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기자, 성 소수자와 언론

Ring Idea 2007/01/03 09:43 Posted by 그만
얼마 전부터 골프가 스포츠면에 슬금슬금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기 시작했죠. 아직 골프채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사람들도 박세리, 위성미 선수 등 골프 선수 이름을 줄줄 외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이 사안에 대해 그만에게 재미있는 화두를 던져준 선배가 있었습니다.

"기자가 부르조아지가 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매우 시니컬한 반응이었죠.

브로조아지 기자
데스크부터 기자까지 요즘 골프 치러 다니는 언론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접대를 받을 때 노골적으로 골프장에서 보자고 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는데요. 정치인들도 골프장에서 문제가 생겼다 하면 대부분 언론인들이 동석하고 있었지만 '동업자 의식' 때문인지 정치인들만 문제가 되고 언론인들은 자연스레 그 자리에서 쏙 빠집니다.

골프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된 스포츠라 부르기 힘들죠. 캐디에게 주는 돈이 5만원에서 팁까지 포함하면 라운딩 한 번에 10만원이 나가고 소위 '부킹'이라는 예약을 통해 회원들이 골프를 친다고 해도 몇 시간만에 몇 십만원 깨지죠. 홀인원보험까지 있을 정도로 홀인원을 하게 되면 크게 한 턱 쏴야 하는 문화도 있죠. 과연 기자들이 그 정도의 부를 획득한 것일까요?

그런데 이런 골프라는 스포츠가 마치 대중 스포츠인 양 스포츠지 기자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한 것을 따져보면 불과얼마 안 됐다는 점입니다. 그 전에도 각종 프로 골프 대회도 있고 했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는 않았죠. 그런데 실상 요즘 우리나라에서 떠드는 골프 스포츠 콘텐츠를 과연 스포츠지를 읽는 대중이나 학생들이 관심이나 있을까요? 차라리 비즈니스 전문지에서나 골프 관련 콘텐츠가 어울릴 것입니다.

결국 기자들이 골프접대를 받기 시작하면서 골프 기사가 양산되기 시작했다는 반응에서부터 중앙종합일간지 기자들의 월급이 국내 대기업 임금에 범접하면서 시간이나 비용 부담을 느끼지 않는(자기 돈으로 골프치지는 않을 것이고) 연차 높은 기자들부터 연차가 낮은 기자들까지 손쉽게 골프에 접근하면서 자신들의 관심에 포함된 골프 콘텐츠가 더 많이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자연 발생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적어도 (일부)기자들은 확실이 여유가 있나 봅니다. 그렇게 그들은 프롤레타리아의 영역에서 이미 멀어져 부르조아지들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대졸 초임 3500이 넘고 3, 4년차만 되면 월 수입이 5000만원이 훌쩍 넘는 기자들에게 있어서 인권과 소수계층이 과연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 너는 그럼 연봉 적다고 툴툴거리는 거냐?는 식으로 딴죽걸지 맙시다. 그런 이야기 하려고 이 글 쓰는 것은 아니니.. 제발..

성 소수자와 언론인
앞의 이야기와 좀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성 소수자와 언론인은 어떨까요? 과연 우리나라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얼마나 있을까요? 마치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관심과 배려' 정도가 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장애인 기자가 많지 않기(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체감하지 못하는 기사는 생명력과 설득력을 잃습니다.

블로그를 체험하지 못한 기자가 블로그와 웹 2.0을 논하려고 하니까 맨날 허벅지 벅벅 긁는 소리 하는 것이랑 똑같죠.

미국에 이런 단체가 있습니다. NLGJA(National Lesbian and Gay Journalists Assosiation), 우리말로 굳이 바꾸자면 '전국동성애언론인협회' 정도 될까요?

임원진의 면면을 보니 굴지의 언론사에 포함돼 있는 이들이 많군요. 이 가운데 임원진 소개 코너를 보니 제 눈에 띄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Ina Fried
NLGJA National Vice President for Print and New Media
CNET News.com
ina@nlgjaleaders.org
(2006-2008)






소속이 그만이 다녔던 한국지사의 본사인 CNET News.com이라서 이 사람의 이름은 매우 낯익습니다. 2002년부터 제가 이 사람의 글을 주로 번역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죠. 몇 번 메일도 주고 받았지만 이 사람의 사생활이나 개인적인 이력은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이나 프라이드(프리트)' 정도로 읽는 이 사람의 이름은 원래 '이안 프라이드(Ian Fried, 독일식 발음은 프리트)'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Ian이 Ina로 바뀌어서 기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이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잘못 적어서 기사를 송고했거나 새로운 여자 기자가 들어와서 비슷한 이름끼리(혹시 남매?) 같은 분야를 취재하나 보다 했죠.

그런데 얼마 후 CNET 사내보 격인 메일이 왔는데 이 사람의 근황이 소개돼 있더군요. '드디어 성 전환을 했으며(커밍아웃과 함께 성 전환을 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이름을 바꿨다.'는 식이었으며 CNET 내부에서는 자연스럽게 한 사원의 근황 정도로 가볍게 다루더군요.

이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 대형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주고 각종 특종을 만들어내는 전문기자죠.

만일 국내 기자 사회, 언론 조직 내부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성 소수자 곁에서 친구가 되어보지 못한 기자, 인권침해를 당해보지 않은 기자, 저작권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기자, IT 기술을 체험해보지 않은 기자, 민주화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해보지 않은 기자.. 그런 기자들이 이 땅의 주류 언론인으로 '민주화는 자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 그럼 모든 기자가 모든 체험을 해야 하냐?는 식으로 괜한 딴지 걸지 마시길.. 제발.. 유치하게.. 알겠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ringblog.net/trackback/719

  1. 민주주의가 피곤한 조선일보 ; 매직 조선일보 (2)

    Tracked from 민노씨네  삭제

    #. 어제 포스트와 짝입니다. 오늘은 사설에 등장하네요. 어처구니 한참 없습니다. 그 문제 많은 사설을 좀 비판적으로 읽어봅니다.       ▲ Goya, Dogs, Magic, and witchcra...

    2007/01/03 10:1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ilmstyle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진실과 양심을 말하는 기자들은 사라져가고, 사실과 이슈만을 말하는 사람들만이 살아남는 세상인것 같군요. 이러한 구조에선, 소수의 권리와 진실은 분명히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지켜져야 할것입니다...

    2007/01/03 10:03
    • 그만  수정/삭제

      양심적인 기자들의 절대량이 줄어들진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대중이 적어질 뿐이겠죠.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언론들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저도 매우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그만은 늘 긍정적이라는 거~^^

      2007/01/03 16:13
  2. 민노씨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반가운 트랙백 쏴주셨고만요.
    ^^

    p.s.
    저도 트랙백 쏩니다. ^^;
    링크로 소개는 해주셨지만...
    그만님의 비판적 사회칼럼들이 많아지면 좋겠네요.

    2007/01/03 10:12
    • 그만  수정/삭제

      민노씨 글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소리 소문없이 트랙백 걸어놨습니다. 요즘은 '안 읽어도 되는' 그런 콘텐츠가 점점 많아지는데 그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해주시는 민노씨 같은 분들 때문이라도 '주장하는 쪽'이 힘이 많이 빠질 것 같아요.
      '비판적 사회 칼럼'에 대한 실험은 이 블로그에서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그만의 분신이 그 실험을 대신해줄 것입니다. 민감한 문제라서 그만도 주저하고 있지만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조만간 그러한 포스팅이 등장할 것입니다. 다만 그만은 아닐 거라는 거~^^

      2007/01/03 16:16
  3. 무명씨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프 기사가 늘어난다는 것인, 단순히 기자들 뿐 아니라, 전반적인 독자층의 경제력이 증가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스포츠 종목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07/01/03 15:18
    • 그만  수정/삭제

      맞습니다. 너무 일반화 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네요. 1만원짜리 골프 연습장은 그다지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는 아니지만 여전히 직접적인 필드 진출은 대중 서민의 스포츠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2007/01/03 16:18
  4. JK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프 정말 돈많이 들어가더군요. 아는 동생이 골프선수인데, 연습비며 장난이 아니더군요.
    근데, 골프장에서 알바하면 연습비고 뭐고 다 때우고도 남는다고 하더라구요. ^^;

    2007/01/03 21:38
    • 그만  수정/삭제

      그 바닥에서는 그 바닥의 사이클이 존재하겠죠.^^

      2007/01/04 09:02
  5. 미디어몹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절정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등록되었습니다.

    2007/01/04 18:27
  6. 푸른가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나가다 저도 딴지하나 걸고 가겠습니다.
    성소수자와 언론인 부분을 이야기 하면서 한 예로 드신 "장애인"과 "정상인"이라는 부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분하심이 올바른 표현으로 보입니다 ^^.

    언제나처럼 그만님의 글은 잘 읽고 갑니다

    2007/01/04 18:47
    • 그만  수정/삭제

      그렇군요. 올바른 지적 수용해서 글을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01/04 18:50
  7. 인터넷저널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넷기자협회가 발행하는 인터넷저널(온, 오프라인... 지난해 12월 창간)입니다. 저는 편집장이고요. 저희가 소속 회원사이트 인기기사 하나씩을 1주일이 하나씩 게재합니다. <인터넷언론 들여다보기>라는 코너죠.
    헌데 님의 글은 미디어몹에 실려있긴 하지만 블로그 모음형태여서 저희가 님에게 승인여부를 묻는 것입니다. 부디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최방식

    2007/01/04 20:41
    • 그만  수정/삭제

      제 글은 출처 명기만 확실하다면 제가 따로 전재 금지 단서를 달지 않았을 경우 인용 가능합니다.
      어디로 어떻게 연락드려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댓글로 허락합니다.^^;;

      왜 이상하게 '허락'이라면 '호부호형을 허하노라'는 글귀가 자꾸 떠오를까요.ㅋㅋ

      2007/01/05 09:03
  8. 민트켄디  수정/삭제  댓글쓰기

    골프동행도 문제고
    기업체가 제공하는 외유성 여행기사
    정말 문제입니다.
    언론이 기업,정치권과 유착되서
    과연 어떻게 제대로된 기사를 쓰겠다는건지.

    2007/01/04 23:10
    • 그만  수정/삭제

      여러 가지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들은 헌재에서도 말했듯이 '관습법'으로 굳어지기 전에 혁신해야 하는데... 답답합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도 알고 보면 여러가지 고개를 끄덕일만한 변명 거리도 많답니다.~^^

      2007/01/05 09:04

◀ Prev 1  ... 654 655 656 657 658 659 660 661 662  ... 1319  Next ▶
BLOG main image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세상 모든 블로그가 즐겁게 하나로 엮이는 세상을 위해.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V0.9
by 그만
그만에게 메일 보내기

그만 프로필 보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319)
News Ring (570)
Column Ring (162)
Ring Idea (586)
Ring Blog Net (0)
Scrap BOX(blinded) (0)

달력

«   2008/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extcubeget rss

링블로그 이메일로 보기:

Delivered by 피드버너

믹시 야후 블로그 벳지우리 슬픈 종부세를 구해주세요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그만'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그만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