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경제학을 전공한 친구가 묻는다. "도대체 왜 세계 경제는 호황과 공황이 반복되는가. 그리고 경기 순환이라는 주기는 왜 생기는가."

그리고 그 친구가 한참 있다가 실마리를 잡았다며 책을 하나 소개해줬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나 역시 몇 가지 의문이 있었다. 1997년 말 이후 외환 사태 당시 사회에 등 떠밀려 나왔던 세대들이 이제 다시 지금 10년 전의 상황과 별반 차이 없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들 수밖에 없는 의문이다.

국채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 세계 어느 나라든 빚이 없는 나라가 없다. 순채무국과는 다른 의미로 누군가에게 돈을 꿔주고 누군가로부터는 돈을 꿔온다는 의미다. 그 '누구'는 일반인일 수 있고 세계 각국 정부일 수도 있고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들은 서로에게 빚을 지는 구조를 만드는가. 서로 상쇄시키면 되는 것조차 상쇄하지 않고 그대로 남긴 채로 서로에게 이자를 물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발권하면 되는 것을 어째서 공적인 기관이 아닌 곳에서 꿔오는가.

더 기가 막힌 것은 국가의 신인도를 일개 금융회사들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신인도는 누가 측정하는가.

IMF는 어디서 나온 듣보잡이길래 주권국가의 법과 제도를 바꿔 자유시장 질서를 요구하고 수많은 가장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라고 명령하는가. 그에 굴복하는 자는 누구인가.

쉽게 생각해보라.

고작 1, 2%의 지분을 소유한 채로 수백조원의 그룹을 움직이는 재벌들의 지배 형태를 생각해도 되고 사채업자들이 돈을 버는 구조를 생각해도 된다.

덩치가 크면 투자, 덩치가 작으면 사채
예를 들어 시장 바닥에 고리대금업자의 행태를 상상하면 쉽다. 장사도 안 되고 급전이 필요한 상황에 내몰린 장사꾼에게 고리대금업자는 100만원을 빌려준다. 대신 선이자 5%를 뗀다. 즉 95만원을 준다. 그리고 날마다 2%씩의 이자를 요구한다. 아니면 월 20%의 이자를 요구한다. 당장 95만원을 받은 사람은 응락한다.

다음날 2만원을 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두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이미 원금만큼의 이자인 100만원에 도달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체라도 하면 이자에 다시 이자를 붙인다. 돈을 꿔준 입장에서 이미 두 달만에 원금이 들어오지 않아도 이자만으로 원금만큼의 돈을 벌었다. 이게 사채 시장이다. 그래서 연리 300%니 500%니 하는 이야기가 가능한 것이다.

거꾸로 사채 업자라면 장사가 잘 되는 집에 돈을 더 꿔줘야 하지 않겠는가. 돈을 꿔가라고 해도 안 꿔간다면 그 장사꾼에게 '규모 확장'을 하라고 꼬득이면 된다. 아니면 그 집이 장사가 안 되도록 하면 된다. 방법은 많으니까. 사세확장이든 현상유지든 돈이 들 터이고 돈을 꿔가면 이제부터 이 장사꾼이 두 달 후에 망하거나 다섯 달 후에 망하더라도 사채업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남는 장사가 된다. 더구나 이 잘되는 집을 통째로 헐값에 사버리면 그만이고.

IMF가 그랬다. 세계화를 부르짖던 언론들조차 자신들은 배제한 채 경제 각 분야를 모두 열어젖히도록 부축이지 않았는가. 헐값에 국가 자산이 송두리째 해외로 팔려나갔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정작 IMF가 이름 그대로 국제적 사채업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지금 딱 그모양이지 않은가. 경기하강 곡선이 보이는 순간 정치가들은 마음이 급해진다. 돈을 풀어야 한다. 돈을 풀기 위한 대규모 개발 정책을 마련하고 돈을 풀기 시작한다. 돈을 풀려면 국채를 발행한다. 즉, 나라가 돈을 갚을테니 누군가에게 사달라고 채권을 발행한다. 보통 연 1%, 2%의 금리 구조를 갖고 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이 금리는 더 높다. 나라는 어디서 돈을 끌어와 갚는단 말인가. 바로 국민들 주머니다. 바로 세금의 등장이고 이 세금 역시 직접세보다 간접세로 국민들이 의식하지 못하도록 돈을 거둬들인다. 듣기 좋은 말로 재원조달이다. 그리고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세금을 깎아주겠다면서 '세금 감면' 등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조삼모사 수법이다.

불황과 호황이 반복시키며 돈을 버는 무리가 있다
전쟁이 나든 국가가 빚을 지든, 한 나라가 망하든 말든 돈을 버는 세력이 있다. 그게 누구인가. 세기의 전투에서 누가 승리하는지 미리 알고 역정보를 흘려 영국주식시장을 폭락시키고 대량 매수했다가 하루만에 반등하는 시장에서 하루아침에 어마어마한 돈을 챙긴 세력이 있다.

주식이 오르든 내리든, 주식 투자자가 돈을 벌든 돈을 까먹든 남는 장사를 하는 곳은 결국 증권사이듯 전세계 공황이 찾아오든 호황이 찾아오든 불확실성을 확대해 사람들로 하여금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조성하는 세력이 있다.

미국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미국 연방정부 소속이 아니라 민간 회사인 것을 아는가. 전세계의 기축통화라는 달러를 찍어내는 곳이 미국이란 정부가 아니라 특정한 세력이 제멋대로 만든 은행연합체인 연방준비위원회라는 사실을 아는가. 전세계 경제를 이렇게 말아 먹은 장본인이자 미국의 쌍둥이 적자를 부축이고 있는 곳이 FRB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가. 이자 없는 화폐를 발행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를 번번이 꺾게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이들을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

어째서? 왜? 누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이 책은.

그림자 정부 - 경제편 - 10점
이리유카바 최 지음/해냄

**덧, 이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른 두 책의 서평도 올렸습니다.
2009/06/08 [책] 음모론의 종착역, 초월적 존재의 등장 ->미래사회편
2009/06/05 [책] 상식을 버리고나면 진실이 남는다 -> 정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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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09:20 2009/06/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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