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음미디어 취재기자를 만났습니다.

또 얼마전에는 다음미디어 총 책임자도 만났었고 다음 사장과도 몇 마디 나눴었죠.

결론적으로 다음미디어는 '스스로 권력을 갖는 언론'이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그들은 '미디어'라는 단어에 대해 '유통 채널', 즉 '매체(언론매체가 아닌)'로서의 기능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언론들은 스스로 '미디어'라는 말을 하고 다니는데 자기들의 기준으로 남들이 '미디어'라고 하면 '어, 언론하자는 거 아냐? 우리랑 경쟁자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오해가 생기죠.

기본적으로 언론은 고비용 저효율의 전통산업에 속합니다. 특히 종합지나 방송 등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 인터넷은 서버 몇 대 두고 사이트 열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제작비도 들지 않는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고수익 산업' 처럼 보이겠습니까.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라는 가정은 마치 '많은 시청자와 독자가 곧 권력'이라는 전통적인 가치 기준으로 보고 있으니 그들의 눈에는 '포털이 곧 권력'이라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실질적인 '아젠다 세팅(의제설정)' 기능까지 빼앗기는 것 같으니 포털은 경계의 대상이 됐죠. 더욱 가관인 것은 신문사나 방송사 등 언론이나 마찬가지로 포털의 주수익도 '광고'이다 보니 광고 시장 축소에 대한 불안감도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다음(미디어)이 '미디어'를 하겠다니..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하지만 다음이 말하는 미디어는 어디까지나 '채널'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매체이고 싶은 거죠. 그래야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내 목소리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절절한 사명감보다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어 수익을 내겠다는 겁니다.

현재 다음미디어의 취재 기자는 고작해야 10명도 안되고 이중 몇 명은 블로그 골라내는 등의 편집 운영 정도의 일에 매여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자신의 기사를 쓰는 기자는 2명 정도라고 하네요. 이 두 명으로 기존 언론들이 말하는 '저널리즘'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음미디어의 미래에 취재 기자가 몇 명이나 될까요? 그들은 아마도 블로거들을 우회적으로 이용하게 될겁니다. 물론 처음에야 다음에 충성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 '권위 있는 블로그'로 자리매김한다면 그들 역시 독립 매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죠.

다음미디어의 경우 오마이뉴스처럼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권력을 창조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담고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이고 싶은 겁니다. 본질적으로 다음이 추구하는 것은 언론 권력도 아니고 '네티즌 권력'도 아닌 '수익'인 겁니다.

권력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언론사들의 발악에 의해 나오는 경계성 강한 멘트에 넘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은 다음미디어를 제 5의 언론으로 끌어 올려서 도마위에 놓고 경쟁자에게 다구리하고 싶은 겁니다.

'결국 서로 오해인거네'라는거죠.

근데 왜 네이버나 야후, 네이트는 '미디어'라는 말을 잘 안 꺼낼까요? 그들은 이런 속성을 잘 알고 있고 '오해가 진실이 되는 과정'에 끼여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야후가 미국에서 블로거를 영입하고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려는데도 한국에서 야후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한국 언론 분야의 '낙후된 정서' 때문이죠.

거대 부정 권력이라는 적이 없어진 언론이 혼돈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재벌보다 죽기 힘든 신문사들은 이제서야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전히 죽어도 죽지 않는 언론들이 수두룩하죠.

이들에게 '네티즌에 의한 권력'은 두렵기만 합니다.

사실 신문사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독자에게 좀더 나눠주는 '아량'과 충실한 콘텐츠 생산에 주력했다면 지금의 구도로 가진 않았을겁니다.

언론은 '주장을 담은 정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사실 인터넷이란 매체야 말로 '주장을 담은 정보'가 넘쳐나니까요. 언론은 이제부터라도 좀더 심층적이고 좀더 본질에 가까운, 좀더 분석적이고 좀더 객관적이고 냉철한, 좀더 공공성 높은 정보 생산에 주력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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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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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1 16:59 2006/03/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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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음미디어가 말하는 '미디어'는 무엇인가?

    Tracked from 5굿넷 운영자  삭제

    <DIV class=article>어제 다음미디어 취재기자를 만났습니다.<BR><BR>또 얼마전에는 다음미디어 총 책임자도 만났었고 다음 사장과도 몇 마디 나눴었죠.<BR><BR>결론적으로 다음미디어는 '스스로 권력..

    2006/06/0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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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쎄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항상 그렇게 말하는 것 잘 듣고 있습니다만, 오해란 한쪽에서 오는 것만 아니라 원인 제공도 있지요. 일관적으로 그런 말을 해왔다면 오해는 언젠가 풀리는데 왜 몇년이 지나도 안 그럴까요?

    실제 행동과 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상황과 대상에 따라서, 전환기에는 많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일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포털의 말에 신뢰가 힘든 부분은 상생을 말하지만 상생이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상호 노력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화가 있습니다.

    돈으로 사고 파는 것 외에 별반 대화가 없는 구조에서 역할의 구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좀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2006/04/07 10:59
    • 그만  수정/삭제

      님의 말씀에 충분한 동감을 표시합니다. 사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습니까? 그리고 이재웅 사장과 석종훈 다음미디어 사장은 모두 '언론'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공연히 '우리가 미디어다'라고 말하고 다음미디어의 성장과 신문사닷컴의 초라한 성적을 동일 비교하는 등 기존 언론들을 건드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대화는 어디서부터 단절돼 있을지 생각해볼까 합니다. 결국 위축돼 있는 곳은 신문사입니다. 이들은 방법도 딱히 떠오르지 않고 누구하나 모범사례로 쭉쭉 앞서 가는 곳도 없고 그렇다고 '을'의 입장에서 포털과 협상하느니 안 하고 만다 식의 입장은 대화 단절을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포털들은 '도대체 무얼 원하나'를 물어보고 있던데요. 사실 각 신문사들마다 입장차이는 천양지차입니다. 밖에서 볼 때야 초록 동색일테지만 말이죠.. 난감한 상황 앞으로 쭉~ 계속될 예정(?)입니다..ㅋㅋ

      2006/04/18 11:30
  2. leef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존 언론이 다음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포스트에서 밝히는 그들의 다음에 대한 오해라고 하신 것, '스스로 권력을 갖는 언론'이란 표현을 하셨는데, 권력으로서의 미디어(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의 힘은 콘텐츠의 생산이 아니라 편집입니다.
    단 한명의 기자도 없이 오로지 네티즌의 정보만을 유통시키다 해도, 다음측에서 지금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도, 그들이 전면에 내세울 컨텐츠를 고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해를 사기 충분합니다. (단지 필터링 단어를 하나 더하고 빼는 것만으로도 편집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오마이뉴스는 중간자로서 '개인들의 게릴라 언론'이 아니라 하나의 정치성향이 뚜렷한 언론으로 불리며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박당하고 있습니다.

    다음측에 편집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니 꼭 해야만 합니다. 다만 다음이 '바른' 편집권을 행사하길 바라는 겁니다.
    편집에 대한 권한, 단계, 수위, 매커니즘,필터링등을 모두 공개하고,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독자들이 골라준 콘텐츠가 제대로 반영된다는 것을 믿게만 만들면 됩니다.

    2006/05/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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