 듣고자 하는 이'의 문제로 판단하려 하는 거라면 또 모르겠지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