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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8/10 [책]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 '악화가 양화를 몰아냈다' 21
  3. 2009/07/31 [책] 잠자는 숲 속 살인자 찾기
  4. 2009/07/27 [책] 팀장수업, 뭔가 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 7
  5. 2009/07/22 블로그에서 웹 메신저로 실시간 대화하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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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모 매체에 기고한 글로 아직 편집되어 책이 발간되지 않았습니다. 참고하시길. 이 기고문 역시 900자 제한이 있다는..ㅋㅋ.

트위터는 제약이 많은 서비스로 탄생했다. 하지만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제약은 극복해야 할 장애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재미있게 적응해갈 수 있는 조건에 불과하다. 140자란 적은 듯한 글자 제한 안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팔로우어들과의 소통과 남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소식 실어 나르기 모두가 제약 없이 이뤄지고 있다.
 
마치 우리가 십수년 전 삐삐로 '8282'를 눌러 급하게 연락바란다는 의미를 전달했듯, '17317071'를 'I love you'로 인지했듯 몇 가지 의사소통 방법만 알면 트위터 사용자들과 가볍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RT는 Retweet이란 뜻의 약자로 상대방의 글을 그대로 전달하거나 의견을 달 대 쓴다. 특정 주제에 관해 말할 때는 '#'을 단어 앞에 붙여 쓰면 된다. 상대방에게 귓속말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서 간이 메신저로도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특징이나 사용자들끼리의 가벼운 문법 약속 정도가 트위터의 전부는 아니다. 트위터의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개방'의 정신과 '공유'의 정신을 위한 시스템적 준비가 완비돼 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모바일 기기를 통한 대화에 집중했던 트위터 창업자의 의도에 맞도록 오픈API를 통해 자사 사이트로의 유입이 아닌 사용자가 있는 곳이 어디든 문자 대화가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다.
 
모바일 기기는 물론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도 트위터 서비스와 섞어 쓸 수 있다. 메신저 처럼 독립 실행 애플리케이션으로 동작하는 응용 SW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140자 문자 외에도 동영상, 사진, 링크 줄이기 등 다양한 웹 서비스 요소를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만들어 세상에 공개한다. 이러한 다양한 툴을 통해 마치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고르듯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트위팅을 즐길 수 있다.
 
더구나 짧게 써야 한다는 제약은 오히려 길게 써야만 할 것 같은 블로그의 부담 요소를 말끔히 지워 콘텐츠보다 커뮤니케이션 현상 자체에 집중하게 한다. 더구나 일촌을 맺듯 쌍방향 관계를 부담스럽게 설정하기보다 쿨하게 내가 따르는 사람과 나를 따르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는 점도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게 하는 요소다. 만일 이보다 더 복잡하고 더 많은 기능을 담고 있었다면 '서비스'가 넘치는 세상에 오히려 트위터의 존재감은 또 다른 '모바일 블로그 툴'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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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19:04 2009/08/10 19:04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 - 10점
김기창 지음/디지털미디어리서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영국 경제학자 그레샴이 말한 것으로 잘못된 화폐가 좋은 화폐를 몰아낸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는 의미다. 뭐 경제학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할 생각은 없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이렇게 정리된 용어는 많은 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합리적으로 생각할 것만 같지만 이상하게도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 안 좋은 선택을 반복적으로 수용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일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이 말이 떠오르게 된다.

내가 언론사 기자로 일할 때였다. 당시 윈도우 비스타가 나올 즈음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대적인 런칭 행사를 기획하고 있었다. 사전에 기자들에게 윈도우 비스타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을 설명하기 위한 행사에 기자들을 초청해 보안 기능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이 2006년 11월 쯤 출시되고 윈도우 비스타가 2007년 1월 말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 때 언론들의 기가 막힌 문제제기들과 업계의 반응, 그리고 정부의 반응을 정리하면 이러했다.

언론 : 윈도우 XP로도 충분한 회사가 많은데 굳이 비스타를 누가 구입하겠는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을 설치하면 국내 인터넷 회사 레이아웃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을텐데 이에 대한 대비도 있는가.

업계 :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안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 업계 수익성 악화를 방관하고 있다. 액티브엑스에 의존하는 게임 업체와 포털 업체, 그리고 다양한 인터넷 솔루션 업체들이 추가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정부 : 정부 기관 홈페이지와 금융 기관 홈페이지의 기능 작동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소비자들은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곳의 기능 실행 여부를 확인한 다음 이용해달라는 당부를 했다. 더불어 윈도우 XP의 지원 연장 여부를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의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걱정해야 할 일이 아니라 업계와 정부가 잘못하고 있었던 일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따지고 있는 셈이었다. 이러한 웃지못할 상황 속에서 한 쇼핑몰 업체는 아예 윈도우 비스타에 내장돼 있는 보안 강화 기능을 꺼두고 쇼핑할 것을 안내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2007/02/10 비스타 호환성 문제 임시 조치법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게 점령당한 한국으로서는 당연한 걱정 처럼 보였다. 핵심은 액티브X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이었고 공적 기관의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가 지나치게 민간 조직과 기업의 편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액티브X에 대한 문제제기는 링블로그에서도 꾸준히 해왔다.

2008/06/25 한국 인터넷 후퇴시키는 요인 10
2007/10/22 한국 웹, IE 종속 [폐쇄형 공인인증서 한몫]
2006/04/26 IE7 기사에 대한 반응..
2005/12/12 "액티브X 함부로 '예' 누르지 마세요"

혹자는 '액티브X를 그럼 쓰지 말라는 거냐'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고 액티브X 개발자들과 액티브X를 통한 솔루션으로 돈을 벌고 있는 중소 보안 회사들을 모두 망하게 할 작정이냐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처럼 보안이 편하고 잘 된 금융회사들도 없다는 말과 함께.

업계를 오랫 동안 취재해왔던 경험에 비춰서 액티브X란 기술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이를 이용한 사업자들에게 이 기술을 쓰지 말라는 것은 어불성설 처럼 보여져서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미적거린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2005년 우리나라에서 재미있는 사건 하나가 생겨난다.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주도한 관공서의 공인인증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와 편향된 기술적 보안 대책을 수정 보완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이었다.

2006/08/28 웹표준 무시한 정부, 누리꾼에게 소송 당한다

바로 오픈웹(http://openweb.or.kr/) 운동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 두 번의 패소를 당한다.

소송을 진행하기 전, 김기창 교수를 사석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그의 눈빛은 결의에 차 있었고 너무나 당연한 일을 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가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이란 책에서도 밝혔듯 그는 데비안 리눅스를 쓰면서 새로운 대안 운영체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후 우분투에 이르러서는 웬만해서는 불편함 없이 인터넷과 업무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 웹에서만큼은 (게임이야 하지 않는다고 치고)은행 사이트에 들어가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은행별로 몇 군데 돌아다니고 나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액티브X 수십개가 깔리는 이상한 현상을 이해할 수 없어 했다. 더구나 '아니오'를 누르면 아예 금융권 사이트 안에 있는 게시판 글 조차 열람이 안 되는 상황에 분개했다.

물론 초기 웹에서 미국이 128bit 암호화 표준 기술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독자적인 SEED 방식의 128bit 변형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야 했다는 정황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표준 방식의 https 프로토콜을 이용한 128bit 보안 접속 기술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 금융감독 기관은 민간 은행들이 설립한 임의단체인 금융결제원을 통해 액티브X를 통해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공인인증서 업무를 위임한 결정에 하등 문제가 없다고 우기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불편한 진실에서 출발한다.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은 내 대신 누군가 나도 원하는 무언가를 함께 주장해줄 때의 속시원함이 느껴진다. 비단 액티브X 의존성에 대한 문제제기 뿐만 아니라 robot.txt를 통한 웹 검색 접근을 차단하는 관공서의 홈페이지, 그리고 hwp 문서 규격이 공개돼 있지 않아 벌어지는 기가 막힌 국수주의적인 국내 IT 행태와 국내 보안 업체들의 몰상식한 기만 행위가 적나라하게 까발겨진다.

2007/11/25 자료 : robots.txt로 검색 막은 정부 사이트

솔직히 IT밥을 먹으면서 살아온 세월이 만만치 않다면 지금의 악순환 상황에 분개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한국의 웹이 이미 갈라파고스 섬 처럼 독자적인 진화와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마다 속이 상한다.

더불어 웹 검색 기술이 없어서 DB를 사다가 검색을 돌려 놓고 자신들이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자사 DB로의 검색을 차단시키는 국내 포털의 기가 막힌 행태도 어이가 없다. 이통사가 여전히 무선 인터넷 망을 쥐고 놓지 않는 것도 불만이다. 사실 더 맥 빠지는 것은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자괴감 넘치는 자위와 주변의 위로가 지금껏 한국 웹을 지배해온 정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구할 수 없는 황폐한 섬이 되기 전에 이제 뭔가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한 번은 꼭 읽어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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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00:50 2009/08/10 00:50

[책] 잠자는 숲 속 살인자 찾기

Ring Idea 2009/07/31 09:06 Posted by 그만
잠자는 숲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다.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야릇한 제목의 소설로 주목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의 두 번째다.

추리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매력은 '반전'이며 '설명' 그리고 '조각 맞추기'라고 할 수 있다. 화자가 갑자기 자기가 설명하던 '그'가 되어 버리는 반전은 모리스 루블랑의 <괴도 루팡>에서 빛을 발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되고 작은 단서들을 찾아 왜 이것이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하고 범인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기술은 단연 아서 코난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가 손꼽힌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포와로' 형사도 기억에 남는다. 사건의 당사자를 모아 놓고 차근차근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게 한다. 공포스러운 반전과 음울한 이야기의 <검은 고양이>를 쓴 작가가 애너벨 리 라는 시를 썼던 애드거 앨런 포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전율마저 느꼈다.

이후 추리소설의 반복되는 듯한 패턴에 지겨워졌던 경험이 있다. 뭔가 사건의 주변에 증오가 곳곳에 숨겨져 있고, 살인과 치정과 복잡한 정치적인 이야기가 얼키고 설키는 관계를 반복적으로 보는 것은 고역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름 로멘스와 무협과 견주어도 전혀 아쉬울 것이 없는 추리 장르 소설은 여전히 출판계를 먹여 살리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영화화 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많은 소설들이 장르를 파괴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막판에 '범인은 당신이야'라고 외치는 탐정과 경찰의 일갈은 청량음료 같은 톡쏘는 느낌을 준다.

많이 돌아왔지만 <잠자는 숲>은 추리라는 장르가 가진 특성상 가가 형사라는 해결사 캐릭터를 활용한 시리즈물이다. 출판사는 소설에 대한 설명에서 느껴지듯 '가가'라는 캐릭터에 실재감을 불어넣어주고 독창성을 부여하려 한다. 실제로 '냉철하지만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형사' 캐릭터를 위해 소설은 사건의 전개 외에도 가가 형사의 심리적인 면을 담담하게 쫓으며 독자에게 차츰 동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일본 소설의 특성상 인물이 많아지면서 '~코', '~키' 이런 식의 이름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더구나 발레리나들이 줄지어 나오는데 누가 누구인지 중간중간 헷갈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순전히 내 탓이다. 인물 설명보다 사건에 몰입하고 작가가 곳곳에 장치해 놓았을 트릭과 숨겨진 복선을 탐색하면서 오히려 일본인 인물의 이름이 방해를 하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책을 다 읽고 나서 헷갈리는 것이 많이 정리되지만 각 인물의 특성을 구별해 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 소설은 추리 장르가 갖춰야 할 미덕인 현실적인 사건 전개나 트릭의 난이도, 설정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 묘사,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반전과 긴박한 심리적 혼돈을 잘 그려냈다고 볼 수 있다. 번역자는 '화려한 문장이 없다'고 표현했던 것 처럼 그다지 군더더기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문장은 짧고 인물들의 행동 묘사에 있어서 난해한 표현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나름 수작으로 인정받을 만 하다고 느꼈다. 발레단 내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주요 테마이긴 한데 발레에 대해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냥 덤덤히 창 밖 너머 야외무대 구경하듯 발레에 대한 설명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쉽게도 나로서는 이 소설 속 '가가 형사'에게 그다지 감정이 이입되지 않았다. 이 소설의 주된 흐름이 살인 사건의 전개와 해결이라면 부차적인 흐름으로 사건의 전개와는 무관한 흐름을 보여주는 가가 형사에 대한 묘사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것은 내가 사건의 전개에 있어서 가가 형사의 움직임 이외의 심리 묘사에 갈증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끔 가가 형사의 행동과 말은 생뚱맞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읽은 괜찮은 장르소설임에도 별 셋을 주었던 것은 바로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였다. 이름도 헷갈리는데다 가가 형사가 그다지 내게는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었던 것이다. 홈즈나 포와로 같은 전체의 흐름을 장악하고 범인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에 대한 기대에 약간 못 미쳤고 범인과의 심리전에서 단연코 흔들리지 않는 진중하면서도 다이내믹한 반전을 이끌어내는 기교로 인한 긴장감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내가 매기는 별점 셋의 의미는 '봐도 크게 아쉽진 않다' 정도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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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31 09:06 2009/07/31 09:06
팀장수업 - 4점
김휘경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책 이야기다. 길게 쓰려고 이 책을 집었는데 솔직히 길게 쓸 맘이 안 든다.

일단 책 이야기부터 하자면, 비추다. 읽을 필요 없다. 아니 시간 남아돌면 사서 읽어보든가. 작년에 이 책을 접했지만 책꽂이에 얌전히 모셔두었던 것은 내 선견지명이었다. 그런데 꺼내 읽은 것은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책, 널리고 널렸으며 강의를 수단으로 책 팔아먹기 위한 출판사의 빤한 마케팅에 이용될 책임이 분명한 억지 춘향식 설정극이다.

더 평가하면 나빠질 것 같아 그만 둔다. 열심히 고생해서 쓴 저자분에게는 죄송하지만 별로 남에게 추천해주지 못하겠다. 나름 팀장 역할을 7년 이상 온갖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직장에서 우여곡절을 겪어오면서 행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그냥 좀 가벼운 처세술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 정도로 팀장수업이라 이름 붙이면 민망한 것 아닐까 싶다.

웬만해서는 내가 읽은 책은 나름의 의미를 분석하고 서평을 남겨 독자들에게 미리 읽어본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평을 적는데 악평을 쓰기도 뭐하고 호평을 쓰기도 뭐한 책은 아예 읽었어도 서평을 남기지 않지만 이런 비추할만한 책은 과감히 비추라고 써줘야 겠다.

이런 류의 자기계발서 몇 권의 리뷰가 있으니 차라리 다른 책을 골라보시길 바란다.

2009/05/08 [책] 통찰의 백과사전 피터 드러커
2009/05/07 [책] 칭기스칸이 삶으로 증명해 낸 '솔선수범 리더십'
2009/04/22 [책] 공병호식 블로깅, 인생의 기술
2009/04/21 [책] 돈은 아름다운 꽃이라는 박현주 이야기
2009/04/16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다시 시작'이다
2009/04/10 [책] 워렌 버핏의 성공비법은 '자기확신'
2009/04/02 [책] 세일즈 불변의 원칙은 역시 '실행하라'
2009/03/27 [책] 마지막 강의의 핵심 '진실(Truth)'
2009/03/11 [책] 산업사회 생존법, 골든 임플로이
2008/05/09 [북 리뷰] 살아가는 기술, 라이프 스킬 10
2008/04/20 책으로 인생 바꾸기?
2008/03/31 [책 리뷰] 배려가 더 큰 것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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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7/27 02:15 2009/07/27 02:15
블로그를 하다보면 늘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기존의 모든 서비스보다 더 많이 방문하게 되는 것이 바로 제 블로그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늘상 열어놓고 있는 것도 아니고 댓글이 달려도 당장 달려와 다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비동기적이죠.

요즘 실험삼아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여주는 위젯을 블로그 오른쪽 사이트바에 달아놓으니 블로그가 좀더 풍성(?)해졌다랄까요. ^^ 블로그 쓰기와는 다른 느낌으로 트위터 글쓰기를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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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이 블로그만의 독특한 기능이 있죠. 바로 오른쪽 사이드 바 아래에 있는 야후! 핑박스라는 기능입니다. 쉽게 말하면 웹 메신저 위젯 같은 것이죠. 사용방법을 간단히 알아볼까요? 이 핑박스를 사용하면 제가 야후메신저를 켜놓고 있는 이상 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죠. 동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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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보면요. 핑박스 오른쪽 위를 누르면 메신저를 사용하거나 사용하는 방법을 볼 수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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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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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을 사용해 문장을 적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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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기] 버튼을 누르면 제 메신저 창에 이렇게 뜹니다. 네, 아시다시피 저는 익명을 좋아합니다. ^^ 익명의 방문자로 보입니다. 여러분이 누구인지 개의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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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다행히 좀 덜 바쁘면 일일이 답변도 드리고 하는데요. 가끔 답변을 못 드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제게 아이디를 바꿔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시면 제가 답변할 확률이 높겠죠? 왼쪽 아래를 누르면 닉네임을 바꾸는 창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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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뀐 닉네임으로 대화를 할 수 있지요. 여러분은 제 블로그에 달린 핑박스에 대고 적으시면 전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야후 메신저로 대화하는 겁니다. 참 쉽죠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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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 4개월 정도 달아 놓은 거 같은데요. 가끔씩 이모티콘 하나 날리고 가시는 분도 있고 지금까지 약 두 세분 정도가 제게 욕을 하고 가시더군요. ^^ 대부분은 간단하게 말을 걸거나 '신기하네요' 정도의 말만 붙이시고 대답이 없이 사라지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저도 대답을 못할 때가 많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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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동시 접속자를 이런 식으로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 제가 말을 거는 것도 가능합니다. 단, 대부분 인지를 못하시더라구요. ㅋㅋ

좀 쓸데 없어 보인다구요? 이런 식의 대화면 꽤 괜찮은 거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오늘 오전에 어떤 분이 우연찮게 자료를 찾다가 제 블로그에 방문하고 블로그 주인인 저에게 몇가지를 물어보고 저 역시 마침 시간이 되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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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은 비동기, 동기의 구분을 넘어선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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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7/22 10:14 2009/07/22 10:14

온라인에서 글쓰기란?

Ring Idea 2009/07/20 22:20 Posted by 그만
얼마 전 부탁을 받고 짧은 강연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제 독자분들 가운데 그 강연을 들은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오늘은 문득 인터넷에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상념에 젖다가 강연 당시 했던 이야기 중 일부 슬라이드를 꺼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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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글을 쓴다는 행위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 때문에 온라인에서 글을 쓰고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 것일까요? 아니면 무엇인가 이루기 위해 어딘가에 소리치기 위해 온라인에 글을 쓰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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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온라인에서도 여간해선 들어주지도 않죠. 독해야 합니다. 이 글 전에 썼던 <집단지성이란 무엇일까> 서평에서도 말했듯이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독한' 이야기가 먹히는 세상이 아닌가. 우왕좌왕하는 바보들의 이야기보다 '승자의 정신, Sprit of winner'만 이야기되는 세상이 아닌가."

뭔가 소리를 질러야 합니다. 그러려면 더 튀어야 하고 뭔가 더 강하게 내질러야 하죠. 시쳇말로 '막 던져야' 합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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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은 온라인에서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생각을 하다 이 사진을 찾았습니다. 아이가 뭔가 보여주려고 합니다. 온전히 자신이 준비해온 것들, 그리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주려 합니다.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다른 모든 이들의 시선은 제각기입니다. 무대에서 구르기를 보여주려는 내 뜻과는 그다지 상관 없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내가 나에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느끼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글쓰기란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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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의 성공했다는 것은 '내 글이 떴다'고 느껴질 때일까요? 포털의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연예인들이 노리듯이 우리도 그것을 노리는 것일까요? 세상 모두가 나를 주목하여야 하는 걸까요?

정말 세상 모두가 나를 주목하면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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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가 온라인에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아 뜨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은 종이배를 물 위에 띄우는 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내 글은 물에 젖는 종이배 처럼 영원불멸도 아니고 내 종이배가 물 위에 띄워졌다고 해서 물의 흐름이 갑자기 역류하거나 하지도 않죠. 우린 그저 작은 소망 하나 물 위에 띄우는 것입니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 종이배가 물위에 떠 있는 것을 보기 위해서 말이죠.

많은 사람들이 뭔가 '비법'을 원하고 특별한 '비결'을 물어보지만 정작 인간에 대한 예의나 자연에 대한 감사, 또는 세상사를 꿰뚫는 사회적 의미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린 너무 소리만 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십수년을 전투적이고 건조한 글을 쓰면서 밥먹고 살아왔던 제게도 가끔 조용히 종이배 띄우듯 잔잔한 글이 더 강하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글을 왜 쓰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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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22:20 2009/07/20 22:20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 10점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독한' 이야기가 먹히는 세상이 아닌가. 우왕좌왕하는 바보들의 이야기보다 '승자의 정신, Sprit of winner'만 이야기되는 세상이 아닌가. 이런 세상에서 나눔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위선'이거나 '음모'로 비쳐지기 딱 좋다.

그런데 0과 1만으로 이뤄진 단순하고 차가운 IT 세계와 냉혹한 인간 정글을 이야기하는 사회과학이 만나면 의외로 따뜻한 이야기가 엮어진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는 제목 그대로 집단지성에 대한 이야기다. 단, 지금까지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에 경도되었던 '똑똑함'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따뜻함'에 대한 이야기다. 나보다 나은 남을 인정하고 나보다 옳은 우리를 인정하는 이야기다. 산업사회의 기본 가정이었던 나보다 늘 나쁘고 나보다 늘 멍청한 세상에서 놀라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닌가. 천재의 세상에서 다시 민중의 세상을 꿈꾼다.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사회 시스템과 IT 인프라를 동원한 집단지성은 그래서 따뜻할 수 있다.

집단지성에 대해서 회의적이고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기여를 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집단지성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체계 안의 '파괴자'들의 활동을 주목하는 식이다. 그들에게 인간에 대한 믿음 따윈 없다. 세상은 냉혹하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위키백과와 리눅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제 3세계 민간 금융, 시민 저널리즘, 블로그의 안정적인 확산에 대해서 그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코웃음만을 칠 뿐이다.

앞으로 10년간은 새로운 조직화 방식을 확립할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고, 이런 조직화 방식은 포드의 대량생산 방식만큼이나 공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집단지성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공유와 협업과 참여를 확대하고 민주주의와 평등과 자유를 확장하는 체계적인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67p
집단지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집단지성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다. 인류가 만들어 놓은 지성의 성과물이 응축되는 과정의 불편하고 불합리하고 부적절함에 대해 경험해 본 사람이 오히려 더 이런 혼란스러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집단지성을 두둔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집단지성이 응축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확실과 불합리에 대한 부작용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 불확실과 불합리를 '참여'해서 고치면 되는 것이다. '참여'하지 않고 비판하고 배척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집단지성이 싹트기 전에 밟지 마라 [링블로그]
집단지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논평하고 비아냥거리는 위정자들에게 이해될 말은 아니겠지만 이미 조직 1.0의 집단적이고 간접적인 규모의 조직 문화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조직 1.0의 극단적인 중앙집권의 문화가 조직 2.0의 시대로 발전하면서 다시 소규모화되고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조직은 가상화되어 소속을 나누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관심사와 자신의 능력을 배분하여 참여하는 방식으로 조직 2.0은 성과를 만들어 낸다. 때론 천천히, 때론 격렬하게 조직이 결성되고 해체된다. 그 사이에 많은 성과들이 인류 공통의 성과물로 남는다.

새로운 저작권법 시행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지금이야말로 내가 만든 '내 재산'보다 인류가 함께 만들어낼 '우리의 재산'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야 할 시기다.

이 책은 집단지성 프로젝트에 대한 맹신을 강요하지 않는다. 구태여 집단지성의 협업 방식이 효과를 발휘되지 못할 곳에 억지로 적용할 필요도 없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서 밝히는 집단지성 프로젝트의 5가지 성공 원칙은 다음과 같다. (113p~127p 요약)

첫째, 핵심의 원칙 :
누군가는 핵심(Core)의 위치에 있어야 하며 그 핵심을 놓고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이 핵심을 여러모로 분석하여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핵심이 옮겨지면 안 된다. 리누스 토발즈의 핵심 기여가 리눅스 프로젝트를 탄생시킨 것이다.

둘째, 기여의 원칙 :
집단지성을 작동하려면 4가지 질문에 대한 답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누가, 왜, 어떤 방식, 어떤 내용으로 기여하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내부 귀족의 역할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이들 귀족들은 오랫동안 프로젝트에 더 많은 기여를 통해서 더 많은 발언권을 다른이로 부터 인정받은 이들이다.

셋째, 관계맺기의 원칙 :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적절히 이루어지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단, 상호 동의 하에 효율적인 협업방식을 찾아야 한다. 자율규제가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유물은 황폐해진다.

넷째, 협업의 원칙 :
집단지성을 이루려면 공동체는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다양한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 공동체가 가치있는 목적을 우해 단합하고, 아이디어를 거토하고 분별할 적절한 방법을 개발하고, 적절한 지도자를 확보할 때에만 집단지성은 이루어진다.

다섯째, 창의성의 원칙 :
집단지성은 다중의 집단적인 창의성을 가능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취감을 느끼고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공동체 활동에 참여한다. 집단지성 공동체는 토론광장, 웹사이트, 축제, 공보, 잡지 등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

책이 전반적으로 좀 어려운 감이 든다. 용어도 그렇고 내용이나 메시지 측면에서도 가볍게 읽고 지나칠 책은 분명 아니다. 더 많은 주장이 담겨져 있고 더 많은 통찰이 내재돼 있다. 조금은 무거운 느낌도 들고 다분히 거창하고 선언적인 내용에 거부감도 들 수 있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지적 충만감과 포만감에 만족스럽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게 내가 쓰고 싶던 그 책이다. 늘 '배후'가 누구일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보상이나 위계에 의해 동원되는 군중만 사람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기여하고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가상의 조직화가 좀더 수월해지면서 수시로 사람들은 뭉치고 흩어지길 반복할 것이다. 세상은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유할수록 더 멋진 다음 세상을 기약할 수 있다.

최근 소개되어 화제가 됐던 40개국에서 찍은 달 사진을 모은 '모든 인류를 위한 달' 콜라주 사진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credit :IYA2009/IYA2009 Ma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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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00:09 2009/07/20 00:09


아이디어는 '문득' 드는 생각이다. 물론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해 그의 삶은 그 순간을 준비하는 기간이 되기도 한다. 이 블로그에 '그만의 아디이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준비되고 계획된 글을 쓰기보다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다.

보통 나중에 많이 고치긴 하지만 일단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하지 않고 아이템과 제목을 먼저 생각한 다음 바로 내용을 이어서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쩔 때는 재미있는 의식의 흐름을 볼 수 있고 어쩔 때는 갈피 못잡는 의식의 혼란을 글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블로그 글쓰기란.


오늘도 문득 드는 트위터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끄적인다.

▶트위터를 범용 댓글로 쓰자는 아이디어.
실제로 있는 아이디어인 거 같다. 하지만 이거야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어정쩡한 매시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래 전부터 댓글 시스템을 공유하여 언론사든 인터넷 미디어사든 댓글 관리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고 댓글 자체가 SNS 기능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봤었다. 요즘 트위터를 하면서 그 가능성을 보고는 있다.

그런데 오지랖 넓게 생각해보면 그 순간 우리나라 법체계의 원시적인 발상이 다시 발목을 잡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사이트에 붙어 있는 요소 모두를 하나로 처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실명제 대상 서비스에서는 실명제를 할 수 없는 트위터를 소셜 댓글 기능으로 매시업하기 힘들 수 있다.

네이버라면 이런 발상을 이미 연구하고 있을 수도 있다.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뒤섞어 댓글을 모조리 바꿔버리는 것이다. 아마 최소한 200명 이상의 리소스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통신과의 결합을 통해 부가 수익 구조를 창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건 모든 미디어들이 공통으로 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물론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머릿 속에는 안 되는 이유가 백만가지는 떠오를테고.

▶트위터와 라디오의 결합.
트위터는 실시간 라디오와 궁합이 제일 잘 맞을 것 같다.

일단 라디오 프로그램 아이디로 등록한 뒤 사람들과 팔로우를 해가면서 청취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 둔다. 상호 채널이 연결된 뒤, 그리고 그 라디오에 대한 사연을 태그 등을 통해 팔로우어가 아니어도 보낼 수 있고 그것을 라디오로 읽어주는 것이다.

청취자는 굳이 다른 일 하다가 라디오 시간에 맞춰서 사이트 게시판을 찾을 필요도 없고 로그인을 따로 할 필요도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댓글 관리보다 편리하고 불편하거나 욕하는 사람의 글은 의도적으로 무시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콩이나 고릴라 등의 서비스에 트위터 로그인 창 하나만 붙여도 API 구동시키면 금방 실행할 수 있다. 유료 문자 받는 것보다 훨 편할거다.

지나치리만큼 소유욕이 강한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매시업에 대해 개념이나 잡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인프라와 서비스는 '퍼즐 조각' 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의존성을 키우면서 말이다.

▶다중이 트위터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블로그를 오래할수록 자신의 모습과 닮아가면서도 괴리되는 기이한 현상이다. 자신의 일부 인격이 확대되거나 다른 일부 인격은 철저히 무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친절한 나의 자아는 확대되고 부각되지만 욕 잘하고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소극적 인격은 잠시 숨겨지는 상황 따위다. 특정한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특정한 카테고리의 글만을 쓰겠다고 하더라도 은연중에 글이 많아지고 글에 주관이 개입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이건 나쁜 것이라기보다 결국 자신이 온전히 드러나면서 불편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는 좀 다르게 운영할 수 있다. 일단 자신을 해리성 인격분리장애 처럼(? 표현 참...--;) 분리해 놓는 것이다. 뉴스를 좋아하는 자아, 남 욕하는 자아, 명언만 주워담는 자아, 일상을 기록하는 자아, 거시적 담론을 좋아하는 자아 등으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디를 여러 개 만들 수 있기 때문이고 긴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원천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명 다중이 트위터다. 어쩌면 나중에 인기 좋은 다른 자아를 인기 없는 인격들이 시기하고 질투할지도 모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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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6 08:27 2009/07/16 08:27

[책] 구글, 신화와 야망

Ring Idea 2009/07/13 09:17 Posted by 그만
구글, 신화와 야망 - 8점
랜달 스트로스 지음, 고영태 옮김/일리

한 달 전, 뜬금없이 책 하나가 배달돼왔다. '일리'라는 출판사에서 읽어보라고 보내온 책이었다.

제목은 거창한 '구글, 신화와 야망'에 부제는 '세상 모든 정보를 집대성하라'였다. 거창하고 거만하기까지 한 제목이 아닌가. 구글에 대한 환상을 하나 더 심어주려는 책이구나 했다. 왜 많지 않은가. 미쯔비시 성공학이라거나 잭 웰치를 거의 신으로 추앙하는 책이라거나 실리콘밸리에서 서성였다는 이유만으로 영웅이 되는 식의 책들 말이다. 그런 부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도 앞에 읽던 책을 의외로 너무 빨리 완독했기에 다음 책을 고르다 이 책을 집었다. 개인적으로는 경쟁사 칭찬으로 도배돼 있는 이 책이 얼마나 날 설득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도 들었고, 책을 손에 들고 훑어보다 전세계 도서 스캔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걸려들어 뭐라고 썼는지도 궁금했던 차였다.


슈미트는 구글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집대성하겠다는 임무를 완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간단하게 계산을 해본 결과 300년이라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 312p

“구글은 전통적 기준으로 볼 때 말도 안 되는 사업을 종종 벌인다. 그런데 구글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 - 35p

구글 문화에는 검증되지 않은 확신도 있다. 즉, 구글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믿거나, 구글의 모든 새로운 서비스는 인류를 위한 진보로 해석하는 것 등이다. - 147p


이 책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거의 70% 정도는 각종 보도나 내가 개인적으로 확보한 자료에서 충분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나머지 30%에서 빛을 발휘했다. 의외로 차분했으며 방정맞게 최상급 표현을 남발하지도 않았다.

구글과 연계된 주변 이야기를 맛깔나게 엮었으며 구글의 실수담이나 망신살 뻗치는 어이없는 상황도 있는 그대로 덤덤하게 서술해 나갔다.

구글이 이뤄놓은 여러가지 문화적 충격과 사회적인 논란, 그리고 비즈니스의 영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주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문제는 이 책 역시 6개월 안에 읽지 않으면 시효가 만료될 것만 같다는 인상이다. 기술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저자도 알 것이다. 소위 '이바닥' 칼럼니스트들은 불과 몇 년 전에는 성공의 모델이었던 것이 지금은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다른 누구에게도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없는 요인이 특정한 기업에게는 성공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고 마는 이상한 비즈니스의 나라를 이야기해야 한다.

이런 점을 살펴봤을 때 저자는 몇 가지 현명한 장치를 설치해 놓았다. 구글이 걸어온 길을 '계획'과 '실천'으로만 묘사하는 것이 아닌 '운'과 '타인의 실수' 요소를 한데 뒤섞어 놓아 결국 '운명적'이라는 점을 설득시키고 있는 것이다. 구글 혼자의 재능으로 지금의 성공을 이뤘다기보다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수가 있있고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했고 웹을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이 그러했다. '미친짓'이라고 표현했던 검색 광고 도입에 대한 구글 경영진의 어이없이 형편없었던 통찰력이라든가 저작권자에 대한 낮은 배려와 엔지니어 중심의 차별적 사고방식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고 매우 객관적이면서도 집중력 있는 시각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책이다. 물론 매스미디어 글쟁이들의 고질적인 '단정짓기'라거나 '일반화시키기' 등의 문체가 일부 보이지만 책을 읽는 순간에는 상당히 깔끔하게 읽힌다. 최고는 아니지만 괜찮은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왜 미국에는 기다려주는 투자자가 많고 우리나라에는 기술벤처에게 수익모델을 설명하라는 투자자가 많을까. 구글은 1998년 창업당시부터 상당 기간 동안 만성적자 기업이었으며 비용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하마였다. 광고에 대해서는 지극히 부정적이었으며 공공연히 경영진들이 검색 광고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기다렸다. 아마 구글의 성공보다 이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해준 투자자들의 안목이 미스테리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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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3 09:17 2009/07/13 09:17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포스트 내용은 별거 아닙니다. ^^' 그냥 한 번 따라해보시면 '어~?' 한 마디 하시게 될 겁니다. 의도된 건지, 아니면 오류인건지 전 알 수가 없어요. 그냥 우연찮게 발견한 거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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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들어가니 오늘 니콜라 테슬라의 탄생일이군요. 로고가 바뀌었습니다.

니콜라 테슬라에 대해서는 저도 일전에 써둔 것이 있었지요.

2009/06/01 아이디어와 비즈니스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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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로고를 눌러서 검색 페이지로 가보니 아래에 '한국어로 번역된 영어 검색결과 보기'라는 링크가 있네요.

재미있는 기능이 생겼나봅니다. 눌러서 들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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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한국어로 번역된 모습이구요. 오른쪽은 영어 원문 검색 결과입니다. 즉 오른쪽 영어 원문 검색 결과를 찾기 위해 한국어로 검색어를 입력해도 된다는 뜻이지요.

호기심에 '일본어'로도 한번 검색해볼까 합니다. 테슬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테슬라 찬양자들이 많은 곳이 또 일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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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왔습니다. 위키피디아 아래에 나온 '발명 초인 니콜라 테스라' 링크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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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이게 뭐죠? ^^;

파이어폭스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견되네요.

니콜라 테슬라의 무한동력에까지 연결되니 혹시 번역 페이지 프레임을 무한 반복을 시켜 무한동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0.1초 정도 했네요. ^^;

네, 죄송합니다. 그냥 실없이 한 짓이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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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0 14:37 2009/07/10 14:37
파워포인트 블루스 - 8점
김용석 지음/한빛미디어

'어디서 봤더라...'
이 책 내용을 어디선가 봤다. 그것도 매우 인상적으로.

그렇지. 찾았다. Sonar&Radar http://www.demitrio.com 블로그다. 여기서 밀도 높은 프레젠테이션 작업 스킬에 대한 설명을 드문드문 걸리는대로 읽은 기억이 있다.

만일 여러분도 이 책 내용을 보기 전에 미리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고 싶다면, 최소한 블로그로 내용을 모두 읽었다해도 책으로 소장할 기분이 들 정도로 책이 깔끔하게 엮였다.

예를 들어 이런 글이 웹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눈물겹도록 감사한 일이이다.

준비 : 양념과 도구[Sonar&Radar]

그런데 이 글을 '펌질'해서 화면으로 둘러보느니 책 하나 구매해주는 것이 깔끔하지 않겠는가.

이 책은 지난 번 소개했던 <프레젠테이션 젠>과 쌍을 이루는 책이다. 적어도 직장에서 워드프로세스를 열어보는 것보다 프레젠테이션을 열어보는 횟수가 많거나 팀 회의 때마다 진부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면 이 책 한권쯤 사무실 책꽂이에 꽂아놓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 기자 생활을 마무리해 갈 때쯤. 메모장이나 워드프로세서 정도는 잘 다룰 줄 알았다. 그림 넣기는 서툴러도 말을 이어 붙이는 기술쯤은 있었다. 밥벌이였으니까. 하지만 미디어 전략과 같은 프로젝트 단위나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위한 '신규 사업 기획' 따위의 기획 업무가 하나둘씩 떨어지면서 프레젠테이션, 직설적으로 말하면 MS 오피스의 발표도구인 파워포인트와 대면해야 했다.

처음에는 무채색 같이 텍스트로 죽 나열돼 있었고 나중에 도표와 그림을 넣는 방법을 알고 나서는 점점 사춘기 소녀 처럼 서투른 꾸밈새에 청중을 당황시킨 기억도 새롭다. 이후 내부에서 보고하는 것과 청중을 향해 말하는 것, 그리고 청중에게 '가르치는 것'과 청중에게 '호소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안 건 정말 나중 일이었다.

그렇게 파워포인트는 늘 미운 존재다. 그래서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추천을 받아 쥐었음에도 쉽게 열어볼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나의 무지와 유치한 실력을 깨닫게 해주는 잔인한 책일까봐 그랬다.

그런데, 웬걸. 이 책 꽤 쓸만하다. 나같은 프레젠테이션 젬병이에게도 희망을 줄 정도면 꽤 괜찮은 책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워드'나 '엑셀' 등의 프로그램보다 '파워포인트'가 더 많이 쓰이는 직장이라면, 또는 누군가를 설득하러 다녀야 하는 사람(제안서 영업맨)이라면 꼭 필요하다.

반대로 청중 앞에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감동을 주고 청중에게 인상 깊은 연설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그런 연설은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에게나 어울리며 그런 식의 프레젠테이션 스킬은 <프레젠테이션 젠>이 훨씬 더 영감을 많이 준다.

이 책은 지나치게(?) 실용적이다. 남 앞에서 설명해주기 위한 프레젠테이션 작성 기술이 아니라 '남에게 전송해주기 위한' 기법이 더 많다. 그래서 부제인 '청중과 발표자를 춤추게 하는'이란 말은 좀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은 파워포인트로 보고서와 제안서를 만드는 사람을 위한 팁이기 때문이다.

마스터 슬라이드를 설명하거나 도형 세트 설정하는 방법, 아이콘 수집해서 활용하는 방법 등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노골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마음에 든다. 이 책. 근데 이런 좋은 책을 읽었음에도 왜 난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늘지 않는 것일까. 이건 이거대로 미스테리로 남겨놓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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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7/10 10:04 2009/07/10 10:04

요 근래 이 블로그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감정 격한 글을 몇 건 보셨을 겁니다. 오늘 아래와 같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2009/07/02 진성호 의원, NHN에 '평정 발언' 공식 사과
2009/07/03 진 의원 사과가 사과 같지 않은 이유

댓글작성자 

이 포스트에 붙여져 있는 댓글의 주인공입니다.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드시는군요...
누군가가 그만님의 댓글과 아이피 추적 결과를 올린다면 기분이 좋으실까요?
솔직히 말씀드려 굉장히 불쾌합니다.
특히 제가 썼던 글이 마치 회사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된것 같아서
회사 분들에게 죄송스러움과 동시에 불쾌함이 몰려오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본인의 생각을 알리시기 위해선 다른 사람이 해당 포스트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기분 같은 것은 전혀 상관 안하시는 그런건가요?
해당 포스트의 topic 을 떠나서 제 댓글을 포스트에 쓰신 것,
아이피 추적 결과를 덧붙이신점에 대해 그만님 블로그에 공식적으로 사과 해주시길 요청합니다.
왜 사과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그것 또한 그만님의 인격을 대변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2009/07/06 23:31



제 인격의 모자람을 일깨워주는 항의성 글입니다. 딱히 어떤 방식으로 이 익명의 사용자분께 사과를 드려야 할지 몰라 이렇게 지적한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군요.

일단 이 분은 두 가지를 지적하셨습니다.

아이피 추적 결과를 올렸다. 이 부분은 다음의 문장 때문입니다.

참고로 아래 '네이버'라는 무명씨의 아이피는 분당인 것으로 봐서 네이버 근처에 사시는 분(직원이든 아니든)인가봐요. ^^

그리고 이로 인해 댓글을 포스트로 올린 점. 이 부분은 제가 종종하는 스타일이긴 합니다. 더구나 동의를 구하기 힘들어서 깊은 생각 없이 포스트로 올렸네요. 당사자가 싫어하는 방법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보구요. 이 방식을 사용할 때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안의 중요성이나 의미를 떠나서 제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댓글을 써주시는 열의를 보여주셨음에도 이를 올바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사자의 뜻과 배치된 행동을 보여서 죄송합니다.

또한 제가 이 익명의 댓글 때문에 네이버 직원들 전체를 불신하고 있다는 식의 어감이나 분위기를 보였다면 이 또한 제 표현력이 부족한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네이버 직원분들의 업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열정을 기억하는 제가 네이버 직원을 비아양거릴 필요는 없겠죠.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구체적으로는 익명의 댓글을 포스트로 올리고 아이피 추적 결과를 함께 공개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익명이시라서 지목해서 사과를 드리기 힘든 점은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P.S. 이 사과는 진성호 의원의 사과 건에 대한 의견과는 전혀 별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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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7 08:45 2009/07/07 08:45

공인이라면 조심해야 하는 말 5

Ring Idea 2009/07/06 01:31 Posted by 그만

살아가면서 말을 배우는 순간부터 우리는 너무 많은 실수와 거짓말, 그리고 허풍을 말하고 듣는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러하다 해도, '하얀 거짓말' 따위의 긍정적인 해석이 있다 해도 인간 사회에 던져진 이상 공인으로서는 가급적 해선 안 되는 말이 있다.

별로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우리가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들이 이 안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평범한 범인은 물론 유명인, 연예인, 정치인을 비롯한 공인, 언론인에서 심지어 교육자까지 말의 잔치 속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할 때가 너무 많다.

말하는 입보다 듣는 귀가 많아져야 한다.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인 이유다.

Lies &amp; Liars (Ben Heine)
출처 : 플리커

실언[失言]
실수로 내뱉는 말이다. 자신도 실언인 것을 알고 남도 말하는 이가 의도했다기보다 실수했다고 인정하여 바로 용서를 구하면 없는 일 처럼 넘어가는 말이다. 하지만 범인의 실언이라거나 정치인의 실언 등 누군가 집중하여 듣는 이가 있다면 말 실수 한마디가 일파만파로 번질 수 있다. 그래서 공인일수록 말을 자제하고 격조를 갖춰야 하며 공식적인 발언을 연습해야 한다.

허언[虛言]
빈말이나 거짓말이다. 그 수준이 높지는 않다. 지탄받기보다 어쩌다보니 잘못 말하고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갈지언정 허언 정도라면 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허언이었음을 인정하지 않고 허언을 위한 거짓말을 만들다보면 어리석게도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큰 거짓말로 이어지기도 한다. 허언은 다분히 가벼운 마음으로 사정과 상황에 따라 급하게 나오는 말이므로 말을 아끼고 당황할수록 침묵을 지킨다면 허언을 막을 수 있다.

공언[空言]
공언은 허언보다 좀더 나아간 거짓말이다.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뜻의 공언(公言)과는 다른 말이긴 하지만 조금은 공식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말 내용이 허무하고 허황되어 실행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우기는 것도 공언이다. 빈말, 헛소리보다는 좀더 확신에 찬 말이지만 어차피 말하는 이 스스로도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 따라서 남에게 믿음을 줄 수 없는 말이다. 허풍이나 과도한 자신감이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함부로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지 않는다면 공언을 피할 수 있다.

식언[食言]
말을 내뱉고 그 말을 주워담는 행위다. 거짓말의 의도를 담았다는 것보다는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고 거두거나 다른 말로 바꾸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대중이나 상대방에게 약속했던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상대방이 믿고 있는 구체적인 사실이 아닌 엉뚱한 해답이 정답이라고 우기는 경우다. 또한 자신의 것을 내놓는다고 해놓고 나중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의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과 남 사이의 약속을 헌신짝 처럼 버리는 상황이다. 약속은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것만 해야 하고 나중에 지키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반드시 사과와 함께 이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명시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그나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는 길이다.

망언[妄言]
망언은 확신범에게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신념에 대한 이야기이며 자신의 확고한 생각과 의지에 의한 말이기 때문에 거짓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더구나 자신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망언은 용기있는 발언이라며 추켜세우는 명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정서로 따질 문제는 아니다. 상대방에 의해 일방적으로 망언이라고 규정지어지기 때문이다. 정서와 상식의 문제라는 점에서 망언은 늘 반복되고 망언을 하는 사람의 신념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확고하고 고집스럽게 밀어부치는 경향이 있다. 망언을 피하는 길은 딱히 없다. 다만 내쪽 진영이 있다면 상대방 진영이 있는 것이고 또한 중립지대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반드시 나만 옳지 않으며 구태여 상대이 심기를 불편하게 하며 자신의 신념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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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6 01:31 2009/07/06 01:31

진성호 의원이 법원의 조정 결정에 따라 NHN에 사과문을 보낸 것에 대해 어제 말씀 드렸습니다.

2009/07/02 진성호 의원, NHN에 '평정 발언' 공식 사과

이 블로그에 여러 가지 댓글이 달리는데요. '네이버'라는 무명씨의 발언이 좀 거슬리는군요. 그래서 몇 가지 이 번 사과문 게재에 대해 논평해보죠. 참고로 아래 '네이버'라는 무명씨의 아이피는 분당인 것으로 봐서 네이버 근처에 사시는 분(직원이든 아니든)인가봐요. ^^

네이버

그저 저 사과를 듣고 끝낸다고 또 의심하시는 분들도 있군요.
사과 하라는 것은 법원의 판결입니다.
10억 때문에 다시 소송함으로써 생기는 인건비와 재반 사항들을 생각하면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는 것이 더 나을거란 입장입니다.
왜 이런건 이해 못해 주시죠?

2009/07/03 00:06
  • 그만

    왜 이해를 못합니까? 이해해요.
    다만 이해하는 수준에서 봐도 구태여 이렇게 짧은 사과문 하나 필요했던 것을 소송을 시작할 때는 대대적으로, 그것도 비장한 각오로 보도자료도 배포하고 그랬단 거죠. 비싼 메인화면에 사용자들을 상대로 설득하고 공격받으면서 지난 1년 넘게 의심받아오고 피해받아온 모든 내용들이 이 사과문 하나로 허무하게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쉬워서 그런 겁니다.
    NHN이야 어쩌면 비즈니스적으로 옳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아쉬움이 남는 사과 형식과 사과 수용이라고 보는 겁니다. <- 이것도 제가 오바하는 건가요?

    2009/07/03 08:53


만일 이 글을 직원이 쓰셨다면 경영진을 너무 물로 보시는 경향이 있는 것이구요. 만일 소송을 추진한 직원분이시라면 어이없는 행동이고 사고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군요. 또한 만일 경영진이라면 제가 NHN에 가졌던 모든 존경심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 같습니다.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 사과 수준이 적절하다고 보는 겁니까? 그리고 이게 제대로 된 사과라고 보는 겁니까?

다른 댓글에 답글로 달아 놓은 내용을 다시 옮겨옵니다.

    1. 두팩  

      당연한 결과죠. NHN측에서 원했던 것은
      문제되었던 발언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었지
      돈이 아니었으니 말이죠.

      2009/07/02 17:55
      • 그만  

        애초 목적이 돈이 아니었다면 손해배상청구를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죠. 요식행위라면 10억이란 금액 산정도 엉터리거나 주먹구구였을 것입니다. 상징적이었다면 최소한 1원이라도 손해배상액을 받아내는 것이 더 낫습니다. 또한 문자로 사과는 누구나 다 합니다.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서 얼굴 드러내놓고 사과해야죠. 안 그래요? 사과는 이렇게 어영부영하는 게 아닙니다. 전직 대통령도 카메라 앞에 나와 고개 숙이는데 일개 국회의원이 너무 대충 사과 하는 거 아닌가요?

        2009/07/03 08:47



다시 말씀드리면 이런 식으로 어영부영 사과를 받아들이면 앞으로 벌어질 '음해'에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입니까? 유저들 모두 고소해서 사과받고 취하하고 그러는 것이 정상입니까.

사과 방식을 보십시요.

1. NHN과 진성호 의원 어느 쪽에서도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습니다.(하다 못해 게임 업데이트 공지도 보도자료로 뿌리는 것이 관행인 이 업계에서 말이죠.)

2. 진성호 의원의 홈페이지 어디에도 자신이 NHN에 사과를 했다는 사실과 왜 그랬는지에 대한 정황 설명이 없습니다.

3. NHN이 게재한 공지 역시 네이버 초기 화면 하단에서 다른 공지사항들과 함께 롤링(번갈아 보이는 방식)으로 보였다 말았다 합니다. 해당 문건 조회수가 기껏 9천 건에 불과합니다.

4. 조중동을 비롯한 메이저 언론에서 단 한차례의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과문, 공지문 다 좋습니다. 근데 제대로 알리려는 노력이 없습니다. 맞죠? 제가 이렇게 알려주니까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라는 엉터리 이야기 말고 정말 이 '사과'에 대한 팩트와 이 사과가 주는 의미에 대해 왜 진 의원이나 NHN은 일언반구 한 마디 없는 겁니까.

좋든 싫든 우리나라 인터넷 대장이라면서요. 이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거 아니고 뭡니까? 오늘 지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이 되고 말겠죠.

이따위가 사과라면 그동안 정치인들이 TV 카메라 앞에 대고, 또는 인터뷰 마이크에 대고, 아니면 적어도 신문 방송 어디든 기성 매체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 숙이는 것은 무슨 추태란 말입니까. 이렇게 깔끔하게 문자로 몇 마디 '사실과 다르다. 어쨌든 미안하다' 식으로 사과하면 될 것을 말이죠.

물론 NHN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그대로 온전히 넙죽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인터넷을 사랑하고 여전히 NHN의 위풍당당함에 주눅들어 있는 저 같은 변방의 블로거로서는 아쉽지 않을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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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3 09:31 2009/07/03 09:31

한심한 파워 추종자들

Ring Idea 2009/07/01 09:56 Posted by 그만

한심하다랄까.

아니면 무식하다랄까.

또 다른 표현으로는 언제까지 그렇게 권력 지향형으로 세상을 굴절시켜 볼 것인가.

[줌인]우물안 개구리?… 한국 블로거엔 ‘파워’가 없다 [헤럴드경제]

그런데 세계 선두의 인터넷 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받아들이는 쪽도, 생산해내는 쪽도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네르바’ 구속사건 등 굴절된 모습이다. 정부 부처의 블로그 역시 소통 보다는 홍보 쪽에 무게를 둬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대변하는 유명 영문 블로그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달마다 위기설에 휘말리지 않아도 됐을 지 모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파워 블로거’가 없는 한국. 누가 우리를 IT 강국이라 부를 것인가.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따위 문제제기를 지겹게 들어왔다. 더구나 기성 언론 기자들의 '힘이 있네 없네' '구독자가 많네 적네' 따위의 엉터리 분석에 짜증이 날대로 나 있다.

뭐 하긴 블로거들 스스로의 기성 프레임에 갖혀 있는 자괴감 넘치는 글도 지겹도록 봐 왔는데 뭐 이쯤이야.. 싶긴 하다.

2009/04/28 블로거의 자뻑에 대한 독설

하지만 이 기사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더 재미있는(?) 연계 기사를 보자.

전문가가 말한 ‘파워 블로그’ 부재 원인 [헤럴드경제]

이게 딱 이나라 언론의 한계다. 야구 관중이 왜 적은지 축구 감독에게 물어보고 있는 꼴이다. 왜 그렇게 잘난 사람이 득실거리는 우리나라 언론은 세계적인 미디어로 인정받기는 커녕 늘 신뢰성이 의심되는 곳으로 지적받는지 설명하는 것이 더 빠르고 명쾌할 거 같다.

더 끔찍한 삽질 기사는 또 이어진다.

오피니언 리더들 ‘블로고스피어’ 진입단계 [헤럴드경제]

도대체가 얘네들은 주체적인 사고도 없다. 소통이고 대화고 다 딴 나라 이야기다. 인터넷 대중의 낮은 차원의 목소리와 기성 정치사회경제 체제 하의 권력자들을 수평비교 하는 어이 없는 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힘과 권력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전제가 이런 엉터리 기사를 양산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 문화 자체를 왜곡시켜왔다.

그래서 도대체 뭐가 문제고 뭐가 해결책이란 말인가. 블로거가 힘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잖아. 도대체가 말야. 블로거들이 '파워'를 갖겠다고 뛰어든 것도 아니고 오피니언 리더들이 뭐 아름다운 짓이라고 반드시 블로그를 해야 하는가. 커뮤니케이션의 선도자여야 할 기자들조차 블로그가 뭐고 블로거들의 소통 방법을 몰라 당황해 하는 마당에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안 되는 것일까.

놔두면 다 알아서 잘 되게 되어 있다.

괜히 이러다 블로그 국가 대표 키우자는 말이 나올까봐 무섭다. 하긴 언론사 기자들 무서운 거 하루이틀 일도 아니지...

대책없이 비난만 한다고 할까봐 노파심에 한 마디만 하면, 남 블로그 베끼지나 말고 블로거들이 하는 이야기가 신빙성이 있으면 차라리 추가 취재를 해주고 정정당당하게 인용(익명 네티즌 취급하지 말고 좀!)해주는 게 기자들의 몫이고, 그게 원할해 지면 지금 이 기사들이 바라는 모든 것이 의외로 쉽게 풀린다. 알간?

누구는 유튜브에서 시민 저널리즘 강좌를 열고 있는 마당에 누구는 기자들 뒤에서 낚시질 더 잘하라고 닥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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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1 09:56 2009/07/01 09:56

트랜스포머 야후재팬 [와우!]

Ring Idea 2009/06/30 15:47 Posted by 그만
 

야후재팬 홈페이지가 트랜스포머 처럼 변신을 하는군요. ^^;

직접 가보시길. http://promotion.yahoo.co.jp/paramount/

dobiho님의 블로그에서 업어왔습니다. 덤으로 트랜스포머와 공동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M&M과 LG 광고도 보시죠~ ^^ 애들 만화가 이런 콘텐츠가 될줄 누가 알았을까요.

** 제보에 따르면 구글과 닌텐도의 프로모션도 이와 비슷했다는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 뭐 이런 건 있었지만...

제보가 있습니다. ^^

Joo
구글과 닌텐도는 http://www.youtube.com/wariolandshakeit2008 이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다음과 엔씨소프트도 http://tvpot.daum.net/playaion/ 이런걸 했죠.

재미있네요. ^^

 
M&M

LG Ver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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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15:47 2009/06/30 15:47

20년 동안 써온 안경을 벗다

Ring Idea 2009/06/29 19:57 Posted by 그만

학창시절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가장 이른 시간에 학교에 나가 맨 앞자리를 차지했죠. 수업시간에 너무 졸린 것은 결국 정신자세라는 스스로의 판단에서였습니다. 뒤에 앉아 있으면 주변에 졸거나 자는 친구들로 인해 잠은 전염되고 마치 폭탄 맞은 참호 처럼 그렇게 교실은 앞자리 몇 줄을 빼놓고 모두 엎어져 자고 있었죠.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를 남자학교만 나와서 거칠었던 학교 생활이었는데 고등학교 초까지 앞자리를 차지하던 그만은 슬슬 뒤로 밀려 납니다. 자고 싶었고 땡땡이를 치고 싶었고 지구과학시간에 수학공부를 해야 했고 영어 책 사이에 어제 그리다 만 만화 스캐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뒤로 뒤로 맨 끝짜리, 구석으로 가보니 칠판을 보기보다 고개를 떨구고 딴 짓을 하기 일쑤였죠.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전 칠판을 보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나중에 한쪽 눈을 가려가며 칠판을 볼 때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시력이 1.2였다가 무려 0.3으로 곤두박질 친 것입니다. 불과 7개월만의 일이었죠. 누구도 그 원인을 알지 못했고 한 밤중에 흔들리는 낡은 형광등 조명을 켜고 책을 봤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안경잡이 20년 생활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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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처음에는 잠자리테 안경이었죠. 광대뼈 있는 데까지 내려온 거대한 안경. 그리고 조금씩 안경 알은 작아지고 한때 뿔테, 금테, 은테, 무테 등이 유행을 타며 안경잡이들의 주머니를 털어갑니다. 이상하게 당시 돌아이(전영록) 영화를 바라보며 잠자리 안경에 동질감을 느끼던 때였습니다.

안경 알은 또 어떻구요. 처음에는 유리, 코팅유리, 플라스틱, 코팅 플라스틱, 압축 유리, 2중 압축 코팅 유리, 색이 변하는 렌즈까지 마치 DSLR 카메라의 렌즈 고르듯 5만원 내외에서 십수만원의 안경알을 바꿔낍니다.

안경잡이는 참 서럽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더듬이질을 해야 하고 수영장에 가서 안경 떨어질까봐 고무줄로 단단히 조여 맵니다. 안구건조증 때문에 렌즈도 제대로 착용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더 짜증이 나죠. 썬글라스 한 번 멋지게 써보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닙니다. 썬글라스 렌즈를 내 눈에 맞게 도수를 맞춰야 하니까 말이죠. 군생활에서 가장 곤란했던 것이 방독면 착용 역시 안경잡이들에게는 안경잡이라서 서러웠던 일일 겁니다.

안경을 술 먹다가 우연찮게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당황합니다. 더구나 누군가 그 옆을 지나가다 안경을 밟기라도 하면 하늘과 땅은 흔들리는데 내 눈은 세상과 초점을 맞출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니까요. 택시를 타고 가다가도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눈만 껌뻑이는 반 장님 상태였던 경험은 안경잡이들에게 또 다른 당혹스런 기억일겁니다.

안경이 코에 잘 걸리면 잘 걸려서 자국이 깊게 패이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코가 날렵하고 작은 사람이라면 코끝에 안경을 걸쳐놓아 노인네 마냥 영 폼이 안 납니다.

안경에 이물질이라도 묻거나 운동하다 땀방울이 몇 줄이라도 흘러 땀자국이라도 날라치면 얼마나 짜증이 나는지요. 이럴 때 마침 안경닦이 수건도 없고 주위에 면 소재 천도 없으면 팬티라도 잡아 당겨 안경 알을 닦아내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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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1 술이 내 눈알을 부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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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월요일.

강남에 있는 CGV 건물에 있는 아이메디라는 안과에 찾아갔습니다. 눈을 검사하기 위해서였죠. 아내의 회사와 마케팅 제휴로 아내의 회사 직원을 위한 할인 행사가 있고 가족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예약을 하고 찾아간 것이죠. 별로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당장 해치우지 않으면 다시 수술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또 몇 년을 보내야 할 것만 같아서였죠.

아이메디 안과에서 무려 20여 가지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동공을 확대시켜 눈 안쪽의 검사를 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먼 곳은 보이는데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출 수 없는 본격적인 '노안'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틀을 고생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밝을 수가 없네요. ㅎㅎ.. 눈이 너무 부시더군요.

그리고 금요일 드디어 수술을 위해 오후 5시 안과 병원에 찾아갔습니다. 금요일이라 수술환자가 많이 밀려 있었고 대략 7시쯤 되어서야 수술방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수술은 라식. 구체적으로는 마이크로 라식+웨이브프론트 수술이라고 하는데요.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대략 뭔 수술이냐 하면요. 절편을 만들어 살짝 들어낸 다음 그 안쪽을 레이저로 움푹하게 절삭하고 다시 절편을 덮는 방식이죠. 말이 그렇지 제가 제 눈 일부를 도려내고 레이저로 조사하는 것을 볼 수는 없죠.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대로 초점만 맞추고 있으면 마취도 했다가 소독액도 뿌렸다가 절편을 잘라내고 덮고 합니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 합쳐서 겨우 10분의 시간이 지나니 빵빠레와 함께 박수 소리가 들리네요.

수술이 끝났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 http://www.drkagan.com/lasi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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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둥절한 느낌으로 눈을 껌뻑이는데... 안경을 찾아 더듬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느끼는 첫 번째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아니, 사실은 제가 무리한 것이었죠. 토요일 경남 진주에서 8시간짜리 하루종일 강의가 하나 있었거든요.

라식은 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첫 4시간 동안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다음 날에는 보통 100%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사정 상 못 받게 되었으니 진주에 가서라도 혹시 이상이 있으면 안과 병원에 반드시 가보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라식수술 첫 날은 4시간 동안 일단 눈을 감고 잤다가 깼다가를 반복했습니다. 항생제와 소염제를 번갈아 넣어가며 수시로 인공눈물도 넣었죠.

다음 날 토요일 오전 일찍 세수도 안 한 얼굴로 김포공항에서 사천공항(처음 가봤습니다!)으로 비행기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눈에 대한 긴장감이 최고조였던 때였습니다. 계속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불안해서요.

진주에 내려서부터 강의가 끝날 때까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눈을 부릅떴다가 껌뻑거렸다가 인공눈물을 넣었다가 하며 번잡스럽게 하루를 마쳤습니다. 서울로 올라올 때는 진주에서 남부터미널까지 오는 우등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역시 오는 내내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길거리를 보니 신호등과 각종 불빛 들이 번져 보이네요. 약간 당황했다고 할까요. 처음에는 원래 그렇다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이렇게 불빛 번짐현상이 계속되면 어떨까 걱정이 안 될 수 없잖아요. ^^

그리고 오늘 오전에 잠시 안과에 상태를 보러 들렀습니다. 절편이 매우 안정감 있게 붙어 있고 감염도 안 보인다고 하네요. 다행스럽게도 말이죠. 그리고 불빛 번짐 현상도 많이 줄었고 어제, 그제보다 항생제나 소염제를 넣을 때 따가왔던 느낌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다만 아직 시력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기 힘든 원시 현상이 남아 있는데요. 곧 없어질 것 같습니다. 난시는 아예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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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과의 이별은 이렇게 순식간의 결단과 잠깐의 불편함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지인이 이러더군요. "뭘 라식이에요. 좀 있으면 노안이 올텐데"

큭!

그래서 대답했죠. "노안이 오기 전에 밝은 세상을 안경 없이 보고 싶어서..."

안경과의 이별은 없을줄만 알았어요. 근데 참 허망하게도 순식간에 깔끔하게 이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들려주고 싶은 탄성 한 마디.

"아, 왜 그동안 망설였을까... 노을진 저 지평선과 저 산의 능선을 안경없이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왜 일찍 깨닫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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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6/29 19:57 2009/06/29 19:57


우연찮게 본 동영상인데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나와 다른 남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일 참 쉽지 않습니다. 남들이 나를 이해 못해줄 때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더 많은 경우는 우리 모두가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일 겁니다. 너무 우리 기준으로만 사고하고 남을 우리의 표준에 끼워맞추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이 동영상을 통해 반성하게 됩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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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8 10:20 2009/06/18 10:20

단일 소비 시장 & 전체 소비 시장

Ring Idea 2009/06/17 13:50 Posted by 그만

어지간히 무식한 그만으로서는 많이 배운 사람들의 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활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경제학과 심리학은 워낙 많은 조어들이 사용되고 미묘한 차이로 인해 용어 자체가 혼돈스러워지는 상황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냥 저는 말하기 쉽게, 내가 말하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말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아크로바틱'한 희한한 말 꼬기 때문에 독자들을 짜증나게 할 수 있습니다. 네, 압니다. 그래도 그만은 그다지 현학적이지도 않고 그렇게 대단한 지식인도 아니라서 조금은 쉽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을 따름이죠. ^^

오늘 이야기하려는 이야기도 그런 식입니다.

콘텐츠를 비롯한 무형의 가치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말을 좀 만들어 봤습니다. '단일 소비 시장'에서 '전체 소비 시장'이라는 말이 있는지 없는지 상관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내용이니까요.

정의를 내리자면,

● 단일 소비 시장 : 단순하고 단일하며 지엽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소비. 예를 들어 검색으로 특정 키워드를 찾는 상황. 출처나 내용의 신빙성이나 타인의 반응 등에 대해 개의치 않고 스스로 판단하여 소비하는 시장.

● 전체 소비 시장 : 전체적이고 종합적이며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행하는 소비. 예를 들어 특정 블로거의 단일 글이 제아무리 틀린 말이 없더라도 그 사람의 전체적인 활동과 댓글 응대 방식, 신뢰도에 따라 단일 글 자체의 가치를 평가 절하하거나 과대 평가하는 경우.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서 쉬우실 겁니다. 그런데 이 용어들이 가진 함축적인 의미는 상당히 복잡한 체계로 움직이게 됩니다.

전체 소비 시장을 지향할수록 단일 소비 시장으로 회귀하는 모순
예를 들어 특정 블로거(A)가 메타 시스템에서 주목을 받아 성장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도 고정 독자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블로거(B)는 방문객 수보다 고정 독자들의 구독 수가 더 많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블로거 A는 단일 소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도 전체 소비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콘텐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시장이 아니라 콘텐츠가 있어서 골라 소비하는 소비자의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경우이죠.

반대로 블로거 B는 콘텐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시장에 있습니다. 간혹 단일 소비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블로거 B로서는 자신의 독자체 충실하면 됩니다. 독자들은 블로거 B의 전체적인 인격과 신뢰도, 콘텐츠 수준에 대한 일정한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블로거 A는 블로거 B가 될 수 있고 반대도 가능합니다. 진정한 '파워'가 생기는 순간이겠죠. 소비자도 특정 블로거나 글에 대해 양쪽 시장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위치를 정하게 됩니다.

드라마에도 이같은 이야기를 접목시킬 수 있겠군요. 저 처럼 IPTV를 보는 사람은 절감할 겁니다. 어느 순간 누군가 '남자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추천해줘서 IPTV에서 찾아 봤습니다. 그런데 당혹스럽게도 남자 이야기 드라마가 어느 채널에서 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결국 '검색'을 통해 찾았죠.

재미있는 것은 처음에는 단일 소비 시장의 소비자였던 저로서는 요즘 KBS의 양태에 그다지 탐탁하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남자 이야기의 분위기가 상당히 진보적인 내용으로 진행되면서 재미있는 태도의 변화가 생깁니다. 'KBS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라는 전체적인 소비를 놓고 생각해보면 결국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됩니다. 현재 KBS와 '남자 이야기'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가 서로 매치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비판적인 소비로 돌아서게 됩니다. 또는 우회적으로 드라마의 작가가 송지나라는 점을 부각시켜 다시 단일 콘텐츠 소비 태도로 회귀합니다.

하나에 집중하기, 전체적으로 조명하기
사람도 마찬가지지요. 언젠가 감명깊게 읽었던 책의 저자가 유명인 C이었거나 강연을 들었는데 그 단일 강연이 매우 인상깊은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점차 C에게 주목하면서 그의 인생을 주목하여 소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특정 발언이나 그의 특정 행위가 내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의 경우 처음의 좋았던 감정을 반전시켜 그가 생산하는 모든 콘텐츠가 거부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사람은 그래서 간사하다고 하나 봅니다.

사실 저널리즘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건이나 사물을 보도하는 주체(언론사 또는 언론인)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죠. 해석저널리즘으로 갈수록 말하고 행동한 이의 의도를 넘겨짚게 되는 폐단이 발생하고 중계저널리즘으로 몰릴수록 말하고 행동한 이의 피상적인 외연만을 보도하게 되지요.

지금 인터넷 보도 형태는 대부분 독자들이 '단일 소비 시장'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이야기를 왜 보도했느냐'에 대해 논쟁하고 있죠. 사실 전체 소비 시장에 진입돼 있는 것이죠. 반대로 블로거들은 스스로 '전체 소비 시장'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정작 많은 블로거들의 글은 그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인식되지 않은 채 읽혀지고 있답니다. 미디어 1.0 세력과 미디어 2.0 세력의 차이는 출발선에서의 차이입니다.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네이버 블로거'라든가 '설치형 블로거', 또는 '유명 블로거', '파워 블로거' 등의 평판과 수사가 붙으면서 '블로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분산되어 엉뚱한 이슈로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네요.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작 '블로그'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너무 깊숙히 넣어둔 것은 아닌지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확인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횡설수설 죄송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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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7 13:50 2009/06/17 13:50

독서란 [흔들기]다

Ring Idea 2009/06/17 09:13 Posted by 그만
이 내용은 '독서란 []다'라는 블로그 글쓰기 릴레이에 참여하기 위한 의도로 씁니다.

일단 매우 흥미롭네요. 예전에 몇 번의 릴레이 가운데 가장 오래 광범위하게 가는 릴레이 같습니다. 다른 릴레이와 다르게 마감 시한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연기하다가 소멸해버리는 릴레이와는 본질적인 압박 수위의 차이를 보이는 거죠.

하여튼 제 할당은 채웁니다.

독서란 흔들기다.
제게 있어 독서란 흔들기입니다. 제 자신을 흔들어 놓죠. 일부러 흔들기도 합니다. 제가 가진 것이 얼마나 사상누각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흔들고 새로운 여행을 위해 고착돼 있는 제 안의 사상들과 지식을 흔듭니다. 바꾸기 위해 흔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 확신을 위해 흔듭니다. 흔들어서 흔들리고 흔들어서 뽑힐 지식과 신념이었다면 애초에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죠. 또 제 매마른 정서를 흔들기도 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버린 중고참 생활을 흔들기도 합니다. 마치 의식의 흐름대로 글쓰는 연습을 하기 위해 블로그를 하듯 그렇게 독서는 저를 흔듭니다. 반대로 집필은 세상을 흔듭니다.


독서는 잠깐 시간 내서 하는 여가가 아니라 치열한 지식 습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식은 치열하게 얻어야 하고 외워야만 하는 무엇이 되고 말지요. 우리가 어렸을 때 '공부'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막연한 압박을 갖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책을 멀리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니, 책은 꼭 필요한 것만 읽는다는 강박증 같은 것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 저는 독서를 즐겁게 합니다. 그냥 생활이죠. 책을 읽기 위해 차를 놓고 다닙니다. 전철을 타고 다니죠. 항상 가방에 책을 한권씩 넣어둡니다. 쓰레기 같은 책이든 좋은 책이든 소개해줄만 하다 싶으면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도 합니다.

이 '나의 독서론 릴레이'는
Inuit님 - buckshot님 - 고무풍선기린님 - 류한석님 - mahabaya님 - 어찌할가님 - 벼리지기님 - 바람의 노래님 - 모노피스님 - 꼬미님 - Jaeho Choi님 - youngminc님 - 데굴대굴님 - 한방블르스님 - 필로스님 - 무한님 - 하민혁님 으로 이어져 여기 링블로그까지 왔습니다.

다음 주자로 마루날님과 몽양부활님에게 바통을 넘깁니다.

규칙은 아래와 같다네요.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기왕 독서 이야기 나온 김에 책 관련 포스트 모아봅니다. ^^
2009/06/16 [책] 죽은 자식 고추 만지기, 시카고학파의 매정함
2009/06/08 [책] 음모론의 종착역, 초월적 존재의 등장
2009/06/05 [책] 상식을 버리고나면 진실이 남는다
2009/06/05 [책] 이제는 유럽이다
2009/06/02 [책]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그림자는 누구인가
2009/05/08 [책] 통찰의 백과사전 피터 드러커
2009/05/07 [책] 칭기스칸이 삶으로 증명해 낸 '솔선수범 리더십'
2009/05/01 [책] 무한 연결 확장의 비밀, 링크의 경제학
2009/04/30 [책] 입소문의 기술, 참여가 핵심이다
2009/04/22 [책] 공병호식 블로깅, 인생의 기술
2009/04/21 [책] 돈은 아름다운 꽃이라는 박현주 이야기
2009/04/16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다시 시작'이다
2009/04/13
이주의 TTB서평에 뽑혔네요, 5만원 득템
2009/04/10 [책] 워렌 버핏의 성공비법은 '자기확신'
2009/04/07 [책] 핑크머니 경제학의 교훈 '편견만 버리면 된다'
2009/04/02 [책] 세일즈 불변의 원칙은 역시 '실행하라'
2009/04/01 [책] 사랑을 말해줘, 아니 사랑을 써줘
2009/03/28 [책] 미래를 읽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2009/03/27 [책] 마지막 강의의 핵심 '진실(Truth)'
2009/03/12 [책] 고향 사진관, 울고 싶을 때 쳐다보자
2009/03/11 [책] 산업사회 생존법, 골든 임플로이
2008/09/18 [설득의 심리학2] 형만한 아우가 없다
2008/09/17 [엔트로피] 과학계 종말론?
2008/08/20 [북 리뷰] 블로그 히어로즈는 없다
2008/08/10 블로그 히어로즈 국내판 [인물 블로고스피어]
2008/07/30 읽었어도 읽었다 하지 말라 [프리젠테이션 젠]
2008/05/09 [북 리뷰] 살아가는 기술, 라이프 스킬 10
2008/03/21
초보 강사가 지켜야 할 10가지+5
2008/01/05 뉴스의 10계명, 블로그는?
2007/05/05 [책] 온라인 스토리텔링 : 미디어가 꿈꾸는 미래
2007/04/20 블로그 글 찾아 읽기 귀찮으면 이 책을 사자
2007/04/29 [책] 웹 2.0 경제학 - 웹 근본주의와 낙관론
2008/04/20 책으로 인생 바꾸기?
2007/04/11 [책] 인터넷 권력전쟁
2008/03/31 [책 리뷰] 배려가 더 큰 것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2008/02/27 착 달라붙는 메시지
2007/11/10 기자들은 왜 편집정책에 동조하는가?
2007/09/02 시티즌 마케터, [결국 1퍼센터의 잔치?]
2007/06/10 블로깅 덕분에 내 인생이 달라졌다
2007/06/08 2007 한국 인터넷 백서
2007/05/05 [책] 온라인 스토리텔링 : 미디어가 꿈꾸는 미래
2007/04/29 [책] 웹 2.0 경제학 - 웹 근본주의와 낙관론
2007/04/25 뒷 [북] 리뷰 - 웹 진화론 : 미래 10년, 당신을 원한다
2007/04/20 블로그 글 찾아 읽기 귀찮으면 이 책을 사자
2007/04/18 정신 팔지 마라, 미디어 속에서 길을 잃을 것이니.
2007/04/11 [책] 인터넷 권력전쟁
2007/03/12 [책] 뿌리깊은 나무
2007/02/17 향후 3년 동안의 기술 예측 [2010 IT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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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7 09:13 2009/06/17 09:13
경제학 프레임 - 4점
이근우 지음/웅진윙스

건드리지 마라. 제발 건드리지 마라. 시장 경제는 알아서 잘 움직인다. 정부가 경제를 도와주는 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봐도 요약 참 잘 했다. 이게 전부다. 아니 이게 이 책의 프레임이다.

애덤 스미스 미이라가 수백년 만에 다시 무덤에서 나와 '보이지 않는 손'을 역설하고 있는 것만 같다. 신자유주의의 옹호자들이 펼쳐 놓은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읽으니 아주 제대로 쓴맛이 난다.

인간이란 얼마나 사악한가. 더구나 언론은, 거기에 경제지란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들어라. 나름 베스트셀러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노무현 정권이 모든 경제 정책을 실패로 낙인찍는 데 큰 공적을 가진 책이다.

자유시장 논리 신봉자들이 애덤 스미스의 부활을 공식화 하고 그것을 경제 파탄의 주요 원인인 투기목적지향의 경제지에서 시체의 등을 떠밀며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잔혹한 책이 지금 우리의 경제 상황을 더 난감한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사후약방문일지 모르겠지만 일견 이 책은 쉬운 문체와 박진감 넘치는 사례들, 그리고 간간히 신문 박스 기사를 베껴온듯한 읽을 거리들이 즐비하다.

'통찰력'이란 어처구니 없는 부제를 붙여놓은 센스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흠을 집어내기 힘든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게 있어 이 책은 '수단'으로 밖에 안 보인다. 노 정권을 흠집내고 신자유주의자가 정부를 가져야 한다고 외치는 경제지의 유치한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이 책의 내용과 주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시카고 학파라는 사람들의 잔혹하고 매정한 해법들은 사리분별을 따지는 경제 시스템 속에서는 일견 맞다. 반면 시장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저자도 이야기한다. 마치 '레밍' 처럼 떼지어 다니고 분위기에 휩쓸리는 사람들의 심리도 잘 묘사했다.

하지만 내용 곳곳에 숨어져 있는 '경제학 이야기가 아닌 정치 경제학 이야기'에 미간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도대체가 철학이 없다. 사람에 대한 애정은 커녕 통찰과 이해는 신자유주의의 일방적인 옹호 수단으로 이용당하면서 변질되어 흔적을 찾기도 힘들 정도다. 솔루션 제시란 것이 저 멀리 물 건너 이야기를 억지로 끼여 맞추는 듯한 모습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경제서의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뉴스와 외서 몇 개 조합해서 자기 주장 하면 끝이니까. 통찰이고 뭐고 없다. 이런 책에 '프레임'이란 제목을 붙이다니 이 책의 기획자는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가졌던 것이다.

이래가지고서야 누구에게 이 책을 추천하겠는가. 철학이 없는 지식과 욕망이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도하면서도 이 책의 저자는 여전히 '냅둬라'라고 말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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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6/16 17:07 2009/06/16 17:07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네이키드뉴스가 한국에서도 시작된다는 소식은 들으셨죠?

이미 기자간담회 초대장이 배포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 샘플 동영상이나 샘플 이미지를 돌리지 않았거나 엠바고를 걸어놓았는지 언론사마다 해외 네이키드뉴스 사진을 모셔왔네요.

링블로그는 이미 작년 1월에 네이키드뉴스의 한국 진출 예정 소식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2008/01/11 알몸뉴스 한국 상륙?

개인적으로 이 소식에 집중하는 이유는 몇 가지 관점에서입니다. 미리 샘플 영상을 본 소감도 간단하게 풀어볼까 합니다.

새로운 콘텐츠는 뉴미디어가 아니어도 된다. 절묘한 결합
네이키드뉴스는 일반적인 뉴스 앵커와 기자(리포터), 또는 대담 프로 사회자로 나선 여인들이 뜬금없이 진행중 옷을 하나둘씩 벗으면서 리포팅이 끝날 때쯤엔 전라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 뉴스를 귀로만 들으면 일반 라디오 뉴스를 듣듯이 전혀 차별성이 없습니다. 반대로 소리 없이 화면만 보면 꼿꼿하게 서 있는 여인이 옷을 벗는 과정이 딱딱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어쩌면 어색해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영상과 소리가 만나면 달라집니다. 즉,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데요. 이 이미지는 기존의 시청자들이 갖고 있었던(?) 본능적인 욕망을 여지없이 드러내놓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구조입니다. 방송 앵커에 대한 환타지를 자극한 것이죠. 지적으로 보이는 여인의 이중성에 대한 환타지와 더불어 아무렇지도 않은듯 꼿꼿하게 서서 리포팅하는 모습이 마치 '투시 안경'을 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알몸노출'과 '뉴스리포팅'이라는 서로 닿아선 안 될 것만 같은 요소를 모아 놓으니 히트상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마치 기존의 있는 기술을 절묘하게 결합시켜 새로운 방식의 게임기를 만들어낸 닌텐도 DS의 사례라거나 기존의 기술과 존재하지만 사장돼 있던 콘텐츠를 단말기 비즈니스로 엮어낸 아마존의 킨들 사례가 이와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것만을 찾는데 골몰하기보다 현재 내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조합하는 것이 오히려 쉬울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셈이죠.

뉴스로 돈을 벌 수 있다. 단, 옷 벗는 걸 부끄러워 하면 안 돼
이 기가 막히고 도전적인 중간 제목 때문에 두드려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하죠.

네이키드 뉴스는 뉴스로 돈을 버는 새로운 방법일까요? 아니면 기존의 알몸 콘텐츠(음란 콘텐츠)의 사양산업화를 역행하는 새로운 돌파구일까요?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둘 다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네이키드 뉴스는 처음부터 유료모델을 채용하고 있죠. 국내에서도 아마 이통사, 케이블 회사, 유료 온라인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거나 마쳤을 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철저하게 유료형 서비스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네이키드 뉴스는 돈을 낼만한 가치 요소가 결국은 뉴스가 아닌 '여성의 알몸'이라는 점에서 기가막힌 조합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또한 '여성의 알몸'이지만 실시간성을 가진 뉴스와 결합하면서 재사용으로 인한 신규 콘텐츠 부진 현상을 상당부분 상쇄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수십명의 속보기자를 채용하고 온갖 낚시질로 트래픽을 유도해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아내야 하는 현재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큰돈은 아니지만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돈맛' 때문입니다. 사실상 PDF 서비스라거나 온라인 구독 모델이라거나 IPTV 신문 구독 모델이라거나 모두 사용자들(구독자)의 외면으로 뉴스는 유료화가 힘들다는 인식만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이키드 뉴스는 당당하게 처음부터 유료서비스임을 내세웁니다. (물론 한국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이토록 아이러니한 서비스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마치 때리고 넘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유행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비즈니스 측면으로만 따지면야 솔직히 네이키드 뉴스가 백번 낫겠죠.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니까 문제겠죠. 여긴 한국이니까요.

한국에서 네이키드 뉴스? 갈 길이 아주 아주 멀다
개인적으로 지인을 통해 엿본 네이키드 뉴스 샘플 영상(홍보영상)으로 판단컨데 앞의 여러가지 생각과 함께 '아, 한국에선...아직?'이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말도 조심해야겠지만 일단 출연자들이 '돈을 내고 그녀의 알몸을 보고싶을만큼의 상품성'(?)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첫기수(?)라 그런지 여러모로 모자릅니다.

사실 외모나 몸매보다 더 실망스러웠던 것은 '리포팅 스킬'이었습니다. 네이키드 뉴스의 성공에는 늘씬하고 볼륨감 있는 여성의 알몸도 주효했겠지만 그녀들의 능청스럽고 프로페셔널한 '리포팅 스킬' 또는 '진행 능력', 다른 말로 하면 '어색하지 않은 스피킹 스킬(아나운서 스피킹, 뉴스 리포팅 등)'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눈감고 들으면 최소한 라디오 뉴스를 듣는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환타지가 극대화되니까요.(--;) 하지만 이건 완전 아마추어에다 발음 씹히고 어조는 어색 그 자체더군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겠지만 불안해 보입니다. 또한 일단 초기에 이들 가운데 스타 앵커나 스타 리포터가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될 겁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이 '한국적 특성'입니다. 아, 이거 참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음란'의 기준을 명확하게 법으로 정의내리고 규제하고 있는 곳입니다. 신체의 어느어느 부위가 노출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러니 맥 빠질 밖에요. 이렇게 맥빠진 방송이 그것도 유료로 진행되어 사용자가 확대에 골치 좀 아플 것입니다. 더구나 마케팅 하기에도 난감한 상황(여성단체나 여성 방송인들의 집단적인 공세 등)이 벌어지면 규제 당국의 간섭을 심하게 받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비즈니스를 수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높다는 말이죠.

또한 초기의 우리나라 인터넷 IJ(인터넷 자키)들이 어느 순간 유저들의 좀더 자극적인 요구에 맞춰가면서 PJ(포르노 자키)만 살아남는 구조가 되어버려 성인 콘텐츠의 유통 왜곡은 물론 음지로의 유통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네이키드 뉴스로 향하는 유료 사용자들의 과도한 음란성 요구사항에 얼마나 적절히 대응하면서 맞춰줄 것이냐도 관건이 되겠습니다.


이토록 자극적인 소재를 두고 참으로 지루하게 풀어놓았네요. ㅋㅋ 쓸데 없는 이야기 말고 개인적인 소감을 말해볼까요? ㅋㅋ

저라면 돈 내고 안 보겠습니다. 그러나 성공할 것 같다는... 응? ㅋㅋ 끝.

** 덧, 2009년 7월 30일 현재 네이키드코리아뉴스는 사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먼저 대국민 사기극에 의도치 않게 일조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저도 황당하고 어이 없네요.

네이키드뉴스코리아는 사기 회사였다고 하네요. 아직 더 밝혀져야 알겠지만 계획적이었는지 아니면 어처구니 없는 헤프닝인지는 몰라도 직원들과 관계사들, 그리고 서비스 이용자는 물론 언론들까지 철저히 농락당했습니다. 알몸뉴스로 규제 당국자까지 바쁘게 만들 정도였으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한국의 현실에 그냥 허탈하네요.

이런 시점에 이런 황당한 사기를 당하다니.. 쓴 웃음만 나오는군요. 저도 일부 네이키드뉴스코리아의 런칭 소식을 전하기도 했으니 이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사기극 드러난 '네이키드뉴스' 파문 일파만파! [티브이데일리 단독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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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2 01:05 2009/06/12 01:05

나를 웃긴 오늘의 뉴스

Ring Idea 2009/06/11 13:10 Posted by 그만
제가 오늘 본 뉴스 가운데 몇 개를 골라보았습니다. 이 기사들에 붙어 있는 별점과 함께 우리가 얼마나 허무하고 우스운 세상 속에 살고 있는지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웃자고 하는데 죽자고 덤비진 마시고요..ㅋㅋ

日 방송사 "北 김정운 사진, 한국 당국이 제공"[경향신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북한의 차기를 이끌어갈 김정일 셋째 아들 김정운의 사진을 보여준다고 난리를 쳤던 일본 방송사의 대망신이 있었죠. 그런데 그 사진은 또 한국 당국이 제공했다는 겁니다. 이런 기가 막힌.. ㅎㅎㅎ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헷갈렸기 때문에 별점 세개 반 드리죠.

[오프더레코드] 자칭 톱스타 여배우 “나도 독립선언”[동아일보] ★★☆

요즘 뜬 여배우가 주책맞게 자칭 톱스타라며 소속사를 바꾸겠다는 둥 혼자 독립하는 것이 대세라는 둥 기고만장해서 다닌다고 하네요.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사람이 누구인지 별로 관심도 없고, 실명도 안 나오는 이야기를 굳이 왜 뉴스로 올리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힘들여 일러스트까지 곁들여주는 센스가 아주 작살이군요.

사실은 더 웃긴 것은 아래 댓글.

"조중동이 신문이면 우리집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이다." <- ㅎㅎㅎ.. "방위가 군인이면 파리도 새다"처럼 절묘한 대구절이 인상적입니다. 오늘 토크박스 1위로 등극했습니다. 다만 내용 자체가 허무해서 별점 두 개 반만 드립니다.ㅋㅋ

‘뉴스 공동포털’사업 무산 위기 [기자협회보] ★★★★☆

논평할 가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웃고볼 이야기인 것은 확실합니다. 이래저래 기대를 갖고 들어갔던 사람들이 신문협회의 어이 없는 대응에 허탈해하고 있다죠.

근데 재미있는 것은 아래 문구입니다.

신문사닷컴 한 관계자는 “공동포털이 가능성 있는 사업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기존 포털 구도를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면 실효성이 없다”며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했다.

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손 안대고 코풀려는 언론사들의 못된 습관은 여전하군요. 그냥 허탈해서 웃습니다. 남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별점을 무려 네 개 반이나 선사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너무 웃었거든요. ㅎㅎㅎㅎㅎ

** 덧, 이와 비슷한 수준의 소식도 있습니다. 그냥 의문은 왜 다른 매체들과 사전협의를 해야 하는지 이상하네요. 서로 독립된 회사들이 아니었나요? ㅋㅋ

매경닷컴, 다음에 뉴스 공급 재개 [기자협회보]

하지만 매경은 이번 뉴스 공급 재개 결정에 있어 다른 매체들과의 사전합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매경이 합의를 끝내고 뉴스 공급 2~3일 전 이 같은 사실을 알리자 해당사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들은 “매경이 신문협회 회장사임에도 단독으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대망의 1위 별점 다섯개 짜리를 준비했습니다. 뭐 좀 식상하시겠지만 요즘 워낙 제가 바빠서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했는데요. 진중권 교수와 변희재 대표의 설전이 법적인 문제까지 불거지고 사이버 망명 어쩌구까지 갔었네요. 서울대 미학과 선후배의 싸움에 뭐라 평가할 만한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는 관계로 평가는 유보하겠습니다.

다만 이 사이트 예전에도 대 폭소 한 번 날려주시더니 지금 들어가니 더 재미있고 흥미롭네요.

빅뉴스(www.bignews.co.kr) 역시 빅재미 주는 기사로 가득합니다. ㅋㅋ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목이 거의 예술이에요. 무려 뉴스 제목 맞습니다. 조갑제닷컴과 함께 빅뉴스는 1인(을 위한) 미디어가 맞군요.

중권, "경찰이 체포하러 갈테니 각오해"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님, 글 삭제하시지요"
"진중권, 또다시 한예종 학칙 조작, 상습범"
"진중권, 전유경 책임 함께 지겠다 선언해"
변희재의 진중권 추방사건, 세대교체 서막
진중권을 대한민국 인터넷에서 추방시키며

뭐 소개해드렸다고 다 읽어보라고 권하는 건 아니구요. 제목들이 재미 있어서 소개했습니다.

단연 별 다섯개짜리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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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1 13:10 2009/06/11 13:10
지난 번에 우왕좌왕했던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2009/06/02 [무료 숙박권 이벤트] 평창 놀러가실 분~ ^^

어렵게 주중 무료 숙박권 이벤트에 묻혀 별개의 이벤트인 '공동구매' 이벤트가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홍보 해볼랍니다.

일단 오른쪽에 번쩍거리는 사이드바 배너를 주목해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곳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나옵니다.

http://event.moajjang.com/event/popup/pyeongchang/ring.asp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왜 이런 이벤트를 하게 되었는지 아래 사연이 나와 있습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어느 기업체 사장님이 일전에 행사 상품으로 구매해 놓은 수량 일부를 내놓은 겁니다. 그래서 일단 공동구매라는 이벤트 형식을 빌리는 거구요.

혜택에 대해 더 궁금하시거나 체인콘도나 관련 상품 안내는 아래 전화번호로 해주세요.

070-7547-7386 (문의)

http://www.hdvillage.co.kr

이게 무슨 물건이냐 하면, 바로 '리조트 회원권'입니다. 리조트 회원권은 말 그대로 리조트(팬션/빌리지/콘도 다 비슷합니다. ^^) 회원권으로 일반적으로 수백만원 합니다.

꼼꼼히 봐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관심이 있으시다 싶으시면 이제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나면 다음과 같은 가입 신청서가 나옵니다.

주의하세요. 여기서부터는 실제로 가입할 의사가 있는 분들만 개인정보를 입력하시기 바랍니다.

가입하시고 나서 입금하시고 입금 확인 전화 주시면 모아인터렉티브 회사에서 회원 가입 확인 및 입금 확인을 통해 회원가입을 최종 승인하게 됩니다. 회원권을 보내드리고 약속드린 혜택을 드리게 되는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솔직히 제가 좀 어리바리해서 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고 싶지만 저는 앞단에서 이벤트를 벌이고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는 역할까지여서요. ^^ 적어도 사기는 아니라는 건 아시죠?

21만원으로 리조트 회원권이라면 동네 몇 분이서 함께 모으시거나 팀블로그나 대학교, 동아리에서 매년 5번 이상의 나들이를 하시는 분이라면 본전은 뽑고 남으실 것 같은데 말이죠. ^^

제가 직접 갔다 온 소감으로는 시설이 아주 호텔급은 아니더군요. 혹시라도 불만사항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저렴하다는 것과 주변에 놀만한 곳이 많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주시면 좋겠네요.

2009/05/18 두 기념관, 이효석과 이승복
2009/05/18 평창 봄나들이
2009/05/17 생동감 넘치는 봉평 허브나라농원
2009/04/20 인기 촬영지, 대관령 목장 가보셨나요?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듯이 링블로그 그만은 이 이벤트를 통해 5분(+2분)에게 1박 2일 주중 무료숙박권을 드릴 수 있었구요. 현대빌리지로부터 특별회원으로 가입하시는 분에 따라 적은 수익금을 받습니다. 이 금액은 나중에 따로 전액 기부할 생각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꼼꼼한 비교분석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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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6/08 19:06 2009/06/08 19:06

[유료 강연 홍보] 파워 블로거 특강

Ring Idea 2009/06/08 10:09 Posted by 그만
블로거들이 모여서 기획하고 실행까지 담당한 특강이 있어 소개합니다.

멋진 분들의 멋진 강의가 기대되네요. ~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이 그림의 출처는 http://event.etnews.co.kr/ 이구요. 참가하기 버튼이 동작하지 않으면 다음의 주소를 직접 누르세요.

http://tech.etnews.co.kr/12_COSE/page/edu_apply_personFm.html?category=B020400&seluno=87&str1=&str2=   (이런 제길 액티브엑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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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10:09 2009/06/08 10:09

요즘은 거의 강연, 기고 활동을 멈추고 예전에 받아두었던 일만 정리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스스로 너무 모자란 탓에 늘 쫓기며 사는 일상에서 충전이 가능한 일상으로 바꾸기 위한 조치이지요. 그럼에도 블로깅은 멈출 수 없습니다. 요즘 나오는 '듣보잡'을 둘러싼 학교 선후배끼리의 낯뜨거운 이야기라거나 정치 이야기, 경제 이야기 등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시절이네요. 제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합해서 말이죠.

어쨌든 오늘 올리는 글은 그만이 종종 써먹는 '날로 먹는 포스팅'입니다.

근래에 제 모교에서 과후배 학생들에게 강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제 강연을 듣고 난 다음 이메일로 (아마도 과제 때문인 것 같은데요..ㅋㅋ) 질문을 준 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후배에게 답장한 내용입니다.

늘 느끼지만 블로그 하면 사람들이 블로그와 돈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어려워 하는 것 같습니다. 블로깅을 생활이 아닌 대상과 객체로 보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이겠죠. 왜 블로그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블로그의 효용성을 엉뚱한데서 찾고 블로그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제멋대로 재단하는 것이죠. 블로그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닌데 말이죠.

------------------------->
안녕하세요, 저는 ㅇㅇ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ㅇㅇㅇ 입니다.^^
 
저는 이번학기에 '뉴미디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블로그의 상업적이용에 대한 과제를 준비 중입니다. 바쁘시겠지만 과제에 도움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한 파워블로그에서 '한 뷰티잡지사가 블로거에게 화장품후기에 대한 글을 요청했고 블로거가 만약 그 후기가 장점만 추려서 상업적으로 이용될 거라면 자신의 이름을 노출시키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그러기는 커녕 블로거가 하지 않은 말까지 덧붙여서 잡지사에서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 글을 보고 블로그에서 직접 쓰는 글에 대한 상업적이용 뿐만 아니라 파워 블로그, 그자체의 이름(저명한 블로거의 유명세)을 통한 판매자의 상업적 이용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1)실제로 이런 일이 빈번히 발생하는 지, 2)그러한 요청에 대해 블로거들의 반응(긍정, 부정)은 어떠한 지, 3)앞으로 더욱더 블로그는 상업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지  와 같은 것들입니다.
 
ㅇㅇㅇㅇㅇ(인삿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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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후배님,
 
그만입니다. 얼굴과 이름을 매치할 수 없는 입장이라 어색하겠지만 존대어를 사용해야겠네요. ^^
 
관련 내용에 간단히 답하고 그 내용을 블로그로 포스팅할 생각인데 괜찮겠죠? 종종 이렇게 답변한 내용을 글로 올리곤 한답니다. 수락해주시길. ^^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http://ringblog.net/1519

가능하겠죠? ^^
 
--------------------------->
 
먼저 원문을 읽지 않은 상태라서 약간 엉뚱한 대답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 일반론으로 먼저 접근을 하지요.
 
1)원래 저작물을 생산하는 자와 저작물을 위탁 유통하는 자, 그리고 저작물을 편집 가공하는 자들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있고 이런 구분이 계약서로 명문화 돼 있는 경우에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일이 되겠네요.
 
먼저 잡지사가 개인에게 원고료(또는 원고료에 상당하는 금전적, 물질적, 비물질적 대가 포함)를 지급하고 원고를 받아 게재하는 경우 저작권은 잡지사와 개인이 반반씩 나눠갖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관행상 개인은 잡지사에게 편집권, 전송권, 저작권 일체를 넘겨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요. 이는 묵시적이든 명시적이든 대부분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원저작물 제작자가 원하지 않는 내용만으로 편집하여 더구나 가필하여 게재한 경우라면 저작권 계약의 침해사항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고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원천 무효 계약으로 더욱이 블로거의 이름과 사진을 사용했다면 상표권과 초상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경우도 많은데요. 대부분의 경우 잡지사는 합당한 이유로 인하여 가필과 수정, 제목 변경, 원고의 압축과 늘리기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관행이 암묵적으로 원저작자에게 인지되고 있었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블로거가 자신의 요구를 명문화 하지 않은 상태로 지나치게 요구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불응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신의의 문제로 블로거 맘대로 잡지사의 편집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구체적인 사례를 모르고 있어서 정확하게 어느쪽 경우인지는 확답하기 힘드네요.
 
2) 이런 경우는 꼭 블로거가 아니라도 글을 쓰고 다른 매체에 기고해본 경험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블로거라서 겪는 문제는 아닙니다. 종종 유명인들의 발언이나 기고가 잘못된 편집이나 가필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특수한 전문용어를 편집기자들이 억지로 일반용어로 바꿔쓰는 바람에 독자들로부터 전문성 없는 기자로 공격 받은 적도 있었지요.
 
그래도 저작자와 편집자가 분리된 상태에서 몇 가지 제약에 의해 제작되는 잡지나 신문 등 매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라고 봅니다.
 
3) 상업성이란 단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요소. 즉, '지나친 장삿속'을 제외한다면 '상업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교환가치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존재하는 모든 가치 있는 재화(그것이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구체적이든 추상적이든 말이죠)에 대한 경제적 교환 행위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이를 부정하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윤추구가 목적인 곳은 물론 특정 이익집단 역시 포괄적인 이득을 추구한다고 가정하면 블로거나 블로그의 '상업적 이용'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위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이를 단편적으로 '장삿속이네', '장사꾼에게 이용당하네' 하는 식의 접근 방법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것입니다. 블로거들이 순박한 시골처녀총각(**특정계층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는 추상적 단어 사용입니다)이 아닌 바에야 서로 가치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그 활용 방법에 대한 합의가 상업적 용도의 이용일 것입니다.
 
다만 누구의 어느 정도의 이윤추구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합당하냐의 논의로 이전되는 것이 정당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아마 질문한 '상업적 이용이 더 극대화될 것이냐'의 피상적인 질문으로 구체화되는 것이겠죠.
 
4) 블로그의 미디어 행위가 비용(Cost)이 0으로 수렴된다고 말을 한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형의 기회비용이나 미래가치의 측면으로 보면 블로거 개인의 상당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지적 노동력의 산물이면서 다른 더 가치 있는 일을 했을 때의 기회를 배제한 채 블로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는 비용이 0으로 수렴하긴 하지만 0이 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블로그의 미디어 행위는 곧 경제행위이고 이 경제행위의 정당성은 독자와 정보 소비자로부터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의 경제 주체들이 블로그를 활용한 경제활동을 제안하고 적극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디어가 종사자에게 가치와 재화를 꾸준히 공급할 구조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기업이 될 수 없었을 것이고 사회적인 영향력이 제한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죽네 사네 해도 기업으로 존재하고 수익을 내고 있는 곳도 있고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도 기존 미디어 기업이 몰살되지 않는 이유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 따라서 블로거와 미디어, 그리고 상업적 이용과 활용 등의 문제를 총체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자본주의 그리고 정치 사회학적인 시각으로 조망해볼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기술적 활용수준과 인터넷의 정치 문화적 가치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겠지요.
 
 
조금 어렵게 이야기 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평가를 통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빅뱅을 표면적으로만 말씀드리면 오해가 많아질 것 같아서 약간은 추상적으로 답변을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했다면 더 구체적으로 답변드리도록 하지요.

----------------->
*덧, 네 압니다. 동문서답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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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블로그 주인장 그만입니다. 그만에 대한 설명은 http://ringblog.net/notice/1237 공지글을 참고하세요. 제 글은 CC가 적용된 글로 출처를 표기하시고 원문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퍼가셔도 됩니다. 다만 글은 이후에 계속 수정될 수 있습니다.
2009/06/08 09:06 2009/06/08 09:06
그림자 정부 - 미래사회편 - 4점
이리유카바 최 지음/해냄

비추다. 추천하지 않는다. 웬만큼 오랫동안 음모론에 심취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당신을 당황하게 만들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기분나쁘게 만들지 모른다.

모든 음모론이 그렇듯이 우리네 처럼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잔으로 오늘의 일과를 시작하고 동료들과의 저녁 술자리를 위안으로 삼는 일상이 중요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소설이 아닌 사실이라고 하니 당연히 황당할수밖에.

이리유카바 최가 펴낸 다른 책들은, 납득이 갈만한 광범위한 사실들과 억지스럽지만 딱히 부인하기 어려운 해설들이 매력이었다. 최소한 새로운 시각과 해석의 다양성 측면으로 보면 추천해줄만 한 책이 분명했다.

2009/06/05 [책] 상식을 버리고나면 진실이 남는다
2009/06/02 [책]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그림자는 누구인가

하지만 <그림자 정부 - 미래사회편>은 황당무계한 SF 소설 한 편을 읽는 듯한 느낌인데 저자는 자꾸 현실이라고 하고 사실이라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독자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놓고 이야기를 하던 사람이 문득 '그거 아냐'며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는 둥, 이미 석유 에너지 없이도 무한 에너지를 사용할 기술이 있다는 둥, 차원 이동이 가능하다는 둥, 지진이나 기상변화를 원하는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기가 차서 더 읽어야 할지 갈등하게 만들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은 대중매체에서 공개된 내용이 태반이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히스토리채널 등에서 자주 등장하던 소재라는 점이다. 적어도 완전한 진실은 아니라도 깨어진 도자기 처럼 진실의 조각이란 점을 부인하긴 힘들다.

하지만 웬만한 마니아가 아니라면 쉽게 이 내용들을 인정하거나 정말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라도 가질 정도의 호기심을 갖는 것 자체가 힘들 것이다. 모종의 '거악'이 뒤에서 움직이는 동안 이들과 엮여 있는 9/11 사태와 북핵위기, 유가 불안정, 한국을 둘러싼 복잡한 세계정세까지 들어오면 이건 도대체 어느 정도를 인정해야 할지 난감해질 정도다. 그들이 만들려고 하는 궁극의 단일세계정부이 완성이 정말 가당키나 한지, 또한 가능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책이 초판이 4년 전에 쓰여지고 2판이 2008년 4월에 나왔으니 적어도 2008년 하반기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있을 때 쓰여진 것이 분명하다. 그 점을 감안하고 이 문구를 보면 섬뜩하다.
저유가 시대는 2년을 넘기 어려울 것이고, 그후부터는 수요와 공극 격차가 급격히 벌어져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가파른 유가상승이 뒤따를 것이며, 이는 곳 세계대고황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 사이에 인위적인 가격조종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유가의 급상승은 어쩔수 없는 일이 명약관화하다.
유가로 인한 경제 파탄에 달러의 가치절하가 불위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 지금 미국의 경상적자 형편은 세상이 다 아는 데도 부시 대통령은 막대한 자금을 이라크전에 투입하면서 경제살리기에 급급한 터에 중앙은행, 연준은(FRB)은 준비금을 유로(Euro)권으로 옮기고 있다.
...(중략)...
세계전쟁까지는 아니라도 북한땅에 화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풍길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그림자 정부 - 미래사회편> 이리유카바 최, 263p

200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유가 폭등은 2008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의 침체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엄청난 양의 달러가 공급되면서 달러 가치 하락으로 다시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유가, 달러, 금 이 세가지를 갖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리고 왜 한반도 위기는 끊이질 않는 것일까.

책 내용이 궁금하다면, 뜬금없이 우리에게 영화 이글아이, 기프트, 천사와 악마 의 내용이 거의 90%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을 상상하면 된다. 그러니 이 책을 함부로 덥썩 집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이 책 비추다. 하지만 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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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02:08 2009/06/08 02:08
그림자 정부 - 정치편 - 10점
이리유카바 최 지음/해냄

음모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실들이 잘 엮여 있고 납득이 갈만한 추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그래서 어느덧 저자와 함께 역사의 조각맞추기에 심취하다보면 독자로서 당황하게 된다. 이 책의 독자라면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하면 좋을지, 그리고 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하게 되는 것이다. 적극 추천하면 실없는 음모론 추종자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엉성한 책은 아니다.

모든 역사적인 사건과 사고들, 그리고 납득이 가지 않는 잃어버린 조각들을 찾아 들어가다보면 맞닥뜨리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리유카바 최는 <그림자 정부> 3연작을 내놓아 상식적인 독자들에게 상식을 버리라고 강하게 권한다. 경제편은 지난 번 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그림자는 누구인가에서 잠깐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엔 정치편이다.

사실상 정치편에서 경제편으로 그리고 미래편으로 읽는 것이 순서일지 모르나 경제편에서 좀더 사실적인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정치편의 이야기들이 모두 허구처럼 여겨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경제편 이후 정치편을 집어든 것이다. 미래편은 조만간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케네디 암살이라거나 뜬금없는 이라크 전쟁이라거나, 심지어 9/11 사태까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세계적인 사건사고들을 흥밋거리로 엮다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라든가 '서프라이즈'와 같은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를 좀더 심도 있게 '풀이'를 하고 끊겨 있는 인과 관계를 유추하다보면 극단적으로는 '음모론'이 등장하게 된다. 여기서 '음모론'이 '망상'과 같은 뜻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실'과 '역사'와 동의어가 될 수도 없다.

굳이 음모론의 5원칙을 거론할 필요는 없겠지만 음모론이 강력하게 제기되는 이유는 "당사자의 부인이나 묵인"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물론 사건의 내막을 증언해줄 당사자가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경우나, 이 책에서 처럼 프리메이슨 조직 같이 음모론이 겨냥하는 배후 세력의 경우 자신들의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거나 부인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수많은 의문사와 이해되지 않는 사건의 발발, 난해한 사건 해석, 단순히 실수라고 하기에는 엄청난 판단 착오들에 대해 일관되게 의도가 있음을 강조한다.

음모론의 매력은 '풍부한 상상력'과 '납득 가능한 상식적인 사실의 조합'이 엮어 내는 '상식을 뒤엎는' 결론일 것이다. 이 책에서도 결말이 다소 생뚱맞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뭐한 것이 음모론 제기자와 똑같은 이유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의도를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해괴망측하고 '결국 아무도 모르는 존재가 있다' 식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이 책은 꼼꼼한 역사적 사실이 빼곡히 들어 있다. 다만 기존의 역사가들과 교과서, 그리고 현재의 권력자들이 이야기하는 '상식'적인 인과관계를 여지 없이 비틀어버리고 모든 사실을 재해석하고 인과관계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파고 들어간다. 근데 그것이 나름 납득이 가는 방법이며 말도 안 되는 아전인수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 전체를 인정하고 믿을 수도, 이 책 전체를 부정할 수도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을 믿든 믿지 않든 사물이나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한 사람이거나 뭔가 풀리지 않는 미지의 세계에 호기심이 강한 사람에게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린이들에게 괴담 읽어주듯 하는 유치한 음모론 책과는 일단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숱하게 강조한다.

'믿든 말든 자유이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하라. 역사는 승자가 적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 미디어가 말하는 사실은 진실을 담지 못한다. 일부의 사실은 오히려 진실을 가리기 위해 사용된다'

궁금하지 않은가. 거부권을 선택할 수 있었던 (공산화된)소련이 한국전쟁 당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결국 UN군을 파견할 수 있게되었는데... 혹시 소련은 일부러 그런 건 아닌지. 그렇다면 왜 그랬는지.

**덧, 이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다른 두 책의 서평도 올렸습니다.
2009/06/08 [책] 음모론의 종착역, 초월적 존재의 등장
2009/06/02 [책]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그림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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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5 15:38 2009/06/05 15:38

[책] 이제는 유럽이다

Ring Idea 2009/06/05 10:33 Posted by 그만
이제는 유럽이다 - 6점
이준 필립 지음/교보문고(단행본)

쉽게 말하자면, 클럽축구, 에펠탑, 유럽연합, 독일의 명차 정도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유럽을 한꺼풀 정도 더 벗겨준 책이다. 유럽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설득력 있게 전달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유럽이란 나라가 기묘하게도 멀게 느껴지는 우리네 정서에 '유럽은 말이야'라고 이야기해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정도만 관심의 범주에 두고 있는 마당에 유럽의 정서란 것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은 고역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전세계인의 모든 취향을 맞춰준단 말인가.

"Dynamic Korea", "Strong Korea", "Pride of Korea." 아마도 이런 구호들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중략)...아마도 한국은 이러한 구호들을 통해 스스로 위안을 하거나 자국이 강하고 견고하다는 확신을 하려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구호들이 눈길을 확 끌고 강렬하긴 하지만 뉘앙스와 절제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는 아주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강력하고 자극적인 문구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독특한 위치를 알리는 편이 유럽인들에게 더욱더 친근감을 줄 것이다.
-<이제는 유럽이다> 이준 필립, 251p
사실 다이내믹 코리아라거나 하이서울이라거나 한국 전통복장으로 부채춤을 추는 것으로 세계에 우리나라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80년대 군사정권이 마련해준 축제 '국풍' 이래 계속 되어온 우리의 홍보방법인 셈이다. 물론 이에 대한 거부감은 우리들 안에도 존재한다. 한복을 일년에 한 번도 안 입는 친구들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무엇이 '우리'인지 고민하고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 우리끼리만 만족하는 홍보방법은 도대체가 바뀌질 않는다.

저자는 폭넓은 지식을 통해 유럽을 한국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역사 이야기부터 지리, 정치, 인물에 이르기까지 작은 유럽 백과사전을 보는 것만 같다.

여유로운 현실을 즐기려는 유럽의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챗바퀴 돌듯이 살아가는 바쁜 한국인들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유럽과 한국이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점(고령화)에서는 공통점이고 자국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노동유연성에 대한 본질적인 사회적 갈등 역시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 어느덧 유럽은 한국에게 있어서도 제 2의 교역 상대국이 되었는데 서로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저자의 안타까움이 책 곳곳에 묻어나온다.

저자는 인도와 중국의 거대 시장의 기지개에 늙어가는 유럽 대륙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해주면서 한국의 포지셔닝이 여전히 어정쩡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게 현실이다. 한중일을 구분해야 할 이유가 유럽인들에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설령 한국을 인지하고 있다고 해도 한국은 유럽인들에게 '배타적'인 사람들로 비쳐진다.

한편, 유럽 기업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막연하다. 유럽 기업들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려는 계획을 짤 때, 한국을 잘 떠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한국은 외국 기업의 진출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중략)...그런데 1997년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로 한국 정부는 긴급하게 외국인 투자를 허용할 수 있도록 법을 대폭 수정했다.
...(중략)
하지만 한국이 간혹 너무 배타적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다...(중략)...하지만 유럽기업의 대표들은 한국의 수준을 고려할 때 배타성이 강한편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한국이 좀더 매력적이고 글로벌한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다.
같은 책, 233, 234p
유럽인들이나 한국인들이나 여전히 역사적인 전통과 자문화의 우월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미국을 위주로 한 현대서양문명에 대한 부러움과 피해의식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배타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유럽을 단순하게 화려한 여행지로 다루거나 고색창연한 전설의 나라 정도로 조망하고 있는 책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책은 단연 현실적이고 현대적이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책이다.

하지만 책 내용 자체가 그다지 실용적이진 못하며 유럽 대륙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지나치게 친절하게 설명하려는 시도로 인해 내용자체가 산만해져버리는 함정에 빠진 느낌이다. 더구나 책 곳곳에서 발견되는 비문과 오타, 오기는 번역서 아닌 번역서의 편집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아쉽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미국식의 과장되고 사명감에 가득 찬 번역서나 일본식의 교과서적이고 정리가 잘 돼 있는 참고서식의 번역서와는 달리 '이 책은 유럽식인가' 싶은 느낌을 갖게 할 정도로 산만하게 전개되는 방식의 책이어서 읽는 내내 약간 어색했다.

책 겉표지에 있는 정명훈 지휘자가 평가한 내용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유럽이야말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미래 대안이 될 유일한 대륙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란 부분에는 절대 동감할 수 없다. 이 책은 유럽을 본받으라고 쓴 책이 아니라 유럽을 이해하라고 쓴 책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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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5 10:33 2009/06/05 10:33

독자 여러분, 이번 주에 제가 펼쳤던 뻘짓 이벤트에 많이 응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9/06/02 [무료 숙박권 이벤트] 평창 놀러가실 분~ ^^

결론적으로 선착순 5명, 추첨 2명의 당첨자 명단을 발표합니다.
숙박권 배송에 관해서는 조만간 대행업체에서 연락을 드릴겁니다.(말씀드린 대로 청소비 2만원은 본인 부담이십니다)

선착순 5분(순식간에 다섯 분이 차버렸네요. ^^; 감사합니다.)

김형* 경기도** 010-23**-**** 2009-06-02 오전 11:00:28
전현* 대구광역시** 010-67**-**** 2009-06-02 오전 10:54:54
신민* 서울시** 017-6**-**** 2009-06-02 오전 10:53:03
유진* 인천** 010-31**-**** 2009-06-02 오전 10:52:46
윤혁* 경기** 010-64**-**** 2009-06-02 오전 10:52:41

추첨 2분(그냥 무작위 추첨했습니다. 사연이나 사적 인연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윤지* 서울** 011-95**-****

안지* 서울** 016-94**-****


모두 축하드립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명 정보를 일부 가렸습니다.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본인에게 메일이나 문자로 당첨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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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혼선을 드렸던 현대빌리지 특별회원권 공동구매 이벤트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서 뭔 내용인지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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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5 08:54 2009/06/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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